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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정수영 아이오톤 대표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범용 플랫폼 목표…국제 표준 선도할 것"

등록 2018.09.20 08: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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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영 아이오톤 대표, 지난 5일 뉴시스와 인터뷰

아이오톤 프로젝트,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 결합한 BIoT 개발 추진

정수영 아이오톤 대표

정수영 아이오톤 대표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만드는 회사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입니다.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이 IoT 분야에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제 표준도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IT분야에 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소비자와 접점을 찾은 스타트업이 대기업으로 변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산업이 구글과 애플이라는 거대 플랫폼에 탑승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게임이다.

 컴퓨터 한 대로 창업을 시작해 이제는 수천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대기업을 탄생시킨 게임 산업은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뛰어넘은 수출 효자로 거듭났다. 

 하지만 IoT 분야는 아직 국제 표준조차 없어 업계를 주도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전무하다. 이에 중소기업이 하드웨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제대로 된 사업을 펼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마땅한 플랫폼이 없다보니 소프트웨어 개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이 많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브로모빌딩 아이오톤(Ioton) 본사에서 뉴시스와 만난 정수영 대표는 "IoT 분야에서 글로벌 범용 플랫폼으로 성장해 국제 표준화를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이오톤은 올해 7월 17일 설립된 사물인터넷 블록체인(BIoT) 프로젝트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고도로 지능화된 초연결 사회를 위한 사물인터넷 블록체인의 범용 플랫폼을 지향한다. 현재 다년간 IT서비스를 설계한 경험을 갖춘 23명의 팀원들이 모여 블록체인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정 대표는 "아이오톤 플랫폼을 이용하면 IoT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따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필요없이 쉽고 간편하게 론칭을 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처럼 IoT를 위한 체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지난 18년간 다양한 IT기기의 사용자경험(UX)를 설계해 온 전문가다. 남성 개발자가 주를 이루는 업계에 드문 여성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전날에도 팀원들과 밤을 샜다"며 "여성 DNA는 많지 않다. 다들 저를 형이라고 칭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UX 솔루션 업체 '디지탈아리아' 재직시절 휴대폰 플래시 기반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으며, 티맵 초기 UX를 설계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성과를 냈다. 그는 "IT기반의 모든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UX를 경험했다"고 자부했다.

 UX디자인을 해왔던 그가 IoT 기술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기술이 UX를 변화시키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그는 "RFID(무선 주파수 인식) 기술이 처음 나왔을 때는 기술자가 참석하는 컨퍼런스를 찾아 다니며 들었다"며 "기술이 바뀌면 사용패턴도 바뀐다. IoT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가 2006년 창업한 디베이션UX(현 트라이앵글와이드)는 키보드나 마우스 없이 동작인식을 통해 컴퓨터를 제어하는 솔루션 '키모트'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같은 경험이 아이오톤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 시절을 "50만원으로 창업을 시작할 정도로 어려웠다"고 회상한 정 대표는 중소업체의 고단함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IoT는 하드웨어 개발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모두 필요하다. 국내는 이 둘을 모두 갖춘 업체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업계를 주도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사업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비지니스 모델이 기술을 통해 펀딩을 받고 판매하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국내 IoT 생태계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업체간 IoT 서비스가 호환되지 않아, 홈 IoT를 구현하려면 한 업체의 제품을 모두 구입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아이오톤은 다양한 시장 참여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자체적인 IoT 생태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사용자가 직접 IoT 서비스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중소업체에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급해 아이오톤의 생태계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방침이다.

 BIoT 생태계 조성만이 아니라 자체 블록체인 기술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아이오톤의 블록체인 기술은 사용자의 데이터가 플랫폼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 아닌 각 노드(node)별로 저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가 한 플랫폼에 몰려 해킹으로 인한 사용자들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문제를 막겠다는 전략이다. 또 앞으로 디바이스 민주주의(Device Democracy)를 실현하는 동시에 데이터 주권을 이용자들에게 돌려 주는 것을 지향한다.

 그는 "IoT기기의 보안성이 문제가 되는 사례들이 최근 다수 발견되고 있다. 공유숙박업체의 CCTV가 해킹돼 사생활을 침해한 사건도 있었다"며 "IoT 서비스 업체들이 해킹에 취약한 블루투스, 와이파이 방식의 연결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 해킹 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문제를 다른 업체들도 공유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IoT의 치명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상상력에서 시작해 제대로 된 기술을 만들어보자고 대동단결했다"고 강조했다.

 아이오톤 프로젝트는 경쟁사와 달리 IoT 기반 서비스를 갖췄다. 아이오톤은 국내 최초 민간 공유자전거 서비스 에스바이크(S bike)를 운영하는 매스아시아(MaaS Asia)를 파트너사로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아이오톤 개발진이 직접 참여하고 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다만, 매스아시아를 통한 리버스ICO는 아니라고 언급했다.

 최근에는 중국 가전업체 '리안'이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또 글로벌 통신사 타타커뮤니케이션즈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200여개 국가에 단일한 유심칩을 공급하게 됐다. 정 대표는 "IoT 기기는 통신모듈이 바뀌면 제조방식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며 "글로벌 통신사와 협업을 통해 단일 모델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를 통해 선순환되는 토큰 이코노미를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주차 서비스 등을 확대해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할 예정이다.

 아이오톤의 토큰 이코노미는 아이오톤 토큰(ITN)과 스트림 토큰(STM)으로 구성된다. ITN은 거래소에 상장해 다른 코인과 교환이 가능하며, STM은 달러(1STM=0.0025달러)와 연동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자체 서비스에 사용된다. 토큰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 보상을 지급하며, 서비스 이용에 따라 사용자 레벨을 정해 보상을 다르게 책정했다.

 글로벌 범용 플랫폼을 꿈꾸는 만큼 트랜잭션 속도도 최대 30만 TPS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블록을 생성하지 않고 체인의 연결하는 방향성 비순환 그래프(DAG), PBFT(Practical Byzantine Fault Tolerance), 위임지분증명(DPoS)방식을 혼합한 합의알고리즘 방식을 사용한다. 단, 투표방식이 아닌 자체적으로 마스터노드를 선정한다.

 메인넷을 통해 탈중앙화앱(Dapps·디앱)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디앱 개발을 위해 해커톤을 개최해 플랫폼 참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장기적으로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했다"며 "언어적, 거리적 한계가 있는 해외 블록체인을 소개하는 등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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