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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가격' 세계 이커머스 업체들, 선두주자 위협

등록 2018.09.20 10: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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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알디, 가격경쟁으로 승부…미국 제트닷컴, 빠른배송 포기하면 할인

중국 핀둬둬, 친구추천하면 할인…위메프, 각종 특가데이로 입소문

'오직 가격' 세계 이커머스 업체들, 선두주자 위협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전 세계적인 경제 양극화와 불황으로 인해 더욱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상품을 찾는 스마트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가성비’가 뛰어난 소비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가격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서비스가 다소 불편하더라도 오직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가진 업체들이 각 나라 선두주자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선전하고 있다.

 20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가에서도 이 같은 소비심리를 파악한 서비스가 전세계적으로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 ‘알디’가 성공을 거둔 전략을 온라인 시장에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독일 할인점 알디, 시식코너·체험존 없이 '오직 가격'

 독일 할인점 알디는 ‘최고 품질의 상품을 가장 싸게 판다’는 전략으로 유럽은 물론 호주와 미국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오프라인 유통점이 됐다.

 세계 최초로 도입한 카트 보증금 제도, 고객 셀프 포장 제도 역시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 비용을 낮추고, 이를 가격에 재투자하겠다는 취지다.

  시식코너, 체험상품도 알디 매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각 시즌 별 프로모션을 위한 장식 및 인테리어도 생략했다. 심지어 매출과 직결되는 매장 운영시간도 단축했다. 이렇게 절감한 비용은 모두 상품 가격을 낮추는데 사용된다.

 그 결과 알디는 아마존의 파상공세에 고전하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가와 달리 고객들의 지지를 얻으며 탄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제트닷컴·핀둬둬, 美中서 가격 경쟁력 앞세워 선전

 온라인 부문에서는 미국 제트닷컴과 중국 핀둬둬가 알디와 유사한 방식으로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절대강자가 있는 시장에서 거둔 성공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

 제트닷컴은 ‘같은 물건을 아마존보다 더 싸게 판다’는 경영전략이 주효했다. 아마존을 비롯한 많은 유통기업들이 빠르고 편리한 배송에 주력할 때 제트닷컴은 더 낮은 가격으로 눈을 돌렸다. 주문한 제품을 다소 늦게 손에 쥐더라도 가격만큼은 확실히 싸다는 소비자 경험이 축적되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실제로 제트닷컴은 주문 후 2일내 배송(제트닷컴에서 가장 빠른 배송 기한)을 포기한 고객에게는 제품 가격을 할인해준다. 무료반품 배송을 포기한 고객에게도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제품을 대량 구매하면 가격 역시 이에 비례해 떨어진다. 물류비용을 낮추는 대신 이를 낮은 가격으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아마존을 능가하는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이에 힘입어 제트닷컴은 2015년 10억 달러(약 1조1256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 월마트가 33억 달러(3조7144억원)를 들여 제트닷컴을 인수한 것도 온라인에서 아마존에 대응할 유일한 무기라는 판단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핀둬둬(拼多多) 역시 창사 3년만에 중국 내 3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2015년 9월 창업한 핀둬둬는 지난 7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고, 첫날 주가가가 40% 이상 뛸 정도로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핀둬둬 역시 월등히 싼 가격이 성공비결이다. 핀둬둬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친구 추천’이라는 다소 번거로운 기능을 넣었다. 과거 그루폰 등 소셜커머스 서비스의 공동구매 방식을 발전시켜 SNS를 통해 친구에게 핀둬둬 상품을 추천하고, 이를 통해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오직 가격' 세계 이커머스 업체들, 선두주자 위협

친구에게 핀둬둬의 특정 상품을 추천해 자신과 친구가 모두 해당 상품을 사면 원래 가격에서 20~30% 상당의 할인을 진행해주는 식이다. 공동구매 고객 규모에 따라 가격할인이 70% 가까이 진행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소비자가 더 많은 할인 혜택을 위해 자발적으로 핀둬둬 상품을 홍보하고 나서면서 마케팅 비용 절감과 모객,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현재 핀둬둬는 홈페이지 순방문자(Active User) 기준으로 중국 2위 이커머스인 징둥을 이미 넘어섰다. 1위 알리바바 역시 핀둬둬의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이를 벤치마킹한 공동구매 서비스 ‘핀퇀’을 뒤늦게 내났을 정도다.

 ◇위메프 ‘특가대표’ 전략으로 가격파괴..거래액 쑥쑥

 한국에서는 위메프가 ‘특가’를 앞세워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모으고 있다. 매달 월과 일의 숫자가 겹치는 날에 진행되는 특가데이에는 99원부터 제품을 판매한다. 특히 특가데이에 참여하는 파트너사들은 모두 인터넷 최저가 조건을 충족한다. 매 시각 한정수량 특가 제품을 쟁취하기 위한 이용자들의 방문이 폭주하면서 서버접속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단 하루만 인터넷 최저가로 상품을 판매하는 ‘투데이특가’와 밤에만 판매가 진행되는 ‘심야특가’ 도 입소문을 탔다. 각각 정오(12시)부터 오후 11시59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만 상품판매가 진행되는 이들 특가 행사 역시 모두 인터넷 최저가로 진행된다.

 또 7월 첫 선을 보인 위메프 히든프라이스는 주요 포털에 공시되는 인터넷 최저가 대비 20% 이상 저렴한 제품만 입점할 수 있다. 별도의 신청을 통해 판매 링크를 받아야 상품 구입이 가능하고, 링크를 받기 전까지는 제품의 가격도 확인할 수 없지만 가격이 파격적인 수준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가성비를 따지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 7월에는 월 거래액 5000억원을 넘어섰다. 2016년 7월 월 거래액이 25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2년만에 2배 이상 규모를 키웠다.

 고객이 증가하면서 위메프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파트너들의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 유통업계에서는 꿈의 숫자인 일매출 1억원을 돌파한 위메프 파트너들의 판매상품은 지난 1월 44개에서 지난 7월 356개로 8배 이상 늘었다. 위메프는 올해 연간 누적기준 3000개 이상의 일매출 1억딜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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