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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현빈 "데뷔 첫 악역, 연민 느끼게 하고 싶었다"

등록 2018.09.24 0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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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현빈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현빈(36)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로맨티스트 역할을 도맡던 그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

 영화 '협상'에서 인질범 '민태구'를 연기한 현빈은 "어떻게 하면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악역이 착한 인물보다 말이나 행동에 따르는 제약이 덜하다. 마음껏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안에 인질범 '민태구'를 멈추기 위해 위기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이 일생일대 협상을 시작한다는 범죄오락물이다.

'해운대'(2009) '국제시장'(2014) 등을 연출한 윤제균(49) 감독의 JK필름이 내놓은 20번째 영화다. '국제시장' 조감독 출신인 이종석(45)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협상' 현빈 "데뷔 첫 악역, 연민 느끼게 하고 싶었다"

민태구는 경찰청 블랙리스트에 오른 국제 범죄 조직의 무기밀매업자다. 태국에서 한국의 경찰·기자를 납치한 후 이들의 목숨을 차례로 위협한다.

자신의 캐릭터에 관해 "나쁜 일을 벌이는 인물이지만 서사가 있다"고 소개했다. "예측 가능한 악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기적으로 많이 고민했다. 처음부터 이 감독과 이야기할 때 민태구에게 연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센 부분만 표현하기보다는 그 이면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관객들이 민태구에게 연민을 느끼고, 나의 다른 모습도 발견해주길 바란다."
'협상' 현빈 "데뷔 첫 악역, 연민 느끼게 하고 싶었다"

한국 영화 최초로 '협상'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내세운 작품이다. 인질범과 협상가의 팽팽한 대결이 관극 포인트다. 제한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 긴장감을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현빈은 이 감독과 이야기하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민태구가 있는 인질 창고를 넓게 보이게 하고 싶었다. 보는 사람들은 태구가 한 공간에 있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의상도 많이 신경 썼다. 구두나 운동화보다는 샌들을 신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의자에 앉아있는 자세도 계속 바꿔줬다. 강하게 나올 것 같은 장면에서는 나른하게 툭툭 던지는 말투를 썼다."

국내 최초 '2원 생중계' 촬영 방식을 택했다. 현빈은 손예진(36)과 모니터 너머로 연기 합을 맞췄다. 고충은 없었는지 묻자 "오히려 재미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물론 모니터만 보고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질감이 있었지만 점점 익숙해졌다. 대사 정도만 맞추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리허설 때 구체적으로 합을 맞췄으면 리액션이 다르게 나왔을 것 같다. 계산 없이 촬영해서 좋았다."
'협상' 현빈 "데뷔 첫 악역, 연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손예진에 관해서는 "궁금증이 많이 생기는 배우"라며 치켜세웠다. "보통 현장에서 '상대 배우가 이렇게 나오겠지' 하면서 가정할 때가 있다. 하지만 손예진은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많았다. 작은 모니터를 두고 연기했지만 에너지를 느꼈다. 그런 것이 굉장히 좋았다. 또 다른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되는 배우다."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출신인 현빈은 2003년 KBS 2TV 드라마 '보디가드'로 연예계 데뷔했다. MBC TV 시트콤 '논스톱4'(2003)로 청춘스타로 떠올랐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2005·MBC)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2010∼2011·SBS)로 여심을 흔들며 한류스타가 됐다.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2011) '만추'(2011) '역린'(2014) '공조'(2017) '꾼'(2017),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2015) 등에 출연했다.
'협상' 현빈 "데뷔 첫 악역, 연민 느끼게 하고 싶었다"

현빈은 "뜻을 굽히지 않고 연극을 한 것이 이 자리에 있는 힘이 됐다"며 "내 나름대로는 치열하게 살아온 것 같다. 지금까지 잘 걸어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돌아봤다.

"이 일 자체가 가진 특수성이 있는 것 같다. 연기에 모범답안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에게 조언을 들어도 답이 아닐 수 있다. 혼자 고독하게 싸워야 한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다"고 답했다.

"내 연기나 작품을 본 사람들이 1분, 아니 1초라도 좋으니 함께 울고 웃으면서 소통하면 좋겠다. 요즘에 계속 도전하고 있는 것 같다. '협상'이 그랬고, 지금 찍는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도 그렇다. 국내 최초로 증강현실(AR)을 다룬 드라마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
'협상' 현빈 "데뷔 첫 악역, 연민 느끼게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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