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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홍섭 동명대 총장, ‘지방대학 위기’ 진단 "생존경쟁 대책 시급"

등록 2018.09.15 09: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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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정홍섭 동명대학교 총장은 14일 올해 입시철을 앞두고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지방대학의 위기’ 사태로 진단하고 생존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2018.09.14. (사진 = 동명대 제공) 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정홍섭  동명대학교 총장은 14일 올해 입시철을 앞두고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지방대학의 위기’ 사태로 진단하고 생존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2018.09.14. (사진 = 동명대 제공)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대학은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할 때입니다.”

 동명대학교 정홍섭 총장은 14일 올해 대학 입시철을 앞두고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지방대학의 위기’ 사태로 진단하고 "생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기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동명대학의 산학협력 기반을 활용해 특성화된 강소대학인 ‘실용교육 인재양성’ 명문 대학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대학과 사회(기업)가 연계성을 가지고 융합·공유 해야 취업난 해소는 물론이고 학생과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총장은 아울러 “대학 개혁은 멀리 내다보고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인구절벽으로 학생수가 줄면서 대학이 하나둘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계와 경쟁하기 위한 창의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북대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대학에서 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중·고교 교사를 거쳐 대학 교수와 세 번째 총장 자리에 오른 내로라는 교육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2007년 2월에는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맡아 국가교육의 장기비전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대학 입시철을 맞아 정 총장이 처방한 ‘실용교육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를 만나 동명대학이 추진하는 교육개혁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본다.

 - 동명대학교의 교육개혁 목표는 무엇인가. 

 "특성화된 강소대학으로 발전토록 하는 것이 핵심발전 전략이다. 이를 위해 ‘TU-OPSC 교육혁신’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학제·행정을 비롯해 교육과정·교육방법에 ‘개방(Openness), 실용(Practicality), 융합(Convergence), 공유(Sharing)’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실용교육 선도모델을 구축할 것이다. ‘대학혁신 로드맵 2021’을 마련해 대학내 모든 구성원들이 기존의 사고방식을 철저히 ‘깨고’ 공동체의 발전을 지향하는 자세로 발전계획과 연계한 과제별 시행시기를 명시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동명대학은 설립당시부터 실사구시를 목표로 산학협력 실용교육을 표방해왔고, 그 경험과 저력을 활용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실용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 동명대학은 ‘강의’라는 말이 사라진다는데 그 이유는.

 "대학에서 ‘강의’라는 말이 더 이상 쓰이지 않도록 할 것이다. 교육내용을 산업현장에 맞는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확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리빙랩, 프로젝트 수업, 토론식 수업, 플립트러닝, 캡스톤 디자인, 학생설계 융합교과목 등 Learning by doing(경험을 통한 학습)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교육과정의 개혁을 주로 교수님들의 손에 맡겨왔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산업체 실무자와 졸업생, 재학생의 요구를 먼저 수용한 뒤 이를 뒷받침할 교수님들의 교육방법을 반영하는 역순위 방식으로 진행한다. 교육방법도 종전의 '강의식 수업'을 '학생 참여식 수업'으로 확 바꿀 것이다. 내년부터 교수연수와 교과목컨설팅 계획을 로드맵에 따라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독일 등지의 산학협력 중심대학의 사례를 직접 가서 벤치마킹 했다. 아울러  산학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전학과에 ICT융합을 시도해 4차 산업시대에 맞춰 나갈 방침이다. 대학 조직도 교무처는 대학교육혁신본부, 기획실을 전략기획본부로 명칭과 조직을 변경하고 총장 직속의 양 본부를 이끌어 갈 리더를 부총장으로 격상했다. 본부 산하의 교육혁신위원회와 전략기획위원회를 통해 교육과정·교육방법·교수학습지원체계 개선안이 도출되고 있다."

 - 실용주의 교육에 주력하는 독일과 미국의 교육개혁은 어떻게 추진되나.

  "제조업 기반의 독일 쾰른공대와 슈투트가르트 미디어대학을 방문해 교육혁신 과정에 기업체·졸업생과 대학생들이 교육과정 초기부터 직접 참여해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목표를 정한 뒤 교수들이 이에 맞춰 실제 필요한 커리큘럼을 짜는 과정을 보고 공감했다. 독일은 이러한 혁신이 확산 중이다. 이를 동명대학에 접목하려고 독일 교수들을 초빙해 특강을 하고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총장이 나서서 교수들과 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교수들은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과목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면서도 교수방법론에 대해서는 일부 반론도 제기됐다. 앞으로 교수들과 좀 더 고민하면서 융합해 혁신적인 교육방식을 접목시켜 나갈 계획이다. 미국은 최상층의 실리콘벨리, MIT 등에서 신소재 개발 등 고차원적 4차산업으로 실용적인 연구가 진행중 이다. 지금은 사고력을 키우는 창의 교육이 필요하다. DB의 자료 등 외우고 단순 적용하는 시대는 갔다.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찾아가는 프로젝트형 수업이 필요하다. 동명대는 새로운 교수법에 대한 청사진을 작성 중이다. 내년부터는 4차 산업혁명의 실용교육 선도모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 현재 추진 중인 정부의 대학 입시제도 개선을 어떻게 보는지.

 “정부는 의욕적으로 대학입시제도 개혁에 나섰으나 공론화와 국가교육위원회의 대입제도 개편과정에서 평가방법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2022년 정시모집 비율을 30%이상으로 확대하도록 권고하는데 그쳐 미래지향적이고 전인 교육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대학입시제도 개혁은 초·중·고등학교의 교육정상화에 기준을 두고 마련해야 한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장기적인 미래교육의 청사진을 먼저 만들고 이를 위해 대학입시가 어떤 내용과 방법으로 치러져야 할지 결정하는 순서를 밟아야 하는데 이번에도 조급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기대에 못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선발은 공정해야 하고 대입절차는 단순해야 한다. 더불어 입시경쟁을 완화하면서 교육혁신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지방대학은 입학자원이 급감하는데다 재정 고갈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방대학의 특성을 살려 산학협력 체제로 지역 공동체와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개혁 과정에 수도권이 아닌 지방대학과 지역 인사들을 반드시 참여시켜 괴멸 위기에 놓인 지방대학 회생방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지방대학도 살리고 지역경제와 국가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교육 100년 대계를 수립하는 교육개혁에는 근본적으로 정치권의 입김이 배제된 상황에서 교육전문가들이 보다 멀리 보고 좀 더 근본적인 교육개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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