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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남고속 버스 파업 첫날…출근길 시민들 큰 불편

등록 2018.09.20 14: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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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이병희 기자 = 20일 오전 7시30분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아주대삼거리 정류장에 시내버스 파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8.09.20. heee9405@naver.com

【수원=뉴시스】이병희 기자 = 20일 오전 7시30분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아주대삼거리 정류장에 시내버스 파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8.09.20.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이병희 기자 = “10분 거리인 수원 인계동으로 출근하는데 이유도 모른 채 버스를 40분 기다렸어요. 버스가 오지 않아서 택시를 기다렸는데 택시도 30분 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주대입구 정류장 옆 택시정류장, 50대 남성)

 “원래 사람이 많은 버스인데 평소보다도 더 많아서 너무 불편했어요. 학교에서 공지는 따로 없었는데 다행히 SNS로 친구들이 알려줘서 버스 파업 소식 알고 학교 늦을까봐 30분 일찍 나왔어요” (아주대삼거리 정류장에 내린 고등학생) 

 용남고속·용남고속버스라인이 임금협상 결렬로 파업에 돌입한 20일, 출근시간 경기 수원 시민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출근길 시민들은 대체버스가 없어 수차례 환승을 하거나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수원 시민들이 환승을 많이 하는 곳인 수원시 팔달구 아주대 삼거리 근처 정류장 앞. 이른 아침부터 내린 비에 출근길 시민 15명 정도가 저마다 우산을 들고 정류장에 붙은 안내문과 버스 운행 정보 전광판을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이들은 오지 않는 버스에 혹여 늦을까 계속해서 휴대전화를 꺼내 시계를 쳐다봤다. 10분 쯤 지나자 수원역으로 향하는 버스 한 대가 들어왔다. 승객 10여 명이 우르르 버스로 몰려갔지만, 이미 승객이 꽉 차 있던 버스에 전부 탈 수는 없어 4명이 다시 정류장으로 돌아왔다.

 수원역행 버스를 타지 못한 신모(43)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탔다”고 말했다. 신씨는 평소 집 근처에서 7000번이나 8800번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시청 근처로 출근한다.

 신씨는 “미리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대체버스가 없는 상황이다. 집에서 여기(아주대입구 정류장)로 왔고, 다시 환승해서 수원역으로 간다. 수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이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인데 대책 마련이 미흡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최모(26·여)씨도 “미리 알아서 기차표를 예매하긴 했지만 여러 차례 환승해서 수원역까지 이동해야 해서 너무 싫고 불편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최씨는 “광역버스를 타면 1시간 정도 자면서 편하게 가지만, 오늘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여러 번 갈아타면서 계속 서 있어야 한다. 3년 넘게 서울역 근처로 출퇴근을 했는데 처음으로 기차를 예매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이날 광역버스 운행중단에 대비해 전세버스를 투입해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밝혔지만, 신씨와 최씨처럼 수원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이용할 수 없었다.

 애초 수원터미널~광교중앙역, 수원터미널~광교역 노선에 전세버스 60대를 투입하기로 했지만 수원여객이 파업을 철회하면서 실제 운행은 수원터미널~광교중앙역 노선에 10대만 운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노선은 광교중앙역 방향으로만 편도 운행됐기 때문에 광역버스 대신 기차나 지하철을 타러 수원역으로 이동하는 사람은 이용할 수 없었다.
 
 그나마 운행됐던 무료 셔틀버스도 시민들에게 홍보가 되지 않아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고, 셔틀버스가 일부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일도 발생했다.

 수원시청 관계자는 “노선계획을 미리 보내 알렸지만, 전세버스 기사가 첫날이라 미숙하다보니 정류장에 서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있었다. 버스가 서지 않고 지나쳤다는 항의전화를 2건 받았다”고 말했다.

 시내버스 파업 소식을 모른 채 나왔다가 낭패를 본 시민들도 있었다. 수원시는 전날 오후 4시 이후 각 정류장마다 안내문을 붙였지만, 시민들에게 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모(52·여)씨는 “집 앞에서 88-1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계속 차고지에 있다고 나왔다. 한참 기다리다가 늦을 것 같아 다른 버스를 타고 환승하러 아주대입구 정류장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파업한 줄도 몰랐다. 평소에는 15분이면 가는 출근길이 40분도 더 걸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주대삼거리 정류장에 온 김모(29·여)씨도 정류장에 도착해서야 버스 파업 소식을 접했다며 “환승을 하면 늦을 것 같다”며 택시를 택했다.

 김씨는 “버스가 없어 택시를 타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택시도 안 잡힌다. 미리 알았으면 일찍 나왔을 텐데 버스 정류장에 와서야 알았다. 미리 공지도 안 하고 너무 소홀하게 대처한 것 같아 짜증난다. 지각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용남고속 노사는 18일 오후 7시부터 전날 새벽까지 이어진 임금 협상 결렬로 용남고속·용남고속버스라인 소속 시내·시외·좌석·공항버스 400여 대의 20~21일 파업을 결정했다. 추석 연휴인 22~26일은 정상 운행하지만, 재협상 결과에 따라 27일부터 다시 총파업이 이어진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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