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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까지 추가로 사들였는데"…고양시 덕이동 조합원 반발

등록 2018.09.26 06: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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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지구.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지구.

【고양=뉴시스】이경환 기자 = 고양시가 일산서구 덕이동 지역주택조합이 제출한 도시개발 사업 구역 지정 제안서를 반려하자 이미 1000억원 대의 조합비를 납부한 조합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고양시는 인구 배정에 따른 형평성 등 여러 문제를 이유로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조합원들은 위법이 아닌 만큼 사업을 허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6일 고양시와 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 9월부터 모집된 조합원들은 A업무대행사를 통해 같은해 12월 일산서구 덕이동 660번지 일대 18만6963㎡ 규모로 주거형 지구단위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주민제안서를 접수했다.

 업무대행사는 지구단위 계획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조합원들에게 약속했지만 대상 토지의 50% 이상이 계획관리지역으로 지정돼야 하는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지역이 고양시에는 없어 사실상 사업은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대행사는 파주시의 토지를 개발대상 토지로 편입하는 방안 등을 대안으로 내세우며 사업을 강행했지만 이마저도 파주시가 사업 제안서를 반려하면서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 과정에서 대행사 대표 등은 각종 용역비를 명목으로 조합비 대부분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사기 및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지 못하고 추가 분담금까지 내가며 이 사업에 투자한 1613명의 조합원들은 스스로 비상대책위를 꾸려 사태 수습에 나섰고 대상 토지를 도시개발 방식으로 개발하겠다는 방안을 지난해 7월 고양시에 제시했다.

 3차례에 걸친 회의에서 고양시가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구역 면적의 3분의 2를 확보해야 한다고 충족 조건을 제시했고 조합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추가 부담금을 갹출해 200억원을 모아 추가로 토지를 매입했다.

 하지만 고양시는 같은해 12월 도시기본계획 상 '인구 미반영' 등의 이유로 도시개발 사업을 수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1613명의 조합원들은 1인당 평균 6208만원의 부담금을 갹출, 1001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토지 매입 비용 611억원, 용역비 255억 등 969억원을 쓴데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받은 각종 대출비용까지 합산하면 당장이라도 조합은 청산될 위기에 놓였다.

 특히 사업이 무산되면 매입계약을 체결한 토지의 경우에도 대출 원리금과 각종 용역비용 등으로 날아가 조합원들은 한푼도 건지지 못하고 고스란히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용웅순 조합장은 "고양시가 최초 도시개발 사업 제안서를 접수했을 때 토지 매입 등 보완을 요구하며 사업을 허가할 의지를 보여 조합원들이 추가 부담금까지 내며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웠는데 뜬금없는 조건(인구 미반영)을 이유로 반려했다"며 "최근 고양시와 조합이 함께 국토부에서와 인구배분 관련 회의를 연 자리에서도 위법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는데 고양시는 법제처에 자문을 구하겠다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용호 투쟁위원장도 "어떤 식으로든 사업을 추진하고 싶은 조합원들은 고양시와 TF팀을 꾸려 대안을 찾고 싶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가족과 지인들까지 이 사업에 투자한 조합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고양시가 대안을 제시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인구배정 요건 등이 기본계획에 부합되지 않아 향후에나 검토가 가능하다고 수차례에 걸쳐 설명을 했지만 조합 측이 변호사를 선임하고 각종 집회 등에 조합비를 쓰면서 오히려 조합원들의 피해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5곳의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인구배정 문제의 형평성 문제나 법적인 문제가 얽혀  있어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조합이 집중해야 하지만 자꾸 고양시의 입장을 왜곡하고 변질시켜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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