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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준 국민연금 CIO의 과제는...수익률 제고·조직 안정·스튜어드십코드 등 '산적'

등록 2018.10.08 17: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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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과 동시에 업무 시작"…업계 안팎 환영 분위기

【서울=뉴시스】 안효준 BNK금융지주 그룹글로벌총괄부문장(사장) (사진=BNK금융지주 제공)

【서울=뉴시스】 안효준 BNK금융지주 그룹글로벌총괄부문장(사장) (사진=BNK금융지주 제공)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사장)이 선임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유력 후보자 3명 가운데 가장 전문성이 돋보이고 유일하게 기금운용본부에 재임한 경험이 있어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안 사장이 취임한 것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CIO 자리가 1년여간 장기간 공석이었던 만큼 안 신임 CIO가 짊어져야 할 짐이 만만치 않다. 2057년께 고갈될 것으로 추정되는 기금의 수익률을 제고하고 잇따른 인력 이탈로 인한 땅에 떨어진 조직 사기를 다잡어야 한다. 또 지난 7월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SC·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 지침)를 도입하는 첫 CIO인 만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안 신임 CIO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부터 9일 임명장을 받은 즉시 업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CIO 자리는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CIO가 인사 책임 등을 이유로 사표를 낸 후 현재 1년이 넘게 비어있었던 만큼 안 CIO가 이례적으로 선임과 동시에 업무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유력 후보로 꼽혔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제치고 안 CIO가 선임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노조에서 반기고 있다. 안 내정자 외 일부 유력 후보들의 선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최경진 국민연금 노조위원장은 "안 내정자는 기금운영본부 근무 경험이 있는 분인 만큼 CIO 오랜 공석을 가장 잘 수습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조직에 몸담았던 분이고 전문성도 높은 분"이라며 "최종 면접을 거친 5명 후보 가운데 가장 반대 여론이 적은 분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조명현 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은 "펀드를 운용해본 경험이 있는 안 사장이 내정됐다는 것은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데 정부가 인사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총책을 맡은 수장이 1년여간 공석이었던 만큼 쌓인 과제가 한가득이다.

먼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특히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는 지난 8월 국민연금 기금 고갈 추정 시기를 당초 2060년에서 2057년으로 3년가량 앞당겼다. 저출산·고령화로 재정 상황이 5년 전보다 악화된 것이다.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 들어 지난 7월 말 현재까지 국민연금의 전체 기금운용 수익률은 연 환산 기준으로 1.86%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 7.26%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남재우 연구위원은 "CIO의 장기 공석으로 대체투자 이런 쪽은 너무 오랫동안 신규 투자를 못 하는 등 기금운용상의 문제점이 많았다"며 "기금 수익률이 악화되는 가운데 안 CIO가 서둘러 전문성을 발휘해 기금운용을 정상화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기금운용본부 조직을 서둘러 다잡아야 하는 것도 안 내정자의 과제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잘 굴리기 위해 양질의 인재로 조직을 채우기는커녕 지방 이전에 따른 지리적 단점, 시중 운용사 대비 열악한 처우,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트라우마 등으로 우수한 인력이 줄줄이 이탈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재우 위원은 "기금의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이 정상화돼야 한다"며 "운용 수익률은 인력과 시스템에 달린 만큼 안 CIO가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을 하루빨리 추스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지난 7월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안착시켜야 하는 중책도 부과 받았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충직한 집사(steward)처럼 자신이 주식을 가진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동 지침을 의미한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 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제고하고 동시에 기업 총수의 전횡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조명현 원장은 "안 내정자는 투자 패러다임이 과거 자신이 기금운용본부에 재임했던 시절에서 바뀌었다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발휘하고, 중장기적 수익률을 강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이 밖에도 안 내정자가 CIO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독립성 보장도 시급하다.

남 연구위원은 "CIO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수익률을 최우선에 두고 조직을 이끌어 가야 하는데 여건이 쉽지 않다"며 "또한 스튜어드십 코드까지 실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윗단에서 CIO가 기금운용의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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