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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강원석 '내 그리움이 그대 곁에 머물 때'·이응준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등록 2018.09.20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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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강원석 '내 그리움이 그대 곁에 머물 때'·이응준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내 그리움이 그대 곁에 머물 때

'서정문학' 시 부문 신인문학상과 '문학바탕'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강원석의 네번째 시집이다. 77편의 시가 담겼다.

'온몸으로 해를 가려/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품고 있던 촉촉한 빗물로/ 마른 땅을 적시고// 그림 같은 파란 하늘에/ 하얀 양떼도 풀어놓고// 바람 따라 떠다니다/ 산꼭대기에 앉아도 보고// 밤이 되면/ 별들에게 자리를 내어 주는// 저 구름처럼/나도 그렇게'('구름처럼' 중)

'뜨겁던 매미 소리/ 노을빛에 식어 가고// 은근한 귀뚜라미 울음/ 땅거미를 타고 놀 때// 방황하던 계절은/ 초록 위에 머문다// 오는 가을을 맞으려 하나/ 떠나는 여름을 붙들고 싶나// 한 잎 나뭇잎은/ 스치는 바람에 파르르 떤다'('가을이 나뭇잎에 앉을 때' 중)

 시인은 "좋은 시는 잎이 울창한 나무처럼 마음의 휴식을 준다"며 "휴식 같은 시를 쓰고 싶다. 누군가 시 한 편에 마음 한번 쉬어 간다면 시를 쓰는 시간이 마냥 싱그러울 것이다. 눈물 같은 시를 쓰고 싶다. 슬픔을 참지 않고 실컷 울어 버리게 만드는 그래서 훌훌 털고 일어나게 하는 그런 시를 쓰고 싶다"고 한다.

 "시를 읽고 감동과 위로를 받는 독자들, 이런 분들이 있어서 계속 시를 쓴다. 그리고 좋은 글과, 좋은 마음을 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게 된다. 책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고, 사색하기를 습관처럼 즐기게 된다. 스스로의 내면을 다듬고 부족함을 메우려 늘 정진하게 된다. 릴케는 '필연성이 훌륭한 예술작품을 만든다'라고 했다. 시를 통해 행복을 찾는 독자들, 그들을 위해 시를 쓰는 것이 나의 필연성이라고 생각한다." 115쪽, 구민사, 1만2000원


[시집]강원석 '내 그리움이 그대 곁에 머물 때'·이응준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1990년 계간 '문학과 비평' 겨울호에 '깨달음은 갑자기 찾아온다' 외 9편의 시로 등단한 이응준의 네 번째 시집이다. 표제작은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다. 목화가 이별과 고독, 외로움과 슬픔이 집약된 서정적 기호로 다시 태어났다.

'아름다웠던 사랑도 아름다운 추억 앞에서는 구태의연하구나/ 절망과 내가 이견이 없어서 외로웠던 시절은 다 어디로 가서/ 나는 왜 아직 여기 홀로 서 있나, 막연히// 청춘은 폭풍의 눈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등불이었지만/ 재가 되어 사그라지는 내 영혼에/ 상처로 새겨진 문양이여'('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중)

'악마와 짐승 사이의 사생아인 인간조차 재가 되면 깨끗하다// 위대한 불구덩이여'('삶' 전문)

 시인은 "요즘 같은 세상에서 내가 아직도 시인이라는사실이 후회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한다. "다만 내가 날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어서 그래서 남몰래 공포에 시달릴 적마다 만약 내가 시를 쓸 수 없었다면 어쩔 뻔했나 싶을 뿐이다. 세상에서는 이토록 천대받고 무용한 것이 내게는 차마 내 목숨보다 귀하다고까지는 말하지 못할지라도, 적어도 내 목숨을 지켜 줄 정도로는 귀하다." 188쪽, 민음사,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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