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실패가 나를 키운다…14~16일 세계 최초 실패 박람회 개최

등록 2018.09.09 07: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행안부, 광화문광장에서 실패 박람회 개최

핀란드, 매년 10월13일 '실패의 날' 진행

스웨덴, 실패작 전시 '실패 박물관' 운영

미국, 기업·방송·미술 등으로 다양하게 다뤄

【서울=뉴시스】'2018 실패박람회'가 9월14~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열린다. 2018.08.20.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서울=뉴시스】'2018 실패박람회'가 9월14~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열린다. 2018.08.20.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나는 실패할 때마다 실패에 담긴 뜻을 배웠고 그것을 디딤돌로 활용했다. 누구보다 실패를 많이 한 것이 내가 성공을 이룬 비결이다.”(에이브러햄 링컨)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실패와 좌절을 경험한다. 하지만 실패를 대하는 태도는 다르다. 누구는 실패의 어려움을 쉽게 극복하지 못한 채 어려운 시기를 겪는다. 심지어 인생의 낙오자가 되기도 한다. 누구는 실패를 극복하고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실패를 통해 성공의 자양분으로 삼자는 의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실패의 가치를 인정하는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실패를 도전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2018 실패박람회'가 세계 최초로 14~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슬로건은 '실패를 넘어 도전으로'다. 다양한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돕는다는 것이 취지다.

 '2018 실패박람회'는 14일 오후 2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실패문화 컨퍼런스, 국민숙의토론(백명토론),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의 혁신적 실패사례 공모전, 재창업 지원 대면평가 등으로 꾸며진다.
 
 기지촌 할머니가 직접 출연하는 연극 '문밖에서-그대 있는 곳까지', 개인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유명인의 이야기(서울회생법원 주관), 노숙인의 자활을 지원하는 스타사진작가 조세현의 희망의 작은 콘서트, 작품성은 있으나 흥행에 실패한 국내영화를 재조명하는 'Re-birth 영화상', 성신제·홍석천 등 성공의 이면에 있는 실패스토리와 음악무대가 이어지는 '실패 뮤직렉처' 등 문화공연도 진행된다.

 전시·참여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실패를 통해 과학의 발전 과정을 인식하고 과학에 대한 무조건적 믿음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시도를 유도할 '과학의 실패 특별전'(국립과천과학관 주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함께 만든 '환경의 실패 특별전', 1인자에 가려진 영웅들을 재조명하는 '1등에 가려진 주역전' 등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진로,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듣고 상담하는 '실패처방전', 발달장애예술가의 작품을 활용한 제품판매의 '도전 마켓', 위로와 따뜻한 글귀가 나오는 '공감자판기' 등 15종의 이벤트, 지인과 우리 사회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시민게시판' 등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선진국들도 동참하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2011년부터 매년 10월13일 '실패의 날'(Day of Failure) 행사가 개최된다. 학생, 교수, 기업인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실패를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음을 의미'한다고 정의한다. 스타트업 활동의 다양한 실패 순간을 공유하고 분석한다.

 미국은 기업, 방송, 미술 등 실패를 다루는 방식이 다양하다. 스타트업 실패를 기념하는 '실패 페스티벌'(Fail Festival)이 열린다. 매년 12월 중 하루를 정해서 행사가 진행된다. 실패를 리더십, 혁신, 위험감수의 상징으로 여기는 실패 축하 파티다. 실패를 초기 단계의 아이디어로 간주하고 글로벌 프로그램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다.

 5~7분 내외로 1인칭으로 실패 사례를 발표한다. 코미디, 유머와 실패에 대한 시사점이 반영돼 있어야 한다. 보상은 박수갈채와 특정 청중의 투자금이다.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을 만큼 기금 조성(1만~5만 달러)도 추진 중이다. 기금 투자에 대한 유일한 요구사항은 수혜자가 사회변화의 구체적인 가설을 설정해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문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ABC 방송국은 '샤크탱크'(Shark Tank)를 방송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패의 경험을 극복하기 위한 투자 목적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전문가를 통해 부활의 기회를 얻은 사람이 다른 실패자의 부활을 돕는 구조로 진행된다. 미국 최대 방송 콩쿠르인 에미상을 수상했다.
【서울=뉴시스】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실패작을 전시한 '실패 박물관'(The Museum of Failure). 2018.09.09.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서울=뉴시스】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실패작을 전시한 '실패 박물관'(The Museum of Failure). 2018.09.09.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매 회당 출연자 자신의 실패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전문가가 자신의 컨설팅과 투자의 실패 사례를 소개하는 라운드테이블 형식이다. 전문가가 보완한 실패 프로젝트는 방송 후 효과 급증했다. 지난해 평균 기대매출은 1만6000달러로 상승했다.

 미국 덴버 현대미술관은 콜로라도 고교졸업반을 대상으로 한 장학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실패에 대한 성찰을 통해 창조적인 위험감수, 예술적 그리고 도전 정신에 대한 용기를 주기 위해서다.

 매년 4월 마지막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결선 진출자 12명이 1인 3회 프로젝트 경쟁을 벌인다. 아침은 사실적 내용만 발표하고 점심은 정서적 내용을 포함한다. 저녁은 전문가들에게 발표하고 피드백도 받는다.

 제출된 프로젝트는 '독창성'을 기준으로 심사한다. 실패의 종류는 제한이 없다. 해결책이 현실적인 방법일 수도 있지만 비실용적이고 어리석으며 어려운 방법도 관계는 없다.

 실패상은 장학금 1만 달러를 받는다. 2등과 3등의 장학금은 대학 4년 재학 동안의 교육비가 주어진다. 요구조건은 학기당 최소 12학점 등록, 평균학점 2.5점 이상, 해당교육 기관이 정한 학업 진도를 유지해아 한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베네통은 청년 실업자를 후원하는 '올해의 실업자(Unemployee of the Year)' 캠페인을 진행한다. 실업을 극복하고 직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18~30세 젊은이들의 가치를 조명하고 청년실업자에 대한 인식 변화를 목적으로 한다.

 자신 원하는 프로젝트의 개요를 공동주관인 유엔(UN)재단 웹사이트에 올린 후 온라인투표를 통해 100개 프로젝트를 선정한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자연스럽게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목적을 가진다. 결과물은 사회혁신의 작은 시도로 평가된다.

 선정작은 각 5000유로와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지원된다. 베네통 쇼핑백, 광고, 영화 등 미디어에 홍보된다.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실패작을 전시한 '실패 박물관'(The Museum of Failure)도 있다. 세계에서 잘 알려진 기업들의 실패 역사를 볼 수 있다.

 스웨덴에서 심리학자이자 혁신연구자 사무엘 박사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기업의 성공과 혁신' 연구차원에서 100개 사례를 전시하는 작은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선정작에 대한 인센티브는 없이 17세기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기업의 초기 상품들이 전시돼 있다. 스웨덴 정부 혁신국에서 운영을 보조하며 전시된 내용에 대한 별도의 지원은 없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