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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DNA DB 확보와 현행법 허점 보완 필요"…울산지검, 고래유통구조 개선 세미나

등록 2018.09.13 16: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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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울산지방검찰청,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주최로 13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대학교 산학협력관에서 고래유통 구조개선을 위한 민관합동 학술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2018.09.13.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울산지방검찰청,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주최로 13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대학교 산학협력관에서 고래유통 구조개선을 위한 민관합동 학술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2018.09.13.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박일호 기자 = 검찰이 고래고기 불법 유통 수사와 관련해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고래고기에 대한 완전한 DNA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현행법의 허점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울산지방검찰청과 국립과학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13일 울산대학교 산학협력관 국제회의실에서 제1회 고래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 합동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울산지검과 해양수산부, 울산해양경찰서, 울산시청, 울산대학교 고래연구소, 울산상공회의소, 울산변호사협의회, 시셰퍼드코리아 등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세미나는 '압수 고래 환부 경과 및 고래 유통 관련 국내 입법 현황', '고래류 DNA 채취, 감정 , 유통증명서 발급 현황 및 문제점', '고래류 유통 현황과 문제점' 등 주제발표와 토론 및 질의응답 등으로 진행됐다.
 
 ◇울산 고래고기 환부사건 진행 경과

 우선 압수 고래 환부 경과 및 고래 유통 관련 국내 입법 현황에 대한 주제발표를 밭은 울산지검 형사1부 홍보가 검사는 최근 불거진 불법 고래고기 환부사건의 진행 경과에 대해 소개했다.

 경찰은 지난 2016년 4월6일 불법 포획한 고래를 해체하던 현장을 단속해 해체 작업 중이던 94자루와 냉동 창고 2곳에 보관 중이던 853상자, 소쿠리 35개 분량의 고래고기를 압수했다.

 이후 경찰은 유전자검사를 위해 압수한 고래고기에서 시료 47점을 무작위로 채취해 고래연구센터에 감정을 의뢰하고, 압수한 고기를 울산방어진 수협위판장에 위탁 보관한 상태에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이후 유통업자의 변호인은 경찰에 압수된 고래고기 가운데 해체장소에 있던 94자루의 고래와 냉동 창고에 있던 150상자만 불법 취득한 것이고, 나머지는 합법적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정상적으로 취득한 고래고기를 환부해달라는 압수물 환부를 요청하면서 유통증명서 59장 등을 근거자료로 제출했다.

 검찰은 압수물 중 몰수 대상이 명백한 고래고기(94자루, 150상자)를 제외한 나머지를 피의자 측에 환부하기로 결정하고, 피의자 측은 지난 2016년 5월3일 울산방어진 수협위판장에서 고래고기 738상자(소쿠리 35개 포함)를 환부 받았다.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울산지방경찰청은 불법 포획된 밍크고래 고기를 판매한 고래전문식당 업주 등 3명을 검거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경찰이 유전자 감식을 위해 밍크고래 고기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 2017.03.30. (사진=울산지방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울산지방경찰청은 불법 포획된 밍크고래 고기를 판매한 고래전문식당 업주 등 3명을 검거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경찰이 유전자 감식을 위해 밍크고래 고기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 2017.03.30. (사진=울산지방경찰청 제공) [email protected]


 경찰이 고래연구센터에 의뢰한 압수된 고래의 유전자 분석 결과는 법원으로부터 피고인들에 대한 형이 확정된 후인 2017년 1월18일에 검찰에 통보됐다.

 감정 결과 경찰이 의뢰한 47점 중 13정은 판단불능, 34점은 고래연구센터가 보관하고 있는 DB와 일치하지 않았다.

 ◇검찰, "의심만으로 압수물 보관·폐기는 불가"

 홍 검사는 이날 형사소송법상 범죄와 관련된 압수물만 몰수할 수 있고, 범죄로 인해 취득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은 압수물은 소유자 등의 청구를 받아 제출인에게 환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범죄사실과 관련된 불법 고래고기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불법 유통된 고래로 강하게 의심되더라도 그 의심만으로 압수물을 계속 보관하거나 임의적으로 폐기할 수 없고 제출인에게 환부해야 한다는 것.

 홍 검사는 압수된 고래고기가 전부 불법 포획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는 경찰이 냉동 고래에서 채취해 분석을 의뢰한 고래연구센터의 분석 결과가 사실상 유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립수산과학원이 현재 유통되는 고래고기의 DNA를 100%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DNA 불일치 결과를 불법 유통의 직접적인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불법 고래와 합법적인 고래가 섞여 있는 853상자 중 극히 일부인 47점에서만 시료를 채취한 부분에 대해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그는 어떤 상자에서 시료를 채취했는지 특정되지 않아 어떤 상자에서 채취한 고래고기가 DB와 불일치하는 것인지도 명확하게 확정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포항=뉴시스】강진구 기자 = 경북 포항해양경찰서(서장 오윤용)는 전문조직단을 꾸려 상습적으로 불법 고래 포획과 유통·판매에 나선 총책 A(54)와 선장 B(42)씨를 수산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또한 불법으로 고래를 포획·유통·판매한 포획선 선장 C(61)씨 등 13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 수사하고 있다.사진은 압수된 불법 포획 해체된 고래고기.2017.07.27.(사진=포항해양경찰서 제공)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강진구 기자 = 경북 포항해양경찰서(서장 오윤용)는 전문조직단을 꾸려 상습적으로 불법 고래 포획과 유통·판매에 나선 총책 A(54)와 선장 B(42)씨를 수산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또한 불법으로 고래를 포획·유통·판매한 포획선 선장 C(61)씨 등 13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 수사하고 있다.사진은 압수된 불법 포획 해체된 고래고기.2017.07.27.(사진=포항해양경찰서 제공) [email protected]


 ◇고래 DNA DB 확보·고래 유통증명서 발급 '허점'

 홍 검사는 이날 현행법은 혼획·좌초·표류된 고래에 대해 유통증명서와 DNA 식별을 통해 포획된 고래와 구별하려고 하지만 이는 많은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수협조합장이 유통증명서가 발급된 고래류의 DNA 시료를 채집해 국립수산과학원장에게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시료 채취의 어려움과 채취한 시료의 송부 곤란 등을 이유로 유통증명서가 발급된 고래고기 전부에 대한 DNA 시료가 채집되고 있지 않다.

 고래 DNA DB를 관리하는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고래연구센터의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유통증명서가 발급된 고래 중 63%의 DB만 보존돼 있다.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고래의 경우에도 고래연구센터의 DNA DB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불법 유통 고래와의 구별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고래류 유통증명서 발급 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유통증명서는 혼획된 고래 1마리당 1건이 발행되지만, 유통증명서가 없다고 해서 바로 불법으로 취득한 고래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홍 검사는 말했다.

 고래를 해체해 수백 상자로 나뉘어 유통하는 과정에서 상자에 별도 표식을 하지 않고, 유통증명서에 거래내역을 기재하지 않은 채 사본만을 교부하거나 유통증명서 자체를 교부하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홍 검사는 "유통증명서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세부 규정을 두어 상자 단위 별로 적법성을 담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불법 포획의 경우 전면 유통을 금지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지검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오는 10월11일 오후 1시 울산대학교 산학협력관 국제회의실에서 제2회 고래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 합동 학술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2회 세미나에서는 고래류 유통 구조 투명화 방안과 불법 포획 고래류 유통방지 대책, 고래류 유통구조 개선 관련 법령 보완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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