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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MBA 동문들, 억대연봉 포기하고 스타트업 창업

등록 2018.10.08 14: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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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대표, 지난해 12월 스타트업 '부루구루' 창업

박 대표 "국내 MBA 창업의 좋은 선례 남기겠다"

KAIST MBA 동문들, 억대연봉 포기하고 스타트업 창업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2014년 KAIST 경영대 기숙사가 정전되는 일이 발생했다. 한 학생이 방에서 맥주를 빚던 중 차단기가 내려간 것이다.

 그 일로 기숙사에서 쫓겨날 뻔했던 학생은 국내·외 손꼽히는 양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해 12월 KAIST MBA 출신 동문들과 의기투합해 2017년 12월 유기농 발효음료 스타트업인 '부루구루'를 창업했다.

 KAIST 테크노 MBA 졸업생 박상재씨 이야기다. 박 씨가 창업한 스타트업 '부루구루'에는 현재 총 4명의 KAIST 석·박사들이 실무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박훈(테크노 MBA 재학중)·추현진(테크노 MBA 2015년 졸업)·김형진(경영공학부 박사·2018년 졸업)씨 등이다.

 이들이 주목한 아이템은 '콤부차(Kombucha)'다. '콤부차'는 녹차나 홍차를 우린 물에 여러 미생물로 구성된 공생체(SCOBY)를 넣어 발효한 음료다. 최근에는 미란다 커, 레이디 가가,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기호식품으로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 전세계 콤부차 시장은 1조3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7.4% 성장했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탄산음료가 주도하던 시장이 건강 음료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 등 세계적인 음료업체들도 콤부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2015년부터 투자와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부루구루'는 음료 시장의 변화와 잠재력을 발견한 국내 엑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와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스파크랩벤처스로부터 총 7억원의 초기 투자를 받았다. 

 콤부차는 맥주와 공정 방식이 거의 비슷해 양조 전문가인 박상재 대표가 전반적인 경영과 함께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공동 창업자인 박훈 CTO는 생산과 일반 경영 관리를 담당하고 추현진 이사가 전략파트를 맡았다. 올해 초 경영공학부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합류한 김형진 이사는 고객관리를 맡고 있다.

 균일화된 품질 관리와 대량 생산·유통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완성한 부루구루는 국내 콤부차 시장을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 국민 열 명 중 한명이 콤부차를 경험하게 되는 시점까지는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미국·중국에도 진출해 5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장기적인 비전도 세웠다.

 박상재 대표는 "외국에서는 경영학 석사(MBA) 출신의 20~30%가 창업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MBA 출신의 창업가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며 "부루구루의 성공을 통해 국내 MBA 창업의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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