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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탄핵심판' 헌재 5인, 동시 퇴임…박근혜 파면 언급 없어

등록 2018.09.19 15: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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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19일 퇴임

'朴 탄핵' 결정 내렸던 8명 중 6명이 헌재 떠나

김이수 "탄핵 변론과정, 팽팽한 긴장의 시간들"

'주심' 강일원 등 다른 재판관들 별도 언급없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안창호 헌법재판관 내외(왼쪽부터), 김이수 헌법재판관 내외, 이진성 헌재소장 내외, 김창종 헌법재판관 내외, 강일원 헌법재판관 내외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9.1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안창호 헌법재판관 내외(왼쪽부터), 김이수 헌법재판관 내외, 이진성 헌재소장 내외, 김창종 헌법재판관 내외, 강일원 헌법재판관 내외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9.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이진성 헌법재판소 소장 등 5명의 헌법재판관들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19일 동시에 퇴임했다.

 이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결정했던 8명의 재판관 중 지난해 3월 퇴임한 이정미 전 소장 권한대행을 포함해 6명이 헌재를 떠났다. 헌재는 이날 9명의 재판관 중 5명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사상 초유의 '4인 체제'가 됐다.

 헌재는 이날 오전 대강당에서 이 소장과 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재판관의 퇴임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사익 추구를 돕는 과정에서 대의민주주의제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헌재의 주요 결정으로 손꼽히지만 이날 퇴임사에서는 별달리 언급되지 않았다. 탄핵심판 사건 주심으로 변론 과정에서 날카로운 '송곳 질문'으로 화제가 됐던 강일원 재판관도 이를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탄핵 결정 당시 이 소장과 함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대응이 지나치게 불성실했다고 행적을 꾸짖은 김이수 재판관만이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짧게 회고했다.

 김이수 재판관은 "대통령 탄핵 사건의 변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팽팽한 긴장의 시간들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와 함께 "한국사회에서 입지가 미약했던 진보정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고뇌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며 당시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낸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사건도 되돌아봤다.

 재판관들은 지난날을 회상하며 창립 30주년을 맞은 헌재의 앞날에 발전을 기원했다.

 이 소장은 퇴임사를 통해 "헌법재판의 독립성에 대한 반석 같은 신념을 더욱 강고하게 가져달라"며 "독립성을 바탕으로 불완전한 민주주의를 완성시키는 나침판 역할을 하는 헌법재판을 더욱 발전시켜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오직 재판관들이 재판소 구성권자와 결별하겠다는 의지를 굳건하게 지님으로써 헌법재판의 독립이 확보되는 것"이라며 "헌재가 헌법재판권을 가진 기관이지만 그것은 권력이나 권한일 수 없다. 재판다운 재판을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법재판관 퇴임식을 마친 후 강일원 재판관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8.09.1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법재판관 퇴임식을 마친 후 강일원 재판관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8.09.19. [email protected]

강일원 재판관은 "아시아 최고의 헌법재판소이지만 세계 최고는 아니라는 것이 아쉽다"며 "더 훌륭한 소장님과 재판관님들이 앞으로의 30년에서 우리 헌재를, 우리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 수준의 기본권 보장국가로 올려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당부했다.

 김창종 재판관은 지난 6년간 처리한 사건을 돌아보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기간 총 접수 건수가 1만3009건이었고 그중 3215건을 전원재판부에서 종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날로 증가하는 사건을 어떻게 하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정한 기간 내에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에 관해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며 "명백히 이유 없거나 이미 부적법 각하된 바 있었음에도 계속 반복적으로 같은 내용의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남소(濫訴)를 방지할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호 재판관은 "이제 북한 땅에서도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말하고 자유롭게 신앙하며 결핍과 공포로부터 자유로운 그런 곳이 되는 꿈이 있다"며 "우리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안전하고 행복하며 도덕적으로는 수준 높고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운 그런 국가공동체에 대한 꿈이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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