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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2020 도쿄올림픽(下)] ‘재활용 올림픽’....56년전 경기장 리모델링

등록 2018.09.10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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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간 여성 차별해 온 골프장, 올림픽 앞두고 차별 철폐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2020년 도쿄 올림픽 경기장으로 선정된 가스미가세키(霞が関) 골프장은 1929년 문을 연 90년 전통을 갖고 있다. 가족회원의 형식으로 여성을 받아들이지만, 정회원으로는 가입할 수 없어 '금녀(禁女)' 골프장으로 불리다가 IOC의 경고를 받고 올해 3월 여성 3명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였다. 작년 11월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골프를 하면서 아베 총리가 엉덩방아를 찧어 화제가 된 곳이기도 했다. 2018.09.10yuncho@newsis.com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2020년 도쿄 올림픽 경기장으로 선정된 가스미가세키(霞が関) 골프장은 1929년 문을 연 90년 전통을 갖고 있다. 가족회원의 형식으로 여성을 받아들이지만, 정회원으로는 가입할 수 없어 '금녀(禁女)' 골프장으로 불리다가 IOC의 경고를 받고 올해 3월 여성 3명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였다. 작년 11월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골프를 하면서 아베 총리가 엉덩방아를 찧어 화제가 된 곳이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2020년 도쿄 올림픽에는 총 204개국, 1만500명이 참가해 33개 종목의 경기를 치른다. 페럴림픽에는 164개국, 4237명이 참가하며 총 22개 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2015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재로 자격 정지당한 쿠웨이트가 국가가 아닌 별도의 선수단을 만들고 일부 국가 난민들이 하나의 팀을 꾸리면서 총 207개국, 11,238명이 참가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운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는 올림픽을 개최해본 경험을 살리고, 올림픽후 시설 운영 적자에 시달리는 다른 나라의 예를 참고해 올림픽 자체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개최 이후까지도 염두에 둔 콤팩트한 대회 운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장과 시설들은 1964년 올림픽 당시 사용했던 경기장을 포함해 기존의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올림픽에 사용되는 총 43개의 경기장 중에서 기존 시설은 25곳이다.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이지만 경비 절감을 위해 축구 경기 등은 요코하마(横浜), 이바라키(茨城) 등 인근 지역의 경기장을 활용한다. 신규 경기장은 배구 경기 등이 치뤄지는 아리아케(有明) 아레나 등 8곳에 불과하다.  도쿄내 올림픽 경기장도 크게 1964년 대회의 유산을 계승하는 ‘헤리티지 존’과 도시 미래를 상징하는 ‘도쿄 베이 존’ 등 2개 지역으로 나눴다.
 
 개회식과 폐회식이 열릴 메인 스타디움은 1964년때 사용한 경기장을 리모델링한다. 새 경기장을 짓는 것보다 경비도 훨씬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56년 전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찾은 메인 스타디움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2019년 11월에 공사가 끝나며 총 6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사계절 활용할 수 있게 처음에는 지붕도 설계했지만 비용 절감 차원에서 결국 지붕도 포기했다. 올림픽 기간에는 개·폐회식과 함께 육상, 축구 등의 경기가 펼쳐진다.

 현재 절반쯤 공사가 진행된 메인 스타디움은 리모델링 설계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2년 공모 당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설계해 한국에서도 유명한 이라크계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당선됐다. 하지만 리모델링 비용도 높은데다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상징적인 건물을 외국인 건축가가 리모델링한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결국 백지화되고 다시 연 공모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가중 한 명인 구마 겐고(隈研吾)가 선정됐다. 그는 일본의 전통 목조 건축을 활용했으며 실제로 일본 전역에서 공수한 삼나무가 이용되고 있다.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2020년 도쿄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은 1964년때 사용한 경기장을 리모델링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가중 한 명인 구마 겐고(隈研吾)가 리모델링 설계를 했다. 지난 5일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리모델링 공사 진행 상황을 취재진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2018.09.10yuncho@newsis.com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2020년 도쿄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은 1964년때 사용한 경기장을 리모델링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가중 한 명인 구마 겐고(隈研吾)가 리모델링 설계를 했다. 지난 5일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리모델링 공사 진행 상황을 취재진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일본의 주요 행사와 연예인 공연 등으로 잘 알려진 부도칸(武道館)도 보수공사를 앞두고 있다. 부도칸에서는 1964년 도쿄 올림픽 당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유도 경기가 열렸다. 2020년 올림픽에서는 유도와 함께 이번에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되는 가라테 경기가 치러진다.

 2020년 올림픽을 위해 새로 짓는 아리아케(有明) 체조경기장은 메인 스타디움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목재를 활용하는 등 일본의 전통을 살리면서 최첨단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하지만 기술 유출을 이유로 투어 참가 취재진들에게 사진 촬영은 허용하지 않았다. 체조경기장은 올림픽 개최후 도쿄도가 10년간 임대한 뒤 전시장 등으로 활용한 뒤 해체된다. 땅값이 비싼 도쿄시내인만큼 개최후 운영 적자 등을 우려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올림픽 경기장으로 선정된 가스미가세키(霞が関) 골프장도 직접 찾아봤다. IOC는 작년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 "여성차별 규약은 올림픽 정신에 맞지 않다"며 "규약을 그대로 유지하면 경기장을 바꿀 수밖에 없다"며 개선을 직접 요청했다.

 1929년 문을 연 90년 전통의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은 가족회원의 형식으로 여성을 받아들이지만, 정회원으로는 가입할 수 없어 '금녀(禁女)' 골프장으로 불린다. 작년 11월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골프를 하면서 아베 총리가 엉덩방아를 찧어 화제가 된 곳이기도 했다. 

 여성 차별 규약이 논란이 돼도 "당장 변경하는 것은 힘들다"고 버텼던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은 IOC가 경고한 뒤 결국 규약을 바꿔 올해 봄 가족회원인 여성 3명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였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도 당초 소극적인 입장이었다가  IOC의 경고 이후 규약을 개선하는 쪽으로 골프장에 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2020년 도쿄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들은 1964년 올림픽 당시 사용했던 경기장을 포함해 기존의 시설을 최대한 활용한다. 올림픽에 사용되는 총 43개의 경기장 중에서 기존 시설은 25곳이며 신규 경기장은 8곳에 불과하다. 사진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위해 새로 짓는 도쿄 아쿠아틱 센터로 수영 경기가 열린다. 2020년 2월 완공될 예정이다. 2018.09.10yuncho@newsis.com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2020년 도쿄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들은 1964년 올림픽 당시 사용했던 경기장을 포함해 기존의 시설을 최대한 활용한다. 올림픽에 사용되는 총 43개의 경기장 중에서 기존 시설은 25곳이며 신규 경기장은 8곳에 불과하다. 사진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위해 새로 짓는 도쿄 아쿠아틱 센터로 수영 경기가 열린다. 2020년 2월 완공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지난 6일 투어중 올림픽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골프장이 정관을 고치기 위해 회원들을 설득하느라 애썼다"고 강조했다. 골프장 관계자도 "원래 전체 1800여명 회원중 여성 회원이 (정회원은 아니지만) 250명이 있다"고 여러번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미국인 회원도 있다"고 덧붙이며 가스미가세키가 폐쇄적인 골프장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호소했다.

 일본이 올해 사상 초유의 폭염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고민거리도 생겨났다. 일본의 가장 뜨거운 7~8월에 치뤄지는 올림픽이라 폭염 대책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외 경기의 경우 폭염 속에서 경기가 예정대로 치러지지 못할 경우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1964년 도쿄올림픽 때는 무더위를 피해 10월에 열렸다. 당시 올림픽 조직위의 기록을 보면 무더위로 8월 개최는 피해야한다고 되어 있다. 이번 프레스 투어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기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조직위는 뚜렷한 답변을 못한 채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조직위는 올림픽 개막 2년을 앞둔 지난 7월 24일 “최신 기술을 활용해 무더위를 잡겠다”고 공언했지만 구체적 방법은 아직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 기간중 서머타임 실시 여부도 기자들의 관심 사항이었지만 일본 정부가 아직 검토중이라며 조직위는 정부가 결정하면 그에 따라 대책을 세우겠다고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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