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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기조연설, 트럼프-문재인-리용호 '비핵화' 메시지 주목

등록 2018.09.23 14: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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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북미 대결 구도…1년만에 변화된 메시지

北, 평양선언 성과 강조…북미대화·비핵화 강조할 듯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2018.09.19.  photo@newsis.com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2018.09.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제73차 유엔총회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가운데, 남북미 3자가 '9월 평양공동선언'(평양선언)의 결과를 토대로 어떤 메시지를 발신할지 관심이 모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유엔총회 연설은 북미간 대결을 그대로 보여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이라고 부르며, "우리 스스로와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경고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도 이에 반격, "자살 공격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 이상자', '악통령(악의 대통령)' 등으로 표현했다.

 또 리 외무상은 "미국 땅의 무고한 생명들이 화를 입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트럼프의 책임"이라며 "미국은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핵무기를 만든 나라로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하여 수십 만의 무고한 민간인들을 대량 살육한 나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1년 만에 개최된 이번 유엔총회에서는 180도 반전된 메시지가 발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평양선언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와 비핵화 프로세스 등에 대한 발판이 마련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선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북미 대화 의지 등을 기조연설에서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이번 방북 성과에 대해 공유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프로세스나 종전선언 등과 관련해 어떤 진전된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선언 발표 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이 핵사찰을 허용하는 데 동의하고 핵 시험장과 발사대의 영구적인 해체를 약속했다. 그 사이에 더 이상의 로켓 또는 핵 실험은 없을 것"이라며 환영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문 대통령도 26일 기조연설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기조연설에서 지난 1~3차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간 비핵화 프로세스 이행을 촉구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위한 의지 등을 국제사회에 내비칠 것으로 전망된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상세히 알리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새시대를 열어 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비전과 정책, 우리의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과 이해를 높여 지지 기반을 폭넓게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평양회담 결과 대국민보고를 하고 있다. 2018.09.20.  photocdj@newsis.com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평양회담 결과 대국민보고를 하고 있다. 2018.09.20.  [email protected]

29일 기조연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발맞춰 평양선언에 대한 성과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북미 간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평양정상회담 결과 대국민보고에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 과정의 빠른 진행을 위해 폼페이오 장관 방북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아울러 리 외무상은 평양선언에 언급된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과 발사대,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을 강조하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총회를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의 외교장관회담 개최 등 북미 대화가 곧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종전선언 등 상응 조치 사이에 어떤 접점이 찾아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던 북미 대화가 결국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있는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조만간 북한 고위인사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비핵화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로 가기 위한 프로세스를 위해서 세부적인 내용은 실무협상에서 해야겠지만 크게는 (북미) 양 정상간에 합의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합의에 맞춰서 실무협상이 진전되도록 비핵화 시한을 정한다든지 쌍방간 교환할 조치들을 크게 합의한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비핵화가 진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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