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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사람]초고화질 8K TV 첫 선...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자들

등록 2018.10.03 0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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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터 구현 기술까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시간·비용 투자"

업계 최고 4000nit 밝기 구현 쉽지 않을 것이란 반론 많아 내부 설득·조율 거쳐

AI 기술 이용해 '성능 개선' 넘어 사용자 패턴 읽는 '최적화' 영역까지 확대 목표

초고화질 QLED 8K TV의 기획과 개발을 담당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현승(왼쪽부터), 김종혁, 나범균, 장성환 씨. 사진=삼성전자 제공

초고화질 QLED 8K TV의 기획과 개발을 담당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현승(왼쪽부터), 김종혁, 나범균, 장성환 씨.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삼성전자가 초고화질 8K QLED TV를 유럽에 이어 미국과 한국 등으로 출시 지역을 확대하며 신제품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8K(7680x4320) TV는 화소수가 약 3300만개로 기존 고화질 풀HD(1920x1080) TV 대비 16배, 초고화질 UHD(3840x2160)대비 4배 많다. 삼성전자는 저해상도 영상을 8K 해상도로 보여주는 '업스케일링' 기능으로 기존 저화질 영상도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의 진보 뒤에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매진한 사람들의 열정이 숨어 있다.

많은 이들이 '초고화질 TV 경쟁은 이제 끝났다'고 말할 때, 새로운 목표를 바라보며 QLED 8K를 세상에 선보인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기획·개발자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나범균·김종혁 상품기획 담당, 이현승·장성환 기술개발 담당을 통해 기획 및 개발 과정을 들어봤다.

"단순히 빛의 양을 늘리고, 빛의 세기를 키우기만 하면 되는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퍼포먼스도 잘 낼 수 있는 스펙을 구현해야 했습니다. 소재부터 구현 기술까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결국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장성환 기술개발담당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개발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로 인한 고충을 이같이 회고했다.

고해상도로 갈수록 픽셀 사이즈는 작아진다. 더욱 촘촘한 화면을 구성해 실제와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QLED 8K 역시 전 단계인 4K UHD TV에 비해 픽셀 수가 4배나 늘어났다. 이는 곧 픽셀의 크기도 4분의 1로 작아졌다는 의미다. 기술개발팀의 가장 큰 고민도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입자 크기를 줄이기도 어렵지만, 작아진 입자 사이로 통과하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술력을 요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론상 안정적인 구현이 가능한 '타협'의 범위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만한 '도전' 사이의 줄다리기도 팽팽했다.

김종혁 상품개발 담당은 "기존 4K 시장에서는 1500~2000니트(nit)가 최적의 밝기였다. QLED 8K는 업계 최고 수준인 4000니트를 목표로 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출시되는 블루레이 디스크들도 4000니트를 기준으로 마스터링을 하고 있어서 이 수치를 꼭 맞추고 싶었고, 결국 모두를 설득하고 조율한 끝에 이를 달성할 수 있었다.

또 밝기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QLED 8K엔 2018년형 QLED TV에 적용된 ‘매직케이블(One Invisible Connection)’도 적용됐다.

장성환 기술개발 담당은 "업계 최고 수준인 QLED 8K는 기존 모델 대비 초고화질 데이터와 고전력을 요구한다"면서 "삼성전자만의 독자적인 기술로 구현한 매직케이블을 확대 적용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음은 물론, 디자인 만족도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며 QLED 8K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짚었다.

이들 개발진들은 "디스플레이 시장은 결국 8K로 나아가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기존 콘텐츠를 유의미하게 탈바꿈하는 과정에도 집중했다. "인터넷 속도와 상관없이 최상의 화질로 '넷플릭스'를 보고 싶어요", "FHD 콘텐츠도 8K 수준으로 볼 순 없을까요?" 등 끊임없이 제기되던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결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고화질 QLED 8K TV 기획·개발을 담당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현승(왼쪽부터), 김종혁, 나범균, 장성환 씨. 사진=삼성전자 제공

초고화질 QLED 8K TV 기획·개발을 담당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현승(왼쪽부터), 김종혁, 나범균, 장성환 씨. 사진=삼성전자 제공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스케일링이다. 인공지능 스스로 저해상도와 고해상도를 비교하고 학습해 어떤 콘텐츠가 들어와도 최적화된 고화질로 자동 변환해 주는 기술이다.

이현승 기술개발 담당은 "'현재 시장에 8K 콘텐츠가 없는데, 굳이 8K TV를 사야 하나'라는 소비자들의 의문을 해소하고 싶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을 제한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데 의의를 둔다"면서 "계속해서 소비자들의 반응에 집중하면서, 앞으로 화질이 나아갈 또 다른 방향을 찾아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 개발진들은 8K 콘텐츠만의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장면에 대해 "'완전한 블랙'의 디테일"을 꼽았다.

블랙 컬러로 구성된 물체의 단면 하나하나, 그 사이에서 빛나는 부분의 경계까지 잡아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명한 총천연색들이 집합된 콘텐츠도 QLED 8K를 통해 200%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FHD나 4K UHD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생생한 질감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범균 상품기획 담당은 "왼쪽 상단에서 노란 해가 떠오르고, 그 아래 새파란 파도가 몰아치는 등 정보량이 많고, 대비감이 높은 콘텐츠에서 8K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십분 느낄 수 있다"며 "일상생활 혹은 여행을 하며 찍었던 영상들을 8K로 감상한다면, 그곳에 다시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존 최고의 화질을 탄생시킨 QLED 8K 기획∙개발진. 이들이 그리는 다음 행보는 기술이 아닌 '감성'의 영역이었다.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선, 기존의 하드웨어적 접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일상 속의 사소한 부분까지 고려해 따뜻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들은 "이미 상당 부분 고도화된 기술에 시청환경에 대한 깊은 고민을 녹이면 독자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며 생동감 있는 디스플레이를 향한 청사진을 밝혔다.

결국 이들이 목표로 삼은 '살아 있는' 콘텐츠의 중심은 '사람'에 있다. 콘텐츠의 화질을 높이고, 음질을 매만지는 '성능 개선'의 영역을 넘어 사용자의 패턴을 읽는 '최적화'의 영역까지 발을 넓혀 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인공지능 기술이다.

이들은 "'인공지능에 감성적인 소프트웨어가 더해지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봤다. 사용자, 시청환경, 디바이스까지 세 영역을 아우르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QLED 8K가 진화해 갈 미래를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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