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평양정상회담]전문가들 "北, 기존 입장 되풀이" vs "비핵화 의지 공고화"

등록 2018.09.19 18:53:1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비핵화는 제자리걸음, 남북관계 개선은 가속"

"2차 북미회담 성사 시 진전된 비핵화 합의"

"北, 비핵화 의지를 정상회담에서 공식화해"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8.09.19.photo@newsis.com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평양·서울=뉴시스】공동취재단 박은비 남빛나라 김지현 기자 =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9월 평양 공동선언 합의서'와 관련해 진전된 비핵화 방안인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미국이 기대하는 핵 신고·사찰을 비롯한 '의미 있는 비핵화'가 아니라는 우려가 제기된 반면, '핵 위협 없는 한반도'를 명문화하는 등 강력한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울러 평양선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비핵화는 제자리걸음인 반면 남북관계 개선은 가속화하는 불균형적인 합의"라며 ”비핵화를 제외한 나머지가 시속 100㎞의 속도감이라면 비핵화는 10㎞ 수준인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평가했다.

 남 교수는 그러면서 "결국 비핵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결판날 수밖에 없겠다"고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확실하게 약속한 것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기뿐"이라며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일정 부분 기여하긴 하겠지만, 미국의 대북 강경파들을 얼마나 만족시킬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론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남북 정상이 논의한 내용이 모두 평양선언에 담기지 않았을 수 있다"며 "따라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메시지의 내용에 따라 올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만약 올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북미 간 더욱 진전된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평양 옥류관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2018.09.19.photo@newsis.com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평양 옥류관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와 달리 북미가 비핵화와 체제보장 사이에서 선후관계로 기싸움을 했던 국면에서, 북한이 선제적으로 전문가 참관 하에 미사일실험장·발사대 폐기 및 영변 핵시설 폐기 용의를 밝힌 것은 큰 진전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비핵화 협상의 핵심은 북미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핵심적인 의제로 삼았다"며 "그 결과 김 위원장이 직접 핵 없는 한반도, 핵 위협 없는 한반도를 언급했다. 완전한 비핵화보다 강력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미래 핵'인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 폐기하겠다고 한 점은 상당히 중요하다"며 "동창리에서 엔진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가 완전히 폐기되면 인공위성도 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를 내세우면서 미국으로 공이 넘어갔다"며 "비핵화가 남북 정상 간 핵심 의제로 논의된 점 및 북한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 영변 핵시설 폐기 용의를 표명한 것은 상당히 진전된 협의"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비핵화는 여전히 북미관계의 문제다. 비핵화 문제에서 남한이 당사자이자 중재자로서 힘을 받을 수 있도록 북한이 동창리와 영변을 거론해준 것"이라며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의심을 받아온 비핵화 의지를 남북정상회담에서 공식화했다. 진전된 게 없고 로드맵도 없다고 폄하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군사분야 합의서 채택에 대해 그는 "평양선언 1조에서 군사부분을 앞세우고, 부속합의서로 세부 이행사항을 집어넣은 것은 되돌릴 수 없는 평화 의지의 표현"이라며 "군사문제의 획기적 변화를 통해서 전쟁의 위협을 해소하고 남북관계의 전환점을 열겠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약속한 데 대해선 김 위원장의 미국 방문을 시사한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반면 일각에선 실현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1차 정상회담에서 서울 방문 요청을 받고 '적절한 시기'에 방문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북한 최고지도자의 서울 방문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양 교수는 "김 위원장이 정상국가의 정상적인 지도자상을 달성하려는 의지가 있다"며 "싱가포르도 다녀왔고 이번엔 서울에도 가겠다고 한다. 다음엔 워싱턴도 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 교수는 "평양에선 많은 주도권을 갖고 주인공이 되지만 서울에선 조연이 되면서 홈그라운드 이점이 사라진다"며 "상식적으로 '(남한이) 밥을 한 번 사면 (북한이) 한 번 가야지' 식(의 발언일 수 있다)"고 평가 절하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