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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北 리용남 접견한 재계 총수들…남북 경협 '마중물' 되나

등록 2018.09.18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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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행원 17명 경제인 구성…4·27 판문점선언 진전 의지 피력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먼저…대북제재 해제 '우선'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8일 리용남 내각 부총리가 북한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 프레스센터 대형 화면에 중계되고 있다. 2018.09.18. myjs@newsis.com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8일 리용남 내각 부총리가 북한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 프레스센터 대형 화면에 중계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남북정상회담 첫째 날인 18일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재계 총수 등 경제인들이 북한 경제 사령탑인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면담이 성사되면서 남북 경제협력 재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들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리 내각부총리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도 참석했다. 북측에선 리 내각부총리,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조철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용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황호영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 등 6명이 자리했다.

 리 내각부총리는 남측 참석자들을 향한 인사말에서 "오늘 이렇게 처음 뵙지만 다 같은 경제인이고 통일을 위한 또 평화 번영을 위한 지점이 같아 마치 구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공항에 도착해서 제일 인상 깊게 느꼈던 것은 '자주 통일'이라는 구호뿐 아니라 '평화 번영'이라는 구호가 많이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과거와는 다르게 남북이 같이 평화와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그런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남측 경제인들의 자기소개에 앞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오늘 서울에서 여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 지리적으로 이렇게 가까운데 심리적으로 거리가 상당했다"며 "2007년 기업인들이 평양을 방문한 이후 11년 만에 다시 왔다. 그 사이 남북관계도 여러 가지 변화가 많고, 할 일도 많다"고 발언했다.

 이 부회장은 "평양은 처음 와봤다. 마음에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와서 직접 보고 경험하고 여러분을 뵙고 하니까 (벽이 사라지는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호텔 건너편에 한글이 쓰여 있더라. 우연히 보니까 평양역 건너편에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쓰여 있었다"며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어디를 다녀 봐도 한글로 그렇게 쓰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한글로 된 것을 처음 경험했다"며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리 내각부총리는 "우리 이재용 선생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는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별수행원 52명 가운데 4대 주요그룹 총수 등 경제인 17명을 포함시킨 것은 지난 4·27 판문점선언에서 언급된 남북 경협을 보다 진전 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해석된다.

 또 북한이 경제개발에 대한 각별한 의욕을 보이면서 남측 지원을 원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이끌어내는 마중물로 작용할 개연성도 있다.

 실제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재계 총수 등 경제인들이 참가해 남북 경제협력의 물꼬를 튼 바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4대 주요그룹 총수 등 경제인들과 리 부총리와의 면담으로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를 'H' 자 형태로 개발하는 남북통합개발전략인 '한반도 신경제구상안'도 보다 구체화할수도 있다.

 이 중 4·27 판문점선언 합의대로 경협 1차 목표인 동해선과 경의선 등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과 현대화 사업을 위한 실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철도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이 제대로 갖춰져야 다른 경협들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행단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등이 포함된 이유이기도 하다.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처음 오는데 비행기를 타고 평양에 왔다. 철도공사 사장이 기차를 타고 와야 한다"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평화가 정착돼 철도도 연결됐으면 좋겠다.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 간의 합의를 추진함으로써 철도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리 내각부총리는 "현재 우리 북남관계 중에서 철도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1년에 몇 번씩 와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건설과 현대로템을 계열사로 철도와 도로 등 SOC 건설에 참여할 수 있다. 삼성과 LG는 가전제품을 북한에서 위탁 생산한 경험이 있고, 다른 계열사를 통해 북한 자원개발에도 나설 수 있다. SK그룹은 에너지와 통신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남북 경협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해제돼야 가능한 만큼 당장 가시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또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현재 실무 협의 자체가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남북 경협 재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인들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한 남북 경협 논의와 관련해 "이번 만남에서는 현실적으로 당장 가능한 영역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타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평양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수석은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슬로건이 '평화, 새로운 미래'다"라며 "제제로 인해서 경협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미래를 보고 멀리 가능성을 열어두고 본다면 경제인들의 역할이 앞으로 기대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역시 마찬가지다. 

 재계 관계자는 "남북 간 합의를 했더라도 북미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 계획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한다는 것은 섣부르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제가 완전히 해제된 뒤에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나 목표를 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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