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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운용, 상처뿐인 승리…'운용보수 인하' 요구만 커졌다

등록 2018.09.20 18: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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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운용, 19일 임시주총 통해 맥쿼리인프라 운용사 지위 유지

운용보수 인하 요구↑…"기관 투자자들 관심 환기" "문제 시 직접 움직일 것"

반대 권고했던 대신자산운용 "이사회 운영에 문제, 자발적 개선 의지 필요"

맥쿼리운용, 상처뿐인 승리…'운용보수 인하' 요구만 커졌다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맥쿼리자산운용이 19일 주총을 통해 상장 맥쿼리인프라투융회사(맥쿼리인프라)의 위탁운용사 지위를 유지한 가운데 주주들의 운용보수 인하 요구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국 '상처뿐인 승리'로 남게됐다.

운용사 교체 찬성표가 30% 넘게 나온 데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의견은 교체 찬성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운용보수에 대한 문제는 언제든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이번 갈등으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킨 만큼 운용보수 인하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산운용사 교체 안건 찬성률 31.1%…맥쿼리운용, 운용사 지위 유지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운용은 맥쿼리인프라가 전날 진행한 임시주주총회에서 '법인이사인 집합투자이사 변경' 안건이 부결돼 위탁운용사 지위를 지켰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정우영 맥쿼리인프라 감독이사는 "집계 결과 임시주총에 참석한 2억5820만597주(발행주식의 74%) 가운데 자산운용사 교체에 찬성하는 주식 수는 1억858만486주(발행주식의 31.1%)로 과반수 확보에 실패했다"며 "발행주식 수의 과반수가 찬성하지 않아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백철흠 맥쿼리운용 대표는 "이번 결과는 맥쿼리운용이 지난 16년 간 주주에게 제공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어려운 자산운용시장에서도 맥쿼리인프라가 지금까지 거둔 투자 성과와 맥쿼리의 역량에 대한 주주 신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주총회는 플랫폼파트너스가 맥쿼리운용의 과도한 운용보수를 지적하며 시작됐다.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운용이 지난 12년간 운용보수로 배당금의 32%가량인 5353억원을 가져갔고 이는 다른 인프라펀드 운용보수보다 최대 30배가량 많다며 꼬집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맥쿼리운용의 펀드 운용보수가 과도하다며 10분의 1로 낮추고 성과보수를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운용보수 관련 관심 환기…운용보수 인하 목소리↑

플랫폼파트너스는 이번 주주총회로 운용사 변경은 무산됐지만 계속해서 맥쿼리인프라의 주주가치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랫폼파트너스는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맥쿼리인프라의 주주가치 개선에 대한 확신을 기반으로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의결권 지분 총 4.1%를 보유 중인 주요주주다"며 "맥쿼리운용의 즉각적인 맥쿼리인프라 주주가치 개선 활동을 응원하며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플랫폼파트너스는 "국내외 명성 있는 5개 의결권자문기관이 공통적으로 보수 인하와 이사회 구성의 문제에 대해서 지적했다"며 "운용사 변경이라는 극단적 안건에도 동의한 31%의 주주 의사를 엄중히 받아들여 개선요구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종현 플랫폼파트너스 본부장도 "가장 큰 수확은 기관투자자들이 운용보수 관련 문제를 파악했다는 부분이다"며 "짧은 시간 내 이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 본부장은 "이제는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관들이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맥쿼리가 개선해나가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사진=맥쿼리인프라투융회사 홈페이지 캡쳐

【서울=뉴시스】 사진=맥쿼리인프라투융회사 홈페이지 캡쳐



◇'반대' 권고했던 대신자산운용 "자발적 개선 의지 필요"

앞서 운용사 교체 반대 의견을 피력했던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이사회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보수체계의 합리성 등을 포함한 이사회 운영에 대한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며 "사회에 대한 감시기능을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독립적인 '감독이사 1인'을 선임해 자발적인 개선 의지 표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본부장은 "이번 안건에 대한 판단 기준은 보수체계의 합리성, 법인이사 변경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의 우려 여부, 향후 법인이사의 전문성 유지 여부 등이었다"며 "법인이사의 변경 후에도 그동안 주주에게 안정적으로 환원했던 총주주수익률(TSR)이 보장될 수 있는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반대 권고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수체계 합리성에 대해서도 "주주제안에서 제시한 보수체계 조정 폭이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글로벌 유사 펀드 대비 운용보수가 일부 과도한 면이 있다는 점도 인정된다"며 "맥쿼리운용의 현 보수체계 합리성에 대해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임시주총으로 운용사 변경은 무산됐지만 적정 운용보수에 대한 시장 관심을 환기시켰다"며 "맥쿼리운용도 지난 8월 기본보수 인하 및 성과보수 산정, 지급 요건 강화 등을 통해 운용보수 조정 여지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맥쿼리운용의 보수조정으로 당장 3분기부터 성과보수 지급 리스크가 축소되고 4분기부터는 기본보수가 인하되는 등 분배금 상승 및 안정성 강화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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