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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끈 두른 미라 발굴, 유적 9기 한국·몽골 공동조사 성과

등록 2018.09.18 11: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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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시베트 하이르한 고분군

몽골 시베트 하이르한 고분군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국과 몽골이 시베트 하이르한 유적 파지릭 고분 발굴조사를 마무리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6월15일부터 7월24일까지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학고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시베트 하이르한 유적 파지릭 고분 발굴조사를 했다. 고대 동서문화 교류 실체와 변화를 밝히기 위해 2016년부터 몽골 서부 알타이 대표 유목문화인 파지릭 고분 발굴조사를 추진했다. 

몽골 파지릭 9호분 조사 현장

몽골 파지릭 9호분 조사 현장

올해 시베트 하이르한 유적 3개군에서 기원전 4~2세기에 조성된 파지릭 고분 3기, 배장묘(陪葬墓) 1기,  1~3세기에 조성된 선비시기 고분 4기, 고대 돌궐시대 관련 제의 유적 1기 등 총 9기를 발굴·조사했다.

파지릭 문화 고분 7~9호분에서 인골 3개체와 순장한 말 2개체를 발견했다. 모두 평면 원형으로 지름 10m 내외 중형 크기에 해당하는 고분이다. 매장 주체부는 묘광 남쪽에 자리했다. 7·8호분은 통나무를 깎아 만든 구유 모양 목관을 사용했다. 9호분은 사다리꼴로 쪼갠 돌로 벽석을 마련하고 바닥과 천장은 통나무를 쪼갠 목재를 이용했다. 

파지릭 3호분에서 나온 그리핀 장식

파지릭 3호분에서 나온 그리핀 장식

파지릭 7·9호분은 머리를 모두 동쪽으로 한 인골과 말이 1마리씩 순장됐다. 특히, 9호분에서는 파지릭 고분에서 특징적으로 나오는 유물로 매의 머리와 사자 몸통, 날개가 달린 상상 속 동물 그리핀의 목제 유물이 날개가 결합한 형태로 나왔다. 금박을 입힌 목제 말 모양 장식, 재갈, 철도자, 토기도 발견했다. 그리핀 등 목제유물은 대체로 완성형에 가까운 상태임이 확인됐다.

몽골 시베트 하이르한 고분군 5호분 미라. 머리에 띠를 두르고 있다.

몽골 시베트 하이르한 고분군 5호분 미라. 머리에 띠를 두르고 있다.

선비시기 무덤 4기 중 5호분에서는 키 165~170㎝의  반듯이 누운 피장자 상체가 미라가 된 상태로 당시 의복과 함께 발견됐다. 미라는 몸통과 얼굴 피부조직 일부가 남아있는 상태로 머리에 끈을 두른 채 발견됐다. 미라의 인골을 연대 측정한 결과, 기원후 1세기로 확인했다. 

몽골 시베트 하이르한 고분군 1군 5호분 복식. 현미경 촬영

몽골 시베트 하이르한 고분군 1군 5호분 복식. 현미경 촬영

상의가 그대로 남아 있는 의복은 앞섶이 교차한 형태의 긴소매 의상이다. 짧은 상의 형태로 보아 유목민들이 즐겨 입는 의복과 흡사하다. 몽골지역에서 나온 선비시기 고분에서 의복이 발견되는 경우는 아주 드문 사례라 앞으로의 연구결과가 주목된다. 머리에 두른 끈은 완벽에 가깝게 출토되어 용도파악에 좋은 자료로 기대된다.

2017년 발굴조사에서는 남쪽의 4호분에서 유사한 복식과 끈을 확인했다. 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보존처리와 복원을 진행 중이다.

연구소는 2017년과 올해 확인한 출토 유물과 인골·의복에 대한 종합적이고 정밀한 과학 분석과 연구를 통해 의복 형식, 직물제작 상태, 교류 시기을  밝혀나갈 예정이다.

 11월15일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학고고학연구소 공동학술연구 10주년을 기념한 학술대회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고고학적 조사 연구 성과와 자연과학적 분석연구을 논의해 한국과 유라시아 유목문화의 중심지인 몽골 알타이 지역과 교류상 등 고고학 연구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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