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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서 붉은불개미 첫 발견…식물 검역 체계 '구멍'

등록 2018.09.18 12: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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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환경부는 대구 북구 매천동의 아파트 건설 현장 내 조경용 중국산 석재에서 붉은불개미 일개미 7마리를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618tue@newsis.com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항만이 아닌 내륙에서도 외래 붉은불개미(Solenopsis invicta)가 발견돼 정부의 식물검역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환경부는 대구 북구 매천동의 아파트 건설 현장 안에 있던 조경용 중국산 석재에서 붉은불개미 일개미 7마리를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국내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것은 7번째다. 그러나 항만이 아닌 내륙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번식 능력이 없는 '일개미'다. 건설 현장 관계자가 붉은불개미 의심 개체를 전날(17일)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다.

붉은불개미가 나온 중국산 석재는 중국 광저우 황푸항에서 출발한 8대의 컨테이너에 적재돼 이달 7일 부산 허치슨 부두에 입항된 후 이튿날 감만부두로 옮겨졌고, 10~11일 컨테이너에서 개장된 직후 화물차를 통해 이 곳 건설 현장으로 운반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과 대구시는 붉은불개미 예찰·방제 매뉴얼에 따라 주변 지역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소독과 방제조치에 나섰다.

발견 지점에 통제 라인을 설치하고, 조경용 석재 120여개에 스프레이 약제 살포 후 비닐 밀봉조치를 했다.

조경용 석재를 운반한 빈 컨테이너에 대한 최종 위치는 현재 추적 중이다.

당국은 이날중 전문가와 합동조사를 실시해 불개미 군체 유무 및 크기를 확인하고 방제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식물 검역 대상이 아닌 조경용 석재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만큼 중국에서 수입되는 조경용 석재에 대한 실태를 파악해 유입 방지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속하는 해충이다. 환경부도 지난해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한 바 있다. 

애초 '살인 개미'라고 알려진 것보다는 독성이 세지 않지만,가축과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생태계 교란까지 일으킬 수 있다.

【세종=뉴시스】대구 북구 매천동 아파트 건설 현장 내 붉은불개미 발견장소 위성사진(上)과 조경용 바위(下). 2018.09.18. (사진= 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세종=뉴시스】대구 북구 매천동 아파트 건설 현장 내 붉은불개미 발견장소 위성사진(上)과 조경용 바위(下). 2018.09.18. (사진= 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미국 곤충학자 저스틴 슈미트 교수가 비교한 곤충 독성(통증)지수를 보면 붉은불개미는 1.2로 꿀벌(1.0)보다 높지만 작은 말벌(2.0)·붉은수확개미(3.0)·총알개미(4.0)보다는 현저히 낮다.

그러나 붉은불개미 독에 들어있는 '솔레놉신'이란 특이 성분에 민감한 사람이 쏘일 경우 통증과 가려움이 나타나며, 아나필락시스성 쇼크(과민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물린 후 세균에 감염된다면 사망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70년 동안 80명 가량 사망한 것으로 보고된다.

진딧물 등 매미목의 해충과 공생하며 식물에도 직접적으로 피해를 준다. 소나 돼지 등 가금류에 달라붙어 괴롭히면서 스트레스를 유발해 생산성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문제는 당국이 수입 컨테이너 검역 절차를 강화하고도 내륙으로까지 퍼졌다는 데 있다.

 검역본부는 지난 6월 번식이 가능한 붉은불개미와 수천 여마리 개미 떼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무더기로 발견되자 개미류 혼입 가능성이 높은 코코넛껍 등 32개 품목의 수입컨테이너 전체를 열어보는 검사를 실시했다.

특히 중국 복건성 등 불개미 분포 지역 11개성에서 수입되는 경우에는 수입자에게 자진 소독을 유도하고, 자진소독을 실시하지 않은 경우에는 검역 물량을 2배로 늘렸다.

 그러나 당국이 손댈 수 있는 컨테이너는 전체의 5%에 불과한 식물 검역 화물인데다 이마저도 검역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허술하게 진행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당시 검역본부는 바람에 의해 항만 인근 수㎞ 떨어진 지역으로 붉은불개미가 퍼질 수는 있지만, 방제 소홀로 내륙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호언했었다.

이에 대해 검역본부 관계자는 "오후 3시 열리는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붉은불개미 방역 및 확산 차단을 위한 부처별 대책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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