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강원 동해안 폐어구 수거·생분해성 어구 보급 '저조'

등록 2018.09.20 13:56:1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폐어구 수거 안 되면

유령어업 기승 어족 자원 감소

선박기관 고장 원인

멸종위기 해양동물·스쿠버다이버 생명 위협

【고성(강원)=뉴시스】김경목 기자 = 16일 고스트피싱코리아(Ghost Fishing-Korea) 회원들이 강원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 근해 바닷속에서 수거한 폐어구(그물·낚시)에서 심한 악취가 나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2018.09.16. photo31@newsis.com

【고성(강원)=뉴시스】김경목 기자 = 16일 고스트피싱코리아(Ghost Fishing-Korea) 회원들이 강원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 근해 바닷속에서 수거한 폐어구(그물·낚시)에서 심한 악취가 나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2018.09.16. [email protected]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강원 동해안에서 버려지는 폐어구(그물·통발·로프) 수거와 생분해성 어구 보급사업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동해를 포함해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방치되고 있는 폐어구는 연간 4만4000t에 달한다.

 전국 수거율은 약 57%인 가운데 강원도의 수거율은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평균 1.3%에 그쳐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자원 회복을 목적으로 시작한 폐 통발 수거사업은 지난해 처음 시작돼 강원 동해안에서 70t을 수거했고 올해 1억3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다.

 친환경 생분해성 어구 보급사업도 2015년 172척(6.7%), 2016년 168척(6.6%), 2017년 56척(2.2%)으로 해마다 줄어 강원 동해안 연근해 바닷속이 점차 폐어구로 오염되고 있다 .

 생분해성 어구는 1~2년이 지나면 박테리아, 곰팡이 등 바닷속의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섬유로 만들어지는 반면 일반 어구는 합성섬유 재질이어서 수백년 간 썩지 않아 유령어업에 따른 어족 자원 감소와 선박의 기관고장을 일으킨다.

 특히 스쿠버다이버들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유령어업은 어족 자원이 폐어구에 걸려 죽는다고 해 '고스트피싱'(Ghost Fishing)이라고도 부른다.

 유령어업이 심각한 것은 사람이 물고기를 잡지 않는데도 바다에 버려진 폐어구에 물고기가 걸리게 되고 이 물고기는 미끼가 돼 포식자 물고기를 유인해 걸려 죽게 하는 악순환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령어업의 피해액은 연간 약 3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폐그물은 멸종위기 해양동물들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

【삼척=뉴시스】김경목 기자 =지난 4월25일 강원 삼척시 맹방해변 백사장에서 그물에 걸려 꼼짝도 못한 채 발버둥치던 물개 1마리가 발견됐다. 2018.09.17. (사진=동해해양경찰서 제공) photo@newsis.com

【삼척=뉴시스】김경목 기자 =지난 4월25일 강원 삼척시 맹방해변 백사장에서 그물에 걸려 꼼짝도 못한 채 발버둥치던 물개 1마리가 발견됐다. 2018.09.17. (사진=동해해양경찰서 제공)  [email protected]

해경에 따르면 지난 14일 고성군 교암해변에서 꼬리에 그물이 걸린 생후 2~3개월 된 큰돌고래 새끼 1마리가 발견됐고 지난 4월에는 삼척 맹방해변에서 그물에 몸이 감긴 물개 1마리가 구조됐다.

 멸종위기 해양동물이 그물에 걸려 구조된 사례는 올 들어 두 번째이지만 최근 5년간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드문 경우라는 점에서 폐어구의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경포아쿠아리움 오태엽 수석팀장은 "물개는 포유류이기 때문에 그물에 걸린 채로 발견이 안됐다면 72시간을 버티기 어렵고, 돌고래는 특히 새끼라서 수면 위로 아래로 이동하며 숨을 쉬어야 하는데 꼬리에 그물이 걸렸다면 이동이 어려워서 3일 안에 폐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생분해성 어구 보급 사업이 저조한 이유는 대다수의 어민들이 생분해성 어구 교체 시기가 3년이고 성능도 떨어진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민 강상문(57) 씨는 "생분해성 그물을 쓰면 고작 광어 같은 물고기가 한 마리씩 걸리는데다 치고 나가면 그물이 터져버려서 맥이 없다"고 말했다.

 강원도 환동해본부 관계자는 "생분해성 어구와 나일론 어구가 탄성이 달라 사용하시는데 불편함을 느끼는데다 성능도 떨어진다고 느끼는 것 같고 생분해성 어구가 나일론 어구보다 단가가 높으면 구입을 꺼린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