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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쿤스 "예술은 결국 사람...우리의 잠재성 축하하고 연결"

등록 2018.09.17 15:48:47수정 2018.10.01 09: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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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시티,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개관전 참석

석고상으로 만든 3m 거대한 헤라클레스 '게이징 볼' 설치

"이배·김호득과 전시 기뻐, 4명이 새로운 대화 큰 의미"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17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개관 기념전에 참석한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과 미국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17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개관 기념전에 참석한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과 미국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한국을 좋아한다. 제가 한국에 온게 4번째다. 이런 문화적인 교류를 통해 사람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높이는데 일조 할수 있어서 기쁘다."

 현재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핫한 현대미술가인 제프 쿤스(63)가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PARADISE CITY)’에도 자신의 작품을 세웠다.
 
 지난 2011년 신세계백화점 본점 옥상 트리니티가든에 300억짜리 '세이크리드 하트’를 세워 화제가 됐었다. 보라색 포장에 금색 리본이 묶인 하트 모양의 스테인리스 스틸 조형물로, 높이 3.7m, 무게 1.7t에 달한다. 당시 제프쿤스의 작품은 전세계에 유행처럼 번져 국내에도 리움미술과,나인브릿지골프장, 하이트진로등이 구입해 국내 미술시장에 널리 알려졌다.

 풍선 강아지, 하트등 일상적인 사물을 소재로 거대한 크기로 극대화화해 흥미를 유발시키는 작품을 선보여온 제프쿤스는 ‘포스트모던 키치(kitsch)의 왕’으로 불린다. 특히 증권매에서 현대미술가로 변신, 매끈한 처세술과 스타성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번에 '파라다이스 시티'에는 매끈하고 화려한 스테인리스 스틸 조형물이 아닌 석고상이 왔다. '게이징 볼-파르네스 헤라클레스(Gazing Ball-Farnese Hercules)' 제목을 단 작품은 3m26cm 크기로 드넓은 전시장의 분위기를 압도한다.

 ‘파라다이스시티(PARADISE CITY)’가 17일 개관한 아시아 모던&컨템포러리 예술전시공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PARADISE ART SPACE)’ 입구에 세워졌다.
 
   3세기경 아테네 출신 조각가 그리콘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대리석상을 모본으로 석고조각상을 만들고 상의 오른쪽 어깨 위에 파란색 유리볼을 얹은 작품이다.쿤스는 고전조각을 대표하는 파르네스 헤라클레스상 역시 그리스 시대 청동조각상을 로마시대에 모방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주목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석고로 또 하나의 모방작을 만들었다.

 전통과 현대, 원작과 모방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내포한 작품은 쉽게 부서지는 소재로 가장 힘이 세다는 신화속 영웅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유희적은 요소를 지닌다. 작가는 조각상 위에 반사되는 거울 표면을 가진 파란 공을 덧붙여 선명한 색에 시선을 빼앗긴 관람자의 모습이 비쳐지게 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17일 오후 미국 현대미술가 제프쿤스가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 개관전에 참석,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17일 오후 미국 현대미술가 제프쿤스가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 개관전에 참석,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17일 파라다이스시티 아트 스페이스에서 만난 제프쿤스는 "'게이징 볼'은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중 하나"라며 "동그란 형태인 게이징 볼은 순수한 형태로 관대함과 관용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어디 안에 있는지 보여주고, 365도 반사가 되는 게이징 볼을 보고 있는 사이 나와 나의 잠재력을 축하하고 확인할수 있는 감각들이 촉발되는 듯한 느낌이 있다"며 "석고지만 특별히 디자인된 석고로 대리석보다 더 강하고 유연하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같이 작업했다"고 말했다.

 쿤스의 거대한 작품옆에는 동시대 핫한 라이벌인 데이미언 허스트 작품도 있다. 스팟 페인팅(Spot Painting) 시리즈 중 하나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크기(9mX3m)를 자랑한다. 황금빛 배경에 경쾌한 색으로 이루어진 작품에 독성 화학물을 뜻하는 제목을 붙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주제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제프쿤스는 "허스트와는 작업을 많이 해왔다. 이번 개관전에도 함께 해 기쁘다"면서 "그보다는 한국작가인 이배와 김호득 작가와 함께 전시를 할수 있어 특히 좋다. 우리 4명이서 대화를 하고 있다"며 동서양 작품이 함께 교류하는 것에 의미를 뒀다. 건조한 헤라클레스 조각과 한지와 숯으로 만든 작품은 전통과 과거를 존중하는 것, 자기 자아보다 더 큰 자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예술도 결국은 사람"이라고 했다. 자신의 예술 여정속에 "미술은 경험을 하는 수단"이라고 느꼈다며 "어떤 감각을 즐기고, 사상을 즐기고, 또 그뿐 아니라 개인으로서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저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 걸 좋아합니다. 그게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 정보를 흡수하고 어떤 감각과 아이디어 나눔에 대해 관대하고 싶어요. 정말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고 기념하고 축하하는 것은 사람이니까요. 예술은 서로 중요하게 여기고 기념하게 하는 수단입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죠.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가 관람객을 배려하고 존중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인간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은 공간입니다."

  이번에 설치한 '게이징 볼 헤라클레스'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가야만 만나는 박제된 미술이 아닌 청동과 대리석을 가벼운 석고로 카피한 것은 모든 도시나 지역이 클래식한(전통적인)작품을 가질수 있게끔 하자는 의도다.

  "파라다이스시티 오는 분들이 재미있는 시간, 모험을 하러 왔는데 예상치 못한 작품을 만나, 작품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또 내 작품이 사람들의 잠재력을 같이 축하하는 시간을 즐길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

'키치(kitsch)의 왕’으로 동시대 현대미술이 엔터테인먼트화하는데 일조한 작가로도 꼽힌다. 하지만 그는 엔터의 세계를 어떻게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다른 것 같다"며 "미술은 절대 가벼워진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제프쿤스가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 개관전에 참석,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쿤스는 3m의 거대한 석고상 '게이징 볼-파르네스 헤라클레스(Gazing Ball-Farnese Hercules)'을 전시장 입구에 설치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제프쿤스가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 개관전에 참석,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쿤스는 3m의 거대한 석고상 '게이징 볼-파르네스 헤라클레스(Gazing Ball-Farnese Hercules)'을 전시장 입구에 설치했다.


 그는 "현대미술은 좀 더 우리 잠재성과 경험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잘 연결해줄 수 있다"며 "다른 세계에 속해있구나라고 느낀 예술가들을 통해 그 힘이 모두가 가질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하게끔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는 상업공간이 아닌 심미적으로 한 단계 높은 공간으로 우리가 가진 감각을 느낄수 있고 축하할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 전시할 수 있게 돼서 굉장히 영광"이라고 했다.

 그는 생존하는 가장 비싼 작가로 꼽힌다. '풍선 강아지(Balloon Dog)’가 2013년 11월 12일,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약 5800만달러(약 660억원)에 낙찰됐다.

 이날 제프쿤스는 작품값이 왜 비싼가'에 대한 질문에 "작업활동을 할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작품의 중요한 가치는 경제적 수치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면서 ‘축하(Celebration)’라는 말을 많이 썼다.

 "삶을 축하 하고,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고, 무엇을 느낄 수 있고, 무엇이 될 수 있고, 한마디로 초월의 수단으로서 가치가 예술 작품 가치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작품이 사회에 기여할까 있는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다면 계속 작업활동 하겠다고 생각했고,스튜디오에 들어가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 항상 감사합니다."

   "3살 때부터 부모님이 예술 관련 활동 할 수 있게끔 해주셨죠. 7살 때부터 개인 레슨을 받았고, 예술 대학도 갈 수 있었다"며 부모님에게 감사하다고도 전했다.

  우리나이로 환갑이 지나서일까. '손 안 대고 코 푸는 영악한 사기꾼'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현대미술을 희롱해온 그는 이날 '감사'와 '초월'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며 작품을 이야기해 현대미술 철학자처럼 보였다.

 "미술은 내 인생을 바꿨습니다. 제가 이렇게 한국에 와서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제 작업이 여기에 전시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 주는 것도 다 미술 덕분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작품을 통해 자기 잠재성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울=뉴시스】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전경.프 쿤스(Jeff Koons)의 <게이징 볼-파르네스 헤라클레스(Gazing Ball-Farnese Hercules)>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아우러스 사이아나이드(Aurous Cyanide)>이가 설치되어있다.

【서울=뉴시스】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전경.프 쿤스(Jeff Koons)의 <게이징 볼-파르네스 헤라클레스(Gazing Ball-Farnese Hercules)>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아우러스 사이아나이드(Aurous Cyanide)>이가 설치되어있다.


한편, 아시아 모던&컨템포러리 예술전시공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는 파라다이스그룹이 수집해 온 주요 미술품과 새로운 현대미술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17일부터 제프쿤스 데미언 허스트 이배 김호득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 개관 기념전 '무절제&절제(無節制&節制): Overstated & Understated'전을 펼친다. 연출가 겸 패션디자이너 정구호 감독이 기획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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