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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 조승우 "내가 부각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다"

등록 2018.09.16 14: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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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승우

배우 조승우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풍수는 시나리오상 하나의 매개로 쓰였을 뿐이다. 인간의 과한 욕망을 다룬 이야기다.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것인지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배우 조승우(38)는 영화 '명당'(감독 박희곤)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 작품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 대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다.
'명당' 조승우 "내가 부각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다"

영화 '관상'(2013), '궁합'(2018)을 잇는 역학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관상'과 '궁합'이 개인에게 정해진 운명과 연관된 역학을 다뤘다면 '명당'은 땅의 기운을 통해 나라의 운명, 더 나아가 세대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는 역학을 다룬다.

'흥선대원군이 지관의 조언을 받아 2명의 왕이 나오는 묏자리로 남연군 묘를 이장했다'는 실제 역사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했다.

"역사에 기반한 소재 중 더욱 드라마틱한 것들이 많다. 과거를 경험해보지 못해 어느 정도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작품도 과거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조승우는 풍수를 이용해 세도 정치 세력의 역모를 밝히려는 조선 최고 지관 '박재상'을 연기했다. 욕망을 채우려는 인물들의 암투 속에서도 강직함을 잃지 않는다.

"피 터지는 싸움 속에서 적정한 에너지를 찾는 것이 박재상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부각되고, 안 되고는 중요한 일이 아닌 것 같다. 이 영화에서 필요한 배역이었고, 내 필모그래피에 이 역할이 추가돼도 만족스러울 것 같았다."
'명당' 조승우 "내가 부각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다"

올 추석 극장가에서는 한국 영화 4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김명민(46) 주연의 '물괴'(감독 허종호)가 12일 개봉했다. '명당'과 함께 현빈(36)·손예진(36)의 '협상'(감독 이종석), 조인성(37)·남주혁(24)의 '안시성'(감독 김광식)이 19일 관객들을 만난다.

"추석 연휴에 한국 영화가 4편이나 개봉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네 영화 모두 죽을힘을 다해 만든 작품이고, 각각 장점이 있다. '우리 것만 봐주세요'라는 마음이 아니다. 관객이 많이들 봐줘서 한국 영화가 다 성공했으면 좋겠다. 보고 싶은 영화를 원 없이 다 봐주길 바란다."
'명당' 조승우 "내가 부각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다"

영화 '클래식'(감독 곽재용)에서 공연한 조인성·손예진과 맞대결이기도 하다.

조승우는 "'클래식'이 2003년 1월 개봉했다"며 "촬영한 시간까지 포함하면 벌써 16년 전 일이다. 우리 나름대로 잘 걸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훈훈하다"고 돌아봤다.

 "손예진은 독보적인 배우다.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너무 대견하고 존경스럽다. 조인성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멋있는 배우다. 연기 스펙트럼도 넓다. 특유의 소년 미도 있으면서 배우로서 섹시함도 지니고 있다."
'명당' 조승우 "내가 부각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다"

조승우는 1999년 영화 '춘향뎐'(감독 임권택)으로 데뷔해 TV와 스크린, 뮤지컬 등을 오가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영화 '와니와 준하'(2001) '후아유'(2002) '클래식'(2003) '하류인생'(2004) '말아톤'(2005) '타짜'(2006) '퍼펙트 게임'(2011) '암살'(2015) '내부자들'(2015),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헤드윅' 등에 출연했다.

2012년에는 드라마 데뷔작으로 대상을 받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MBC TV 월화극 '마의'로 대상과 최우수 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신의 선물-14일'(2014) '비밀의 숲'(2017) '라이프'(2018) 등으로 안방극장을 열광시켰다.

조승우는 "임권택 감독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다"며 "사람의 운명, 인연 이런 것이 참 신기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내가 한 영화를 어색해 잘 보지 못하는 편이다. 언론 시사회와 VIP 시사회 때 2번 정도 보는 것 같다. 나중에 머리가 희끗희끗해졌을 때 내 젊은 시절 모습을 보고 싶다. 일기장을 꺼내 보는 듯한 기분으로 말이다. 하하."
'명당' 조승우 "내가 부각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다"

연기와 흥행 모두를 사로잡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 발돋움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많이 부담된다"며 "다음 작품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어떡하나'는 걱정도 있다. 이것이 배우의 숙명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처음과 지금, 크게 바뀐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시대가 지나도 의미가 있는 작품을 하자는 생각이었다. 분명한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선택해왔다"고 돌아봤다.

"거창할 것 없이 내 작품을 보는 사람들 삶에 조금이라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역할을 미리 규정해놓지 않는다. 의미가 있고, 도전해보고 싶다는 가치가 있으면 독립영화든, TV 단막극이든 가리지 않는다. 나도 즐겁고, 대중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작품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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