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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을 함성으로 바꾼 황의조 "살아있음을 느껴"

등록 2018.09.09 05: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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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 주역…9골 득점 1위

대회 전 악플 세례에 "기사나 댓글 안 보고 감독님, 선수들만 생각했다"

새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국가대표 재승선

황의조(왼쪽)와 손흥민

황의조(왼쪽)와 손흥민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전과 후가 가장 다른 축구선수는 아마도 황의조(26·감바 오사카)일 것이다.

근거 없는 인맥 발탁 논란, 악성댓글에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지금은 '신(갓·God)'을 의미하는 '갓의조', '빛이 난다'는 뜻의 '빛의조'로 찬양받고 있다.

황의조는 김학범(58) 감독이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 20명을 발표할 때만 해도 '성남FC 시절 김 감독과 인연, 인맥 때문에 뽑힌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넷에는 김 감독과 황의조를 향한 악성댓글이 넘쳤다.

"손흥민(토트넘), 이승우(베로나), 황희찬(함부르크) 등 유럽에서 뛰는 공격수들의 합류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고 늦어질 우려가 있어 조별리그에서 황의조가 필요하다"는 김 감독의 설명에도 여론은 바뀌지 않았다.

황의조는 올해 일본 J리그에서 14골(정규리그 9골)을 기록 중이다. 소속팀 감바 오사카의 차출 반대가 심했다. 김 감독이 구단을 어렵게 설득해 데려왔지만 부정적인 시선은 실력으로 잠재우는 수밖에 없었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9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끌었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의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황의조(왼쪽)와 김학범 감독

황의조(왼쪽)와 김학범 감독

아시안게임 활약을 본 신임 파울루 벤투(49) A대표팀 감독은 황의조를 불렀고 7일 고양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21분 교체로 투입해 테스트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황의조를 소개하자 3만6000여명 관중들은 엄청난 함성을 보냈다. 손흥민, 이승우,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에게 뒤지지 않았다.

황의조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함성소리를 받으면서 들어가니까 힘이 많이 났다. 그라운드에 서면서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자신을 향했던 논란에 대해선 "(기사나 댓글을) 보지 않았다. 주변을 통해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을 준비하자는 마음만 먹었다"며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감독님과 동료들을 믿었고 그들을 위해서 열심히 뛰자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에서 절정의 골 결정력을 보여준 비결을 묻자 "최대한 기회에 집중하려고 했다. 항상 좋은 패스가 온다고 생각했다. 또 그런 패스가 왔을 때, 어떻게 할지 계속 생각했다. 골대를 향해 슛을 하려고 했다"고 했다.

슈팅 기술이 많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환 JTBC 해설위원은 "원래 슛 능력이 좋은 선수였지만 과거에는 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뜨는 슛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공을 잡고 슛으로 연결하는 움직임이 간결하고 부드러워졌다는 인상을 받는다. 정확도가 매우 높아졌다. 활동력은 여전히 좋다"고 평가했다.

황의조(왼쪽)와 손흥민

황의조(왼쪽)와 손흥민

코스타리카전 출전은 지난해 10월 모로코와의 평가전 이후 11개월 만의 A매치 출격이었다.

황의조는 "국가대표팀은 언제나 설레게 한다"며 "몇 분을 뛰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게 당연하다. 득점은 하지 못했지만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갓의조', '빛의조'처럼) 좋은 별명은 다 좋다. 무슨 별명이든 팬들이 좋은 의미로 불러주시는 것만으로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고 했다. 황의조는 11일 칠레와의 평가전 출격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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