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사우디 왕세자, 언론인 실종사건에 직접 개입…회유 시도도" WP

등록 2018.10.11 10:39:3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AP/뉴시스】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뒤 1주일이 지난 9일 현재까지 소식이 없는 언론인 자말 카쇼기. 2014년 12월 아랍 뉴스 채널 국장 자격으로 바레인 마나마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8. 10. 9.

【AP/뉴시스】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뒤 1주일이 지난 9일 현재까지 소식이 없는 언론인 자말 카쇼기. 2014년 12월 아랍 뉴스 채널 국장 자격으로 바레인 마나마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8. 10. 9.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살해된 의혹을 받고 있는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의 실종 사건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직접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사우디 당국의 이같은 계획을 도청해 "사우디의 빈살만 왕세자가 미국 버지니아에 사는 카쇼기를 사우디로 불러 들이려는 작전을 명령한 뒤 그를 구금했다"고 말했다.

 카쇼기의 친구들은 WP에 "지난 4개월 간 사우디 고위 관계자들이 카쇼기를 보호해주겠다며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우디로 돌아오면 높은 자리도 보장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쇼기는 그러나 이같은 제안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계 미국인 정치운동가인 칼레드 사푸리는 지난 5월 카쇼기와의 대화를 회상하며 "카쇼기는 사우디 정부가 자신을 해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조금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사푸리에 따르면 당시 카쇼기는 사우드 알 카나티 사우디 궁정 고문으로부터 이같은 제안을 받았다.

 WP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카쇼기는 빈살만 왕세자와 사우디 정부를 비판한 저명한 언론인이다. 지난해 9월 미국 시민권을 신청하고 망명 생활을 하던 그는 지난 2일 터키인 약혼녀와의 결혼 절차를 밟기 위한 서류 작성 차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이후 실종됐다.

 카쇼기가 영사관 안에서 살해 됐다는 의혹이 증폭하는 가운데 사우디 당국은 이를 "근거 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내가 알기로 카쇼기는 영사관에 들어간 얼마 뒤에 다시 나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카쇼기가 영사관에서 나오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터키 수사 당국은 카쇼기가 영사관 도착 이후 2시간 안에 살해 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카쇼기는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 추진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WP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안전을 우려하면서도 고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빈살만 왕세자와 접촉한 한 소식통은 "지난해 카쇼기가 빈살만 왕세자에게 자신과 같은 고문이 필요하지 않냐고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왕세자는 카쇼기가 무슬림형제단이나 카타르와 연계돼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카쇼기의 측근 두 명은 카타니 고문이 왕세자를 대신해 카쇼기에게 최소 두 차례의 안부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카쇼기가 지난해 9월 사우디의 여성운전 금지령 해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자 카타니 고문이 직접 연락해 "왕세자가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카쇼기와 함께 있던 측근은 "카쇼기는 카타니에게 긍정적인 발전이 있으면 정부를 칭찬하고 나쁜 일을 하면 그것을 비판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