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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울산시립미술관 공론화 논란 일단락…의미와 과제

등록 2018.09.18 16: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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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 조감도

울산시립미술관 조감도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논란이 일었던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공론화 과정이 일단락됐다. 

민선 7기 송철호 시장이 당선되면서 울산시립미술관 건립을 일시 중단하고 숙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시립미술관 건립 공론화 과정이 진행됐다.

지난 한 달간 5차례 전문가위원회와 100명의 시민이 참여한 시민토론회를 열었지만 결국 원안대로 재추진되는 결과가 도출되면서 공론화 절차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울산의 첫 시립미술관 건립은 울산시 문화예술사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여곡절 끝에 공론화 과정은 마무리 됐지만 미술관 정체성 고민 등 남은 과제를 점검해 본다.
 
 ◇문화예술도서관 건립...미술관 기능 확대

송철호 시장은 지난 4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립미술관 공론화 결과 및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울산 중부도서관 자리에 미술관과 연계한 문화예술전문 도서관이 건립하고, 그 자리에 짓기로 했던 중부도서관은 혁신도시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그동안 활용방안에 이견이 많았던 객사(학성관· 외국 사신이나 중앙 관리들이 머무는 곳) 터는 내년 연구용역과 시민토론을 거쳐 영구 활용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차장 문제는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며, 시민들에게 미술관 건립·운영 관련 자료를 홈페이지를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송철호 시장은 "공론화 과정이 울산이 더욱 성숙한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문화적 성장통'으로 그 의미가 컸다고 생각하다"고 밝혔다.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송철호 울산시장은 4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시립미술관 공론화 결과 및 향후 추진계획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8.09.04.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송철호 울산시장은 4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시립미술관 공론화 결과 및 향후 추진계획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8.09.04.    [email protected].


◇절반의 성공…누구를 위한 공론화인가

숙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진행한 공론화가 시와 전문가 사이에 중재안을 만들어 긍정적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울산시가 발표한 내용에는 전문가위원들의 권고안을 주로 수용했지, 시민들이 지적하고 제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이 없다.

시민대토론회에서는 '동헌과의 연계성', '미술관 외관 디자인', '지역 화가들을 위한 전시 공간 확보' 등이 시민 의견으로 제기된 바 있다.

시립미술관 건립의 공론화의 취지는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시립미술관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시작 단계에서부터 가능한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시민 의견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번 공론화가 반쪽짜리 행정에 그쳤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29일 오후 울산시청 2층 시민홀에서 허언욱 행정부시장과 시민이 함께하는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공론화 시민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18.08.29.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29일 오후 울산시청 2층 시민홀에서 허언욱 행정부시장과 시민이 함께하는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공론화 시민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18.08.29.     [email protected].



◇"무엇을 담을 것인가" 미술관 정체성 고민해야

여전히 본질적인 문제들은 과제로 남아 있다. 미술관 본질과 공공성, 울산시립미술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주원 전 대구미술관 학예실장은 "이제는 미술관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고 미술관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은 "소프트파워시대에 건물을 어떻게 짓느냐 보다 무엇을 갖고 있는 것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며 "미술관에는 미술을 보러 간다. 루브르 가는 이유는 모나리자를 보러 가기 위해서다"고 강조했다.

나원찬 울산미술협회 회장 "부산 현대미술관, 일본 모리 미술관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변 인프라를 살펴 미술관 가는 길이 그냥 가는 길이 아니라 재밌게 가는 길로 만들어야 한다"며 "또 관람 후 머물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울산 중구 옛 울산초등학교 자리인 시립미술관 건립 예정 부지에서 울산발전연구원이 매장문화재 정밀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선시대 객사인 '학성관' 관련 유구가 거의 원형상태로 발굴되고 있다. 2015.04.21.  gogo@newsis.com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울산 중구 옛 울산초등학교 자리인 시립미술관 건립 예정 부지에서 울산발전연구원이 매장문화재 정밀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선시대 객사인 '학성관' 관련 유구가 거의 원형상태로 발굴되고 있다. 201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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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바뀔 때마다 부지선정 갈등

2010년 박맹우 시장 공약으로 시작된 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은 2011년부터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며 본격화됐다.

2010년 박맹우 시장의 공약으로 시작된 시립미술관 건립은 2011년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듬해 옛 울산초등학교 부지에 건립하기로 확정했지만 2015년 조사에서 조선시대 울산 객사 터가 발굴되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결국 당시 김기현 시장이 혁신도시 등 다른 곳으로 부지를 이전하려 했으나 시립미술관 유치를 원하던 원도심 주민들이 강력 반발에 부딪쳐 실패했다.

시는 결국 원도심인 옛 중부도서관과 북정공원 일대 연면적 1만2770㎡에 지하 3층·지상 2층 규모로 올해 9월부터 미술관 건립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송철호 시장의 인수위인 시민소통위원회가 "시립미술관 건립에 전체 시민들의 충분한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 중단을 권고했고, 이를 송 시장이 받아들여 전면재검토를 지시했다.

시립미술관은 2021년까지 708억원이 투입돼 중구 북정동 부지 6182㎡, 연면적 1만2770㎡,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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