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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폭 넓힌 北美…'비핵화+관계개선' 협상 궤도 오를까

등록 2018.10.08 17:22:49수정 2018.10.08 20: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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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면담 장면을 공개했다. 2018.10.08.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면담 장면을 공개했다. 2018.10.08.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네 번째 방북에 대해 북미 모두 긍정적 평가를 냈다. 종전선언과 핵 시설 신고의 선후 관계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던 양측이 '단계적 동시행동'을 전제로 한 포괄적 논의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면담이 있은 다음날인 8일 "(김 위원장은) 2차 조미수뇌회담을 계기로 전 세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해결과 지난 회담에서 제시한 목표달성에 반드시 큰 진전이 이룩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 '생산적이고 훌륭한 담화'를 진행했으며, 이번 만남을 기회로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진 오찬에서는 상호 의사소통과 접촉·왕래를 더욱 활성화할 방안과 관련해 '흥미진진한 의견들'이 교환됐다.

 미국 측의 발표도 다르지 않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뿐만 아니라 지난 5월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외부 전문가의 사찰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히며 "중대한 진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계기로 북미 간 입장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앞서 양측은 지난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선언 재확인을 통한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에 합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종전선언을, 미국은 핵 시설 신고를, 각 정상이 서명한 공동성명 이행의 첫 단추로 요구하면서 이내 교착상태로 빠졌다.

 김 위원장이 이번 폼페이오 장관과의 만남에서 6·12 정상회담 합의에 큰 진전이 이룩될 거라고 말한 점에 비춰볼 때 북한과 미국은 '종전선언-핵 시설 신고'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도 동북아 순방에 앞서 취재진에게 "평양에서의 대화 목적은 양측 모두 진정 얻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단순히 카드를 교환하는 것 이상의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초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라는 '선제적 행동'으로 종전선언을 끌어내려 했으나, 미국은 여기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기까지 약속했다. 그리고 이곳들에 대한 사찰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의 핵'을 내어주고 '평화체제'의 입구에 해당하는 조치, 예를 들어 종전 수준의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적 접근이라는 관측이다.

 남북 정상 간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의 조건으로 언급한 '상응조치'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는 게 미국 측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오찬에서 교환한 '흥미진진한' 소통·왕래 활성화 의견이 '상응조치'와 연관됐을 거로 점쳐진다.

 관련해 풍계리와 동창리 사찰과 연계한 '연락사무소 개설'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비핵화와 외교적 적대관계 종식 작업을 연계함으로써 6·12 북미공동성명의 전반적 진전을 꾀할 수 있을 거라는 평가다. 또한 북한과 미국이 기존의 '종전선언-핵 신고'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남·북·미·중을 중심으로 평화협정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고,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를 진전시켜 나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 과정에서는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논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거라는 전망이다.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실무협상을 총괄했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는 정상회담 전날까지도 밤까지도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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