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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상생경영]현대카드 "지속 가능한 새로운 생태계를 설계하다”

등록 2018.09.20 16: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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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가파도 프로젝트

가파도 전경

가파도 전경

【서울=뉴시스】곽경호 기자 = ‘물로 완전히 둘러싸인 대륙보다 작고, 암초보다 큰 땅’

바로 섬이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은 바다를 통해서는 어디든 오고 갈 수 있지만 육로로는 이동이 단절된 공간이다. 완전한 개방과 고립이 공존하는 섬의 지리적 특성은 섬 특유의 생태와 문화를 형성했으며 이 같은 특징은 육지 사람들에게 섬에 대한 특별한 환상이나 동경을 심어줬다. 특히 각박한 삶에 지친 도시의 현대인들에게 섬은 치열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새로운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낭만적인 도피처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에는 3,300개가 넘는 섬이 있다. 이 중 2,800개 이상이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이고,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은 약 470개 가량이다. 여행인구가 늘고 교통 인프라가 발달하면서 섬을 찾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제주도나 거제도처럼 잘 알려진 섬뿐만 아니라 기존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섬을 찾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려한 자연경관이나 낚시 등의 레저활동 장소를 넘어 그 섬만이 지닌 특별한 매력으로 주목 받는 섬이 드물다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패러다임의 프로젝트로 주목 받고 있는 섬이 하나 있다. 바로 그 곳은 제주도 남서쪽에 위치한 ‘가파도(加波島)’다.

현대카드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가파도 특유의 자연 환경에 새로운 컨셉을 더해 가파도를 지금껏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섬으로 탈바꿈시켰다.

◇섬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정의하다

가파도는 제주도 남서쪽 모슬포 운진항에서 배로 약 15분 거리(약 5.5km)에 위치하고 있다. 섬의 크기(약 0.84㎢)가 동서로 약 1.3km, 남북으로 약 1.4km에 불과해, 섬 중심에서 어디든 15분이면 갈 수 있다. 또,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0m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나지막한 지형이어서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현재, 약 170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10%는 농업 및 기타). ‘카본프리 아일랜드(Carbon-Free Island)’로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있는 가파도는 섬을 대표하는 청보리 축제에 매년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을 정도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서울=뉴시스】가파도 청보리밭

【서울=뉴시스】가파도 청보리밭

하지만 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섬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섬 본연의 모습이 훼손되는 일도 잦아졌다. 단순 관광객을 겨냥한 임시 시설물이 늘어나고, 마을 상권이 흔들리는 등 섬의 환경과 섬을 지탱하던 시스템이 위협받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12년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가파도를 새로운 패러다임의 섬으로 바꾸는 '가파도 프로젝트 (www.gapado.org)'를 시작했다.

그 출발점은 섬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은 폐쇄적이면서도 외부 충격에 약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가파도처럼 규모가 작은 섬은 더욱 그러하다.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가파도 생태계와 주민들의 생활, 가파도 특유의 지역문화와 새로운 문화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청사진을 그려냈다. 자연생태계 회복을 바탕으로 농어업을 새롭게 발전시켜 젊은이들을 가파도에 정착시키고, 문화와 예술공간을 확충해 주민과 여행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환경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카드, 지속 가능한 새로운 생태계를 고민하다

【서울=뉴시스】가파도 Air

【서울=뉴시스】가파도 Air

2012년 '가파도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현대카드는 사내 전담 팀을 꾸렸다. 전담 팀 직원들은 무려 6년여 동안 서울과 제주, 가파도를 오가며 제주특별자치도 실무진이나 가파도 주민들과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컨셉에 대한 논의를 거듭했다.

관계자들의 프로젝트 관련 회의만 약 1,500회, 참여 인원은 600여 명에 이르렀다. 현대카드 전담 팀이 서울과 제주를 왕복한 횟수는 2,000회를 넘어섰고, 담당자들이 사례조사와 연구를 위해 베를린과 암스테르담, 슈투트가르트, 이누지마 등 국내외 20여 곳을 이동한 거리가 40만Km에 달했다. 특히, 현대카드는 단순 개발과 정비사업의 차원을 넘어 < 가파도 프로젝트 >만의 새로운 철학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원오원 건축사무소(건축가 최욱)’와 함께 가파도의 역사와 문화, 식생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를 도출했다.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가파도의 풍경과 문화가 훼손되지 않도록 개발과 관광의 밀도를 조절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우선, 대대적으로 새로운 건축물을 짓기보다는 최대한 기존 건물을 활용했으며, 신규 건축물을 만들 때는 가파도 특유의 나지막한 지형을 비롯해 주민들이 오랫동안 가파도에 적응하며 만들어 온 가옥들을 존중하고 보호했다. 이를 통해 방문객 등 많은 사람들이 마을 고유의 경관과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주민 활용도가 낮았던 일부 해안도로를 자연 상태로 복구해 단절됐던 토양-해안-바다의 생태 순환을 회복시킬 계획이다.


가파도 여객선 매표소

가파도 여객선 매표소

'가파도 프로젝트'는 주민들이 자립하고 젊은이들을 가파도로 다시 불러 모을 수 있는 자립적인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데도 역점을 뒀다. 이를 위해 가파도에서 생산되는 농어업물 가공품의 개발과 판로를 확대하고, 각 산업의 생산시설을 정비해 이 공간이 생산은 물론 마을 주민들이 커뮤니티 활동도 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사업들을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도록 해 가파도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익을 지역에 환원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지속 가능한 순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태와 경제뿐만 아니라 섬 내 문화가 발전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예술가와 문학가, 인문학자 등이 거주하며 문화 활동을 하는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rtist in Residence, AiR)’를 새롭게 만들었다. ‘가파도 AiR’는 국내외 작가들이 독특한 가파도의 자연환경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공간으로, 이 곳에서 펼쳐지는 창작활동과 산출된 작품들은 가파도의 문화적 가치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섬을 새롭게 디자인하다

'가파도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공간은 다음과 같다.

【서울=뉴시스】가파도 하우스

【서울=뉴시스】가파도 하우스

▷가파도 AiR(Artist in Residence, AiR)

앞서 간단히 살펴본 대로 ‘가파도 AiR’는 예술가와 문학가, 인문학자 등이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진행하는 곳으로, 섬 전체에 새로운 활력과 문화의 기운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공간이다. 이 곳에서는 시각예술은 물론 건축과 문학, 음악 등 다양한 예술분야의 창작활동이 가능하다.

‘가파도 AiR’는 본관과 별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 면적이 약 1,542㎡인 본관은 작가들의 개인 숙소와 작업 공간인 개인 스튜디오, 커뮤니티 룸(공용공간), 갤러리, 테라스 등이 자리잡고 있다. 평지섬인 가파도의 원풍경을 보존한 지상층과 이 공간의 문화와 역사를 축적하는 지하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0년 가까이 방치되어 있던 지하 구조물을 적극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가파도 내 곳곳에 위치한 별관은 총 2개 동(4실)으로 아티스트들의 개별 스튜디오와 숙소로 사용된다.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입주 작가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우선 '가파도 프로젝트'의 실무진들은 제주도를 방문하는 국내외 유수의 큐레이터를 가파도로 초청,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큐레이터 미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시간을 통해 ‘가파도 AiR’의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과 창작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큐레이터들은 새로운 작가와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다.

또, 작가의 입주 기간 중 작업현장과 작품을 외부에 공개하는 ‘오픈 스튜디오’ 행사를 진행하고, ‘가파도 AiR’는 물론 외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입주 작가들의 작품 전시도 지원한다. ‘가파도 AiR’는 해외 유수의 아티스트 레지던시와 교환 프로그램을 마련해 작가들이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가파도 어업센터&레스토랑

【서울=뉴시스】가파도 어업센터&레스토랑

▷여객선 매표소

배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가파도에서 여객선 매표소는 가파도 여행의 처음과 마지막 인상을 결정 짓는 핵심 공간이다. 하지만 기존 매표소는 여객선 티켓 판매라는 단순한 기능밖에 수행하지 못하는 공간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단장한 매표소는 가파도의 전경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주변 지평선이나 수평선과 이어지듯 평평한 형태로 건축됐다. 또, 단순히 티켓을 사고 배를 기다리는 기능적 공간을 넘어, 여행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여행을 마친 이들에게는 가파도 특산품과 기념품을 통해 가파도에 대한 인상과 경험을 간직하고 떠날 수 있도록 탈바꿈했다.

▷원지형 및 원식생 회복지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난개발로 훼손된 섬마을 풍경을 복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옛 거주민들의 흔적인 돌담과 우물 등을 복원하고, 상동포구 정면을 가로막고 있는 건물과 과도하게 조성된 해안도로를 철거해 섬의 본래 모습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더불어 수백년 된 돌담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산책로를 조성해 가파도 원지형과 식생을 회복시키고 이 같은 생태계 복원 작업을 섬 전체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가파도 하우스(숙박시설)

【서울=뉴시스】스낵바

【서울=뉴시스】스낵바

넓게 펼쳐진 청보리밭과 바다 위로 떨어지는 노을, 제주 본섬 항구 불빛이 어우러지는 야경은 가파도의 가장 매력적인 자산 중 하나다. ‘가파도 하우스’는 가파도의 밤을 비롯해 가파도를 더욱 오롯이 느끼고자 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숙박시설이다.

가파도 전체에 총 6개 동(1실/1동)의 ‘가파도 하우스’가 자리잡고 있으며, 각각의 건물은 철거 위기의 빈집을 리모델링해 마을 풍경과 이질감을 없앴다. ‘가파도 하우스’는 제주 본섬과 바다, 청보리밭, 돌담 등 저마다 다른 풍경을 지니고 있다.


▷어업센터 & 레스토랑

어업센터는 가파도 경제의 근간이 되는 곳으로 섬 내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지만, 어업활동이나 해녀들의 삶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어민 및 해녀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해조류나 그물 등을 손질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만들고, 어업센터 내 선주 사무실도 마련했다.

어업센터 내에는 여행객들이 가파도 해산물 요리를 직접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도 새롭게 설치했다. 레스토랑에는 가파도 해녀들이 직접 잡은 조개와 소라, 생선 등을 구워주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으며, 레스토랑에서는 식사와 함께 해녀들로부터 그들의 생활과 물질에 대해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스넥바 & 아카이브룸

【서울=뉴시스】아카이브룸

【서울=뉴시스】아카이브룸

그 동안 가파도에는 마땅한 휴식공간이 없어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서둘러 섬을 둘러본 후 배 시간에 맞춰 떠나는 게 일반적이었다. 스낵바는 이 같은 가파도의 상황을 고려해 신설한 곳으로, 여행객들은 이 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가벼운 음료와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스낵바 뒤편에 위치한 아카이브룸은 2013년부터 진행된 < 가파도 프로젝트 >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중앙에는 섬의 특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가파도의 미니어처 구조물이 자리잡고 있으며, 벽면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가파도 프로젝트 소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아카이브 내에서는 가파도의 풍경과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촬영한 사진도 상시 전시한다.

▷ 마을 강당

섬 중앙에 위치한 마을 강당은 기존 농협 창고를 리뉴얼 해 만든 다목적 공간이다. 지금까지 가파도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제대로 된 공간이 없었다... 새로운 마을 강당은 마을 행사를 비롯해 주민들이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를 펼치고, 놀이나 가벼운 운동을 통해 친목을 도모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강당은 ‘가파도 AiR’에서 진행하는 아트 워크숍 등을 위한 장소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파도를 선물하는 섬을 꿈꾸다

“개발은 언제나 기존 것을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일까?”

【서울=뉴시스】가파도 마을강당

【서울=뉴시스】가파도 마을강당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개발이란 과거를 부정하면서 시작된다. 남아있는 것들은 단순히 낡은 것, 시대에 뒤쳐진 것으로 치부되고, 쉽게 철거의 대상으로 규정된다. 그리고 기존 것들이 사라진 자리는 크고, 높고, 매끈한 새로운 것들이 대신한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개발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지역들은 지명(地名)을 떼놓고 보면 어느 지역인지 알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지형적 특징이나 역사적 배경은 사라지고, 개성을 잃은 현대성(modernity)만 가득 차 있는 것이다.

현대카드는 이 같은 개발에 대한 통념과 그 결과물에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자신들이 생각하는 답을 내놓았다. 그 답이 바로 < 가파도 프로젝트 >다.

현대카드는 그 동안 ‘지키기 위한 변화’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강원도 ‘봉평장’과 광주광역시의 ‘1913송정역시장’을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일반적인 시설현대화 대신, 각 전통시장이 지닌 고유한 매력을 바탕으로 두 곳의 전통시장을 부활시킨 것이다.

‘지키기 위한 변화’라는 현대카드의 철학은 이번 < 가파도 프로젝트 >에도 오롯이 투영되어 있다. 현대카드는 6년여 시간 동안 가파도의 자연과 문화, 역사, 경제 등 다양한 부문을 세심하게 연구하며 프로젝트를 진행시켜 왔다. 그리고 마침내 아름다운 환경과 사람 그리고 문화가 공존하는 가파도만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선보인다.

가파도에 들어서 야트막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드넓은 청보리밭이 나타난다. 바람을 타고 싱그럽게 일렁이는 청보리밭 뒤편엔 깨끗한 제주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 바다에는 힘차게 물질을 하는 해녀들이 있다... 그들이 건져 올린 해산물로 식사를 즐기고, 그들의 바다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다. 다시 길을 나서 걷다 보면 작품 활동을 하다가 쉬고 있는 예술가들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이들의 다양한 작품과 작업과정을 살펴보는 일은 가파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우리나라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섬을 만나고 싶다면 가파도에 가보길 권한다. 이름처럼 사람들의 마음에 새로운 파도를 더해줄 가파도(加波島)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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