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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 '소음·불만'으로 얼룩

등록 2018.09.16 16: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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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주변 아파트·주택가 주민들 소음 민원 고조

행사 주차장에서 추돌사고까지 발생

유료 체험부스 불만도 잇따라

【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15일부터 이틀 간 경기 양주시에서 열린 2018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 메인무대 뒤로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2018.9.16. asake@newsis.com

【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15일부터 이틀 간 경기 양주시에서 열린 2018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 메인무대 뒤로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2018.9.16. [email protected]

【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하루 종일 축제장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집에 있을 수가 없어요"

 직장인들이 가족과 한창 휴식을 취하고 있을 16일 일요일 정오를 조금 넘어선 시간 2018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경기 양주시 광사동의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만난 주민 김유빈(27)씨의 하소연이다.

 그는 "지역에서 축제를 하는 것에만 신경 쓰고 주변 주민들이 겪을 불편과 혼잡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며 "어제도 너무 시끄러워서 애들을 데리고 공연이 끝날 시간까지 부모님 댁에 머물다 왔다"고 성토했다.

 이 같은 불편은 공연무대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주택가의 주민들이 더 심하게 느꼈다.

 한 주민은 "공연 소리만으로도 시끄러운데 축제장을 찾기 위해 외부에서 온 시민들로 집에 있으면 사람들 떠드는 소리가 직접 옆에서 말하는 수준으로 들린다"며 "주민들은 이게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다"고 힐난했다.  

 국내 여러 꽃 축제를 보러 다녔다는 한 부부는 대구에서 직접 차를 끌고 멀리 천일홍 행사장을 찾았지만, 행사장 규모와 준비 상태를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 최강구(53)씨는 "천일홍 축제라고 양주시에서 홍보를 해서 주말 나들이 삼아 운전하고 왔는데 행사장보다는 오히려 오는 길이 더 좋았다"며 "이 정도 꽃밭은 어느 지역에나 있는 수준이라 일부러 올만한 구경거리는 아니라고 본다"고 행사 규모와 준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행사장 내에 설치된 유료 체험부스에 대만 불만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각종 기관·단체의 홍보부스는 대부분 무료로 운영됐지만,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재료비를 받거나 완성품을 판매해 사실상 노점판매와 다를 바 없었다.

 양주지역에 거주하는 최규영(64)씨는 "손녀들을 데리고 꽃구경하러 나왔다가, 벌써 10만원 넘게 든 것 같다"며 "지역 상권 보호 차원이라며 아이들 먹거리조차 안 팔던데,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도 모르는 체험부스의 학습비와 상품가격은 왜 이리 비싼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과 공연이 이렇게 많은데 정작 다리가 아프다는 아이들이 앉을 수 있는 곳은 부족했다"며 "힘들어하는 아이들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체험부스에 들어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의 주요 볼거리인 나리공원 모습. 2018.9.16. asake@newsis.com

【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의 주요 볼거리인 나리공원 모습. 2018.9.16. [email protected]

그렇게 행사장을 둘러보던 중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주차장에서는 사고가 터졌다.

 혼잡한 주차장 내부에서 주차 자리를 찾던 차량 2대가 추돌 사고를 낸 것이다. 인명피해까지 생길만한 사고는 아니었지만, 차량 파손은 꽤 심해보였다.

 시가 주차장 관리를 위해 직원들까지 파견해 주차관리에 나섰다지만, 배치된 장소는 주차장 입구뿐이었다. 결국 보험사 직원이 와서 사고 처리가 끝날 때까지 사고 현장에 양주시청 직원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 밖에도 행사장을 둘러보던 관람객들은 취재 과정에서 먹거리 부족, 주변 상권까지의 이동 거리, 음식점 자리 부족 등 여러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행사장을 찾은 한 양주 시민은 "이성호 시장이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천일홍 축제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며 호언했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축제를 위한 축제가 아닌 시민들을 위한 진정한 축제가 무엇인지 발상부터 새롭게 개혁해야 된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결국 '2018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는 준비와 배려 부족으로 상당수 시민들에게 '양주를 널리 알린 지역 축제'가 아닌 '불편한 축제'라는 오명을 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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