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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로젠스타인 법무 부장관, 트럼프를 비밀리에 직접 도청할 것 제안"

등록 2018.09.22 09:58:00수정 2018.09.22 1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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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로드 로젠스타인 미 법무차관(오른쪽)이 지난 6월28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함께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공화당 하원의원 11명은 25일(현지시간) 로젠스타인 차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탄핵안이 즉각 표결에 부쳐질 것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2018.7.26

【워싱턴=AP/뉴시스】로드 로젠스타인 미 법무차관(오른쪽)이 지난 6월28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함께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공화당 하원의원 11명은 25일(현지시간) 로젠스타인 차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탄핵안이 즉각 표결에 부쳐질 것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2018.7.26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로드 로젠스타인 미 연방 법무부 부장관이 지난해 5월 자신이 직접 도청 '와이어'를 몰래 착용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자리에 나가 대통령이 하는 말을 녹음하겠다는 뜻을 발설한 적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1일 오후(현지시간)  보도했다.

법무부 고위 관리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한 제안이었으며 1월20일 취임한 지 4개월 이 채 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할 수 없는 언행'을 직접 채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또 로젠스타인 장관은 비슷한 시기에 부통령과 내각 장관 반 이상이 찬성하면 업무 수행 능력이 결여된 대통령을 권한 정지하고 부통령에게 직을 넘기도록 하는 수정헌법 25조의 발동을 역시 제안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백악관 출입팀장이 공동 작성한 이날 기사에서 주장했다.

타임스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에 관한 이 같은 '폭탄' 폭로 기사를 익명의 법무부 고위 관리들의 전언을 기사 출처로 제시했으며 또 앤드루 맥케이브 전 FBI 부국장이 재임 중 작성해 퇴임 시 관련 기관에 넘긴 메모도 출처의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임명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칭찬보다는 비판의 타깃이 되어왔던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뉴욕 타임스의 기사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즉각 부인했다. 자신에 대한 악의적인 동기가 읽혀진다는 것이다.

로젠스타인이 트럼프에 대한 직접 도청을 제안했다는 타임스의 기사 내용은 전체로 보아 트럼프보다는 로젠스타인을 '이상한' 인물로 보이도록 하고 있다. 이는 줄곧 트럼프에 비판적이었던 이 신문의 평소 논조와는 어긋나는 것이다. 트럼프 측근 충성파들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로젠스타인을 해임하려는 움직임을 드러내왔으며 타임스는 로젠스타인에 관해 우호적으 보도해왔다.

트럼프나 그 측근들이 로젠스타인 부장관을 현재 좋지 않게 보는 이유는 로젠스타인이 러시아의 2016 미 대선 개입 의혹 및 트럼프의 사법방해 의혹을 조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조사를 직접 통제하는 최고 상관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20일 취임했으며 트럼프가 연방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이 지명자로서는 가장 빠른 2월9일 상원 인준을 받고 장관에 취임했다. 그러나 3월1일 세션스가 인준 절차 FBI 조사에서 대선 시기에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난 사실을 숨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3월2일 세션스는 장관직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연방 수사기관의 러시아 기입 관련 수사 지휘선상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법무부 산하 FBI는 2016년 7월부터 비공개로 러시아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으며 2017년 1월에는 미 정보기관 수장들이 러시아에 대한 의혹을 공개적으로 시인했었다.

러시아 의혹을 수사하는 FBI 국장은 제임스 코미였다. FBI는 법무부 부장관이 직속 상관으로 주요 사안을 보고해야 되는데 이 자리에 로드 로젠스타인이 3월20일 트럼프에 의해 지명되고 4월26일 상원 인준되어 취임했다. 로젠스타인은 등록 공화당원으로서 2004년 부시 정권에 의해 메릴랜드주 연방지검 검사장으로 지명, 인준된 뒤 부장관 지명 당시 13년 동안 계속 임직해 93명의 연방 지검장 중 최장수 지검장이었다. 연방 지검장은 연방 판사와 같이 상원 인준을 받지만 판사와 달리 4년 임기이며 대통령에 의해 해임될 수 있다.

5월9일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FBI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그러면서 직속 상관인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코미에 관해 쓴 비판적 메모를 그 근거로 언론에 제시했다. 실제 로젠스타인은 정식 취임 얼마 후에 트럼프 대통령 등과 회동한 자리에서 코미에 대한 비판 메모를 쓰겠다고 자청한 바 있다. 내용은 코미의 힐러리 클린턴 개인 이메일 서버 관련 수사가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런데 로젠스타인은 이때 트럼프가 자신의 메모를 코미 해임의 근거로 제시한 데 대해 큰 충격과 실망을 받은 것으로 그간 알려졌고 이날 뉴욕 타임스도 재차 보도했다. 이 같은 트럼프 언행에 대한 불신에서 도청 와이어 착용 및 수정헌법 25조 제안이 나왔다는 것이다.

로젠스타인은 5월9일의 코미 FBI 국장 해임 직후 후임 국장 선임과 관련해 트럼프와 회동했고 대통령과 같이 후보들을 면담했는데 이 자리에 갈 때 자신의 전화기가 체크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나 동행하는 법무부 관리들이 와이어를 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신문은 로젠스타인이 제안을 그저 농담으로 했다는 일부 정보원들의 말도 소개했으나 아주 진지한 제안이었다는 다른 소식통의 말을 더 무게있게 실고 있다.

로젠스타인은 5월9일 이후 FBI 후임 국장 인선 외에 법무부 지휘 하에 특별검사가 러시아 의혹 수사를 맡기로 함에 따라 특별검사를 선정할 책임자가 됐다. 세션스 장관이 할 일이었으나 러시아 관련 업무에서 지휘를 스스로 제외시킴에 따라 부장관인 로젠스타인이 특검의 임명 및 통제의 모든 책임을 맡게 된 것이다.

5월17일 로젠스타인은 등록 공화당원인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임명했다. 그러면서 특검에게 수사 중 의혹이 생기면 러시아와 직접 관련 없더라도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주었다. 여기에서 뮬러 특검은 코미를 FBI 국장에서 해임한 트럼프의 5월9일 행위를 사법방해 혐의로 조사하게 된다.

이때부터 트럼프는 뮬러 특검뿐아니라 로젠스타인 부장관을 틈만 나면 공격하고 비판하게 되었다.

트럼프에 사전 통고 없이 전격해임된 코미는 한 달 뒤 의회에 나와 대통령 당선인 신분부터 트럼프와 한 6차례 회동을 대해 트럼프가 러시아 수사에 관한 이상한 요구를 했고 특히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게 하겠다고 폭로했다. 

이런 배경에서,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세션스 장관을 대신해 12만 연방 법무부를 이끌거나 특검 수사를 전적으로 통제하기에는 행동이 일관성이 없고 즉흥적인 면이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되는 21일의 뉴욕 타임스 기사의 소스를 반 로젠스타인 진영으로 보는 추측이 가능하다. 평소 로젠스타인에 우호적이었던 타임스가 이를 기사화 한 것은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로젠스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로젠스타인(54)는 유대계이며 펜실베이니아대와 하바드 로스쿨을 나와 1990년에 법무부에 들어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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