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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부동산대책]'꼼수대출' 잡는다…주택 보유자 고강도 대출규제

등록 2018.09.13 18: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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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 아닌 투기 목적 주담대 원천차단

전세·임대사업자 대출 규제도 강화…'갭투자' 악용 막는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정부가 종부세 강화 등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한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에서 주택과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18.09.1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정부가 종부세 강화 등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한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에서 주택과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18.09.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정부가 13일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대책에서 금융분야 대책의 핵심은 주택 보유자에 대한 고강도 대출규제다. '집이 있는 사람이 대출을 통해 실수요가 아닌 투기 목적으로 집을 구입하는 것을 막겠다'는 게 요지인데 당초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초고강도 규제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1주택 이상 보유 세대에 대해 '규제지역' 내 주택구입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0%로 적용키로 했다.
 
규제지역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광명·성남·과천·고양·남양주·하남·구리 등 수도권 일부 지역, 세종시 전역, 부산시 일부 등이다. 한 채라도 집을 보유하고 있는 세대라면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이들 지역에서 주택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그것도 당장 오는 14일부터 체결되는 매매계약에 적용된다. 다만 주택 보유 수에 따라 예외 허용 여부가 갈린다.

2주택 이상이면 예외가 없지만 1주택 세대의 경우 이사나 부모 봉양, 결혼 등의 경우에 한해 규제지역 내에서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때 주담대가 허용된다. 대신 2년 이내에 기존주택을 처분하고 1주택자로 돌아가야 한다.

학교 취학, 근무상의 형편, 1년 이상의 치료나 요양을 필요로 하는 질병의 치료·요양, 학교폭력으로 인한 전학 등 부득이한 경우도 예외를 인정해주지만 역시 2년 이내에 기존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이다.

무주택자 자녀의 분가나 다른 지역에서 거주 중인 60세 이상 부모를 본인의 거주지 근처로 전입시켜 봉양하는 경우 등에 한해서는 기존 주택 보유가 허용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앞으로 은행 돈을 빌려서 지금 살고 있는 집 이외에, 또 자기가 살고자 하는 집 이외에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막겠다는 취지"라며 "본인이 돈이 많아서 그 돈을 갖고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지만 그런 투기적인 수요에 은행이 금융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무주택 세대라도 규제지역에서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을 구입할 때에는 주담대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주택구입 후 2년 내 전입하는 경우는 실거주 목적으로 판단,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1주택 세대에 대해서도 기존주택을 2년 내에 처분한다는 조건으로 예외가 인정된다.

기존 대출규제가 지역이 어디냐로 갈렸다면 이번 대책은 보유 주택수와 실수요 목적, 고가주택 여부 등에 따라 규제가 차등적용되는 것이다. 주담대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경우 당초 예외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3년간 주택 관련 대출이 제한된다.

이번 대책에서는 투기목적의 '꼼수 대출'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전세대출과 임대사업자 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도 포함됐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바와 들어맞는다.

전세대출과 관련해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공하는 전세자금보증을 제한키로 했다. 1주택자 중 부부합산 연소득이 1억원을 넘는 고소득자에 대해서도 제한된다. 무주택자는 부부합산 소득과 상관없이 공적보증이 제공된다.

전세자금보증은 세입자가 제1금융권에서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때 주택금융공사가 제공하는 최대 2억원 한도의 대출보증이다. 은행들은 전세자금보증에 가입해야만 전세자금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보증요건을 엄격히 하면 전세대출을 옥죄는 효과가 있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13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따르면 다음 달 주택매매계약 체결시부터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 세대는 투기지역 등 규제지역에서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13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따르면 다음 달 주택매매계약 체결시부터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 세대는 투기지역 등 규제지역에서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다. [email protected]

그러나 지금까지는 전세자금보증을 받는데 있어 소득이나 주택보유 여부와 관련된 요건이 없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일부 다주택자들이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뒤 전세로 거주하며 기존에 갖고 있던 여유자금을 활용해 '갭투자'를 하거나 지인간 허위로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전세대출을 받아 이를 주택구입에 활용하는 등의 악용 사례가 발생해 왔다.

전세자금보증은 공기업인 주금공과 HUG 외에 민간 보증회사 SGI서울보증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SGI서울보증도 이번 부동산 대책의 방향을 따라주길 기대하고 있다.

김태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SGI서울보증은 민간 기관이라 소득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이들을 보증해주지 말라고 강제하기가 곤란하다"면서도 "전세보증제도는 실제로 전세 실수요자를 도와주기 위한 장치인데 집이 두 채나 있는 사람에게 보증을 제공하는 것은 정부 정책에도 조금 어긋나는 만큼 협조를 요청하려 한다"고 말했다.

임대사업자 대출과 관련해서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을 담보로 하는 대출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적용키로 했다.

현재도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는 LTV가 40%(다주택자는 30%)로 제한되고 있지만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LTV 제한이 없었다. 이에 따라 임대사업자들은 집값의 70~80%까지 대출 받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임대사업자 대출이 악용된다거나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 받아 완화된 대출규제로 주택을 구입하면서도 단기 4년·장기 8년간 의무 임대 등의 임대사업자 의무는 이행하지 않는 도덕적 해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LTV 제한이 적용되면서 임대사업자 대출은 한도가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게 됐다.

특히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내에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을 신규 구입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임대사업자가 이미 건축돼 있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에만 LTV 규제가 적용되며 주택을 새로 건축해 임대주택을 신규공급하는 경우는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보유한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투기지역 내에서 주택 취득 목적의 신규 주택담보대출도 금지된다. 대신 주택취득 목적이 아닌 임대주택의 개·보수 등 운전자금 성격의 대출은 허용된다.

정부는 임대업대출의 용도 외 유용 점검을 강화해 정상적 대출은 원활히 지원하되 사업활동과 무관한 용도로 대출금이 사용되는 일은 막는다는 방침이다. 용도 외 유용이 확인될 경우 대출금을 회수하고 임대업 관련 대출은 최대 5년까지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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