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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中거래소 국내 진출하는데...우린 해외진출 막혀"

등록 2018.09.1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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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 산업에도 외국기업 우대하는 역차별 구조있다"

"투자자 보호 목적 기준 마련해야...거래소, 좋은 코인 선별하는 역할해야"

"두나무, 실물 자산과 디지털 자산 모두 다루는 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 회사가 목표"

이석우 "中거래소 국내 진출하는데...우린 해외진출 막혀"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소가 잇달아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의 해외 진출은 막혀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산업에도 국내 기업을 차별하고 외국 기업은 우대하는 역차별 구조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투자 측면에서 시장 초기이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기회가 많은데 중국 기업이 들어와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은 옭아매고 있는데 외국 기업이 들어와 활동을 활발히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해외 거래소의 국내 진출이 생태계가 확장되는 긍정적인 면은 있지만, 반대로 업비트의 중국 진출은 어렵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자본금 송금 문제로 인해 해외 진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업비트는 모바일 서비스 측면에서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편리해 해외에 나가면 잘될 것"이라며 "나가고 싶지만 자본금 송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알고 보니 시중은행에 '거래소 블랙리스트'가 있어 해외송금을 못하게 막고 있었다"며 "정당한 기업 활동을 왜 막는지 궁금해 은행에 물어보니 나중에 금융감독원의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은행은 자금세탁방지 차원에서 막고 있겠지만 아무리 설명을 해도 안 된다고 이야기해 답답하다"며 "업비트 외에도 다른 거래소도 마찬가지다. 해외사업, 해외투자가 진행되지 않아 굉장히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정부의 규제를 게임을 마약에 비유한 것과 같이 '인식의 문제'라고 정의했다. 그는 "온라인 게임이 나오면서 애들이 공부를 안 한다고 했었다. 게임이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라며 "블록체인도 코인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투기판이라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인이 가치가 없는 돌멩이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며 "정부는 가상증표라고 부르며 화폐도 아니라고 했는데, 이제는 블록체인은 훌륭한 것이라 장려해야 하는데 암호화폐는 부정적이라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갈라서 생각할 수 없다"며 "코인 가격이 안정화되면 긍정적인 측면에서 가능성이 보일 것이다. 대비해 제도적 틀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기회가 될 때마다 투자자 보호 목적으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정부가 기준을 만들면 책임지고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기준이 만들어져야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의 거래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주식회사로 보면 자금을 조달하거나 기능을 만들기 위해 코인을 발행하는 것"이라며 "증권시장이 없으면 주식회사 제도가 번창할 수 없듯이 거래소는 코인이 유동성을 얻기 위해 소개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거래소의 역할에 대해 "좋은 코인과 그렇지 않은 코인을 걸러내 이용자에게 좋은 코인을 접하게 하는 것"이라며 "블록체인의 익명성과 실제 은행 실명성을 연결해주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또 통로역할을 하기에 고객 신원확인(KYC)이나 자금세탁방지(AML) 등 최전선에서 책임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거래소 해킹 등 보안 사고에 대해서는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를 한 경험이 있어 보안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고객 자산을 조 단위로 보관하고 있어 뚫리게 되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24시간 거래소가 운영되기 때문에 전 직원이 중점적으로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나무는 13일과 14일 양일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블록체인 컨퍼런스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UDC 2018)을 진행한다. 최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를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 특구에 대해 "다른 지역에서 할 수 없는 실험을 할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은 일"이라면서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다른 국가와 협조하고 풀어야 하는 이슈가 많다. KYC나 AML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신규계좌 발급이 지연되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고민이라고 하면서도 두나무가 고객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그는 "두나무는 카카오스탁이라는 증권서비스로 시작했다. 증권이나 암호화폐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며 "고객의 자산과 암호화폐 자산을 관리하는 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 회사가 우리의 비전이다. 어디까지 키울 수 있을지 재미있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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