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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부동산 가격 하락세…‘제주살이 해볼까'

등록 2018.09.26 08: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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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분기(87.7) 최고점 기록 후 3.2포인트 ‘하락’

외국자본 유입에 단기간 급등…“조정국면 들어선 것”

“부동산 가격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부담 크다”

(사진=뉴시스DB)

(사진=뉴시스DB)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제주살이’를 계획하고 있는 이들은 물론 도민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하락 폭이 그간 상승한 부동산 가격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아닌데다 제주지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높아 여전히 부담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제주지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4.5로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2017년 2분기(87.7)와 비교해 3.2포인트 떨어졌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가구가 표준대출로 중간가격의 주택을 구매할 때 대출상환 부담을 수치화한 것이다. 지수가 100이면 소득의 25%가량을 주택구입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의미로 숫자가 높아질수록 부담도 늘어난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2018년 9월 3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서 제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지난 2017년 9월(100.2)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2018년 9월 3주 주간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2018.09.26. (사진=한국감정원 제공) bsc@newsis.com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2018년 9월 3주 주간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2018.09.26. (사진=한국감정원 제공) [email protected]


제주지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하락세에 접어든 배경으로는 외국 자본이 들어오면서 단기간 급격하게 상승했던 부동산 가격이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자 중심이었던 제주지역 부동산은 중국 자본이 유입하면서 상승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로 인한 피로감 누적이 최근의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주도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0년부터 투자진흥지구의 휴양체류시설에 5억원 이상 투자한 외국인에게 거주 비자를 발급해 주고 5년 후 영주권(F-5)을 부여하는 제도를 시행해왔다.

시행 초기인 지난 2011년 976억1600만원을 투자받는 등 매년 1000억원 이상을 유치하면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긍정적 측면보다 난개발과 부동산 가격 폭등이라는 부작용이 크다는 판단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권범준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 대리는 “부동산 가격이 무한정 오를 수 없다 보니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별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현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21일 오전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귀성객과 관광객들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2018.09.21. susie@newsis.com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21일 오전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귀성객과 관광객들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2018.09.21.  [email protected]


이에 따라 제주로의 이주를 계획했지만 높은 주거비로 망설였던 이들의 부담이 다소 낮아지게 될 전망이다.

경기도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주호(32)씨는 “서울보다는 싸지만 생각보다 높은 집값에 이주를 망설인 것이 사실”이라며 “주거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면 지금이라도 제주도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내 집 마련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4년 전 제주로 이주한 이현아(33·여)씨는 “지금은 월세로 살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이 조금 더 내려가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고 싶다"면서 "주거문제가 해결되면 제주생활이 보다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락폭이 그간 상승한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을 상쇄할 정도가 아닌 데다 집을 구매하는데 서울 다음으로 높은 부담을 져야 하는 등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전국 평균 주택구입부담지수는 59.3이었지만 제주는 84.5를 기록해 서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전남(31.4)과 비교하면 제주 도민들은 두 배 이상 큰 부담을 지고 집을 사야 하는 셈이다.

도내 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가격이 소폭 하락하기도 했지만 변동 폭이 크지 않아 실수요자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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