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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추문 공격에 대한 치유법은 맞대응이 아니라 침묵"

등록 2018.09.03 20: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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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노 대주교의 폭로 서한 공격을 당한 상황에서 설교

【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도중 전용기 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 비가노 대주교의 서한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한 마디도 않겠다"고 답했다. 2018.08.27

【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도중 전용기 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 비가노 대주교의 서한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한 마디도 않겠다"고 답했다. 2018.08.27

【바티칸 시티=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로마 카톨릭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 추문, 악평의 스캔들과 분열을 노리는 사람들을 어덯게 할 것이냐를 자문하면서 침묵과 기도로 맞서라고 권유했다.

이날 교황은 바티칸 숙소에서 연 미사의 설교를 통해 이런 실제적인 조언을 내놓았다.

열흘 전 교황이 낙태 합법화의 아일랜드를 방문하던 중 교황청의 전 미국 주재대사였던 이탈리아의 칼르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프란치스코가 성적 비리 혐의가 판명된 미국의 시오도르 맥캐릭 추기경에 대한 전 교황의 제재를 해지시켰다고 폭로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2013년 자진 사퇴한 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맥캐릭 추기경의 비리를 확인해 제재를 내렸다는 비가노 대주교의 주장은 그 뒤를 이은 프란치스코가 해지했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확인되지 않는 내용이다.

이런 내용이 담긴 11페이지의 폭로 서한에 대해 교황은 귀국 비행기에서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이 사안에 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입에 올리지 않겠다"고 언명했다.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폭로에 힘을 실어준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날 프란치스코는 설교에서 "예수의 은총은 우리들이 입을 열 때와 '입을 다물고 침묵해야 할 때'를 분별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교황은 비기노의 폭로 서한이 있기 한 달 전 미국 카톨릭 교계의 조사단이 추기경의 신학생들 관련 성 비리 혐의가 신빙성 있다는 결론을 내리자 88세의 맥캐릭을 유례없는 강등 조치를 내렸다.

비가노의 폭로 서한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5년 간 흔들림 없이 걸어온 진보적 행보에 대한 보수파의 반격으로 진단되고 있다.

이 폭로 서한 일주일 전인 8월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대배심이 신도 카톨릭 170만의 6개 교구 300명 신부들이 70년 동안 최소한 1000명의 어린 신도들을 성적으로 유린했다는 2년 간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카톨릭 보수 세력은 교묘히 이런 타이밍을 노려 '성 비행의 추기경에 대한 제재를 교황이 알고도 해제했다'고 폭로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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