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1600만t 이상 여유분…시장 2배 성장

2015~2017년 제1차 계획기간 1616만t 여유분 남기고 종료

3년간 거래금액만 1조7120억원에 달해…거래 미미 지적 무색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한파가 며칠째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 일대 공장에서 수증기가 배출되고 있다. 한편 미세먼지는 서울이 24를 기록하는 등 맑은 수준을 보였다. 2018.01.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할당량 부족으로 3년간 28조5000억원 비용 부담이 발생할 거란 경제계 우려와 달리 제1차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1600만t 넘게 여유분을 남기고 종료됐다. 거래 시장도 매년 2배 이상 몸집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지난달 할당대상업체의 작년 배출권 제출 완료에 따라 2015~2017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제1차 계획기간이 마무리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기간 정부가 업체에 사전 및 추가 할당한 배출권은 총 16억8558만t이며 이 가운데 업체가 배출한 양은 16억6943만t이었다. 업체들이 할당된 양보다 약 1616만t(0.96%) 적게 배출하면서 여유분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배출권 제출대상인 592개 업체 중 402개는 배출권에 여유가 있었으며 배출권이 부족한 곳은 190개 업체였다.

 이는 할당계획 수립 당시인 2014년 '정부의 배출권 할당량이 크게 부족할 것'이라고 주장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의 우려와 상반된 결과다. 당시 이들 단체는 할당량을 넘어선 업체들이 3년간 최대 28조5000억원을 내야 할 거란 비판과 우려를 내놨다.

 김정환 기후변화정책관 기후경제과장은 "실제로 제1차 계획기간에 제도를 운영한 결과 정부의 배출권 할당량이 우려와 달리 과소하지 않았으며 업체의 온실가스 감축노력이 더해지면서 배출권의 부족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거래규모가 미미할 거란 예상도 빗나갔다.

 제1차 계획기간 중 장내 및 장외에서 총 8515만t이 거래됐으며 거래금액은 1조7120억원에 달했다. 배출권 t당 거래가격은 2015년 1만2028원에서 2016년 1만7367원, 지난해 2만1131원으로 1.7배 증가세를 보였다. 3년간 평균 가격은 2만374원으로 집계됐다.

 김 과장은 "배출권 제출시점을 앞두고 배출권 가격이 일시 급등하는 사례가 있었으나, 두 차례의 시장안정화 예비분 공급과 이월 제한조치를 통해 거래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연도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량 및 가격 추이. 2018.09.19.(그래픽 = 환경부 제공)[email protected]

업체 외부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면 그 실적을 인정받아 거래·제출이 허용되는 외부사업도 증가해 81개 사업에서 총 2247만t 감축실적을 인정받았다. 외부사업은 아산화질소(N2O) 저감, 매립가스 활용, 육불화황(SF6) 저감, 신재생에너지 등이 주를 이뤘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제2차 계획기간으로 배출권을 이월한 업체는 454개이며 그 양은 3701만t 수준이다. 이월물량에는 배출권 여유분과 함께, 시장안정화 예비분 매수량, 외부사업 전환 상쇄배출권 등이 포함돼 있다.

 김 과장은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정부와 업체가 함께 협력해 나가면서 배출권거래제가 연착륙하고 있다고 본다"며 "제2차 계획기간에도 업체, 시장과 적극 소통하면서, 배출권거래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