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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현대차·조이롱차 양대 프로젝트 '휘청'

등록 2018.09.26 13: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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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법인 투자, 노동계 불참으로 먹구름

"조이롱차, 진정성있는 사업계획" 최후통첩

'친환경차 메카', '한국의 슈튜트' 무산 위기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한국노총 광주본부 노조 간부들이 19일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차 광주 완성차공장 합작법인 설립 논의에 대한 전면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2018.09.19 (사진=광주시의회 제공)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한국노총 광주본부 노조 간부들이 19일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차 광주 완성차공장 합작법인 설립 논의에 대한 전면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2018.09.19 (사진=광주시의회 제공)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광주시가 '친환경차 메카' '한국의 슈투트가르트'를 꿈꾸며 추진해온 자동차 산업 관련 양대 프로젝트가 동시에 휘청거리고 있다.

 현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노사 상생 광주형 일자리' 정책의 첫단추로 주목받아온 현대자동차 광주 완성차공장 투자는 노동계와의 불협화음으로 중대 위기를 맞았고, 중국 조이롱차의 '메이드 인 광주 전기차' 생산도 보조금 심의 단계에서 좌초 위기를 맞으며 투자 협약 3년째가 되도록 공장 건립을 위한 첫 삽은 요원한 상태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와 현대차는 빛그린국가산단 62만8000㎡ 부지에 자기자본 2800억원, 차입금 4200억원 등 7000억원을 투입, 1000cc 미만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연간 최대 10만대 양산하는 것을 골자로 투자협약을 수개월째 진행 중이다.

 부지와 공장 설비를 합쳐 고정자산은 5000억원 이상, 정규직 근로자는 신입 생산직, 경력 관리직을 합쳐 1000여명, 간접고용까지 더하면 1만∼1만2000명으로 추산된다. 초임연봉은 국내 완성차업체 5곳의 평균 임금(9213만원)의 절반에 못미치는 4000만원 수준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시와 현대차 간 투자자 협상, 시와 노동계 간 광주형 일자리 논의가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초임 연봉이 대폭 깎이고 반토막 연봉설, 노조 설립 5년 제한설 등이 새어나오고, 광주형 일자리 4대 원칙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제시되지 못하면서 노동계가 반발하고, 민선7기 들어 초임 연봉 상향 제안에 현대차가 난감해하면서 협상이 난마처럼 얽힌 상황이다.

 급기야 노동계는 협상 과정에서의 '노조 패싱'과 노사민정 대타협 원칙 파기 등을 이유로 '협상 불참'을 선언했고, 현대차 역시 "노사민정 합의가 안되면 현실적으로 합작법인 설립 참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콘트롤타워격인 광주시 일자리위원회도 양대 노총이 불참해 '반쪽 출범'한 상태다.

 노사민정 대타협의 광주형 일자리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 투자에 있어 '운전자'이자 '중재자'인 광주시가 등을 돌린 노조를 어떻게 설득하고, 광주형 일자리의 4대 원칙인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노사 책임 경영, 원하청 관계 개선에 대한 현대차의 '통 큰 결단'을 어떻게 도출해낼지가 성패의 관건이지만, 노사 양측의 의견차가 커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노사 불신을 딛고 노사 상생을 이끌어내기 위한 섬세한 '등거리 행정'도 요구된다.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윤장현 광주시장이 인도 마힌드라그룹 회장에 이어 중국 조이롱차 최고책임자와도 독대를 추진, 성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시장과 시의회, 언론계, 유관기관 등으로 구성된 광주시 조이롱차 방문단이 지난 4월 22일 조이롱차 중국 본사를 방문해 회사 현황과 광주 투자계획을 듣고 전기자동차 생산라인과 연구소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16.12.01 (사진= 광주시 제공)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윤장현 광주시장이 인도 마힌드라그룹 회장에 이어 중국 조이롱차 최고책임자와도 독대를 추진, 성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시장과 시의회, 언론계, 유관기관 등으로 구성된 광주시 조이롱차 방문단이 지난 4월 22일 조이롱차 중국 본사를 방문해 회사 현황과 광주 투자계획을 듣고 전기자동차 생산라인과 연구소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16.12.01 (사진= 광주시 제공) [email protected]

미'래 블루오션'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던 조이롱자동차의 꿈도 점차 식어가고 있다.

 2016년 3월 협약 당시, 2020년까지 2500억원을 투자해 광주에 연간 10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공장을 짓고 2017년부터 E6 전기차를 2000대씩 생산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첫삽은 요원하기만 하다.

 광주에 직접 생산설비를 갖추겠다던 조이롱 측이 우선 차를 시범판매해본 뒤 시장성에 따라 공장 설립 계획을 세우겠다며 기본 입장을 번복하면서 메이드 인 광주 전기차 생산을 전제로 한 2500억 투자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고, 진정성을 의심한 시는 '먹튀 논란' 등을 우려해 보조금 심의 단계에서부터 보다 신중한 자세로 돌아섰다.

 지난 5월 대당 3000만원 상당의 시비 보조금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서비스센터 3곳 이상 설립, 대당 1억5000만원으로 책정된 차량 가격 변동이 5%를 넘지 않을 것, 충분한 충전기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해 조이롱 측의 조치가 미흡하자 시는 최근 '공장설립 등에 대한 최종계획을 밝혀 달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성 공문을 보낸 상태다.

 시 관계자는 "단적으로 AS센터의 경우 조이롱측이 계약을 체결한 공업소를 현장 실사한 결과 전문 설비도,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고, E6 판매가도 공식 확인이 안되고 있어 고심 끝에 최종 계획서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휘발유 차량의 60년 지배 체제에 도전장을 낸 전기차 분야 등 친환경차에 대한 집중 투자로 친환경차 메카 광주의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던 광주시의 비전 역시 현대차의 비(非) 전기차 공장 투자를 둘러싼 노사정 갈등과 조이롱의 더딘 행보로 크고 자은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 협상과 조이롱차 투자 모두 무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쉐의 본고장인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표방해온 광주의 미래차 선도도시의 꿈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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