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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긴급진단]리서치센터장들 "상당기간 박스권 횡보, 하회 가능성도...투자 신중해야"

등록 2018.10.11 17: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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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분쟁·강달러·미 금리인상 기조·外人 수급 불안 등

대외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국내 경제상황도 녹록지 않아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98.94포인트(-4.44%) 내린 2,129.67로 장을 마감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40.12포인트(-5.37%) 내린 707.38로 원달러환율은 10.4원 오른 1,144.40으로 장을 마감했다. 2018.10.11.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98.94포인트(-4.44%) 내린 2,129.67로 장을 마감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40.12포인트(-5.37%) 내린 707.38로 원달러환율은 10.4원 오른 1,144.40으로 장을 마감했다. 2018.10.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코스피와 코스닥이 11일 각각 4%, 5% 넘게 급락하는 등 증시가 8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브레이크가 없는 모습이다. 

미국 중국 간의 무역분쟁, 달러화 강세, 미 금리인상 기조, 외국인 수급 불안 등 대외 파고가 한국 증시를 덮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국내 경기와 상장사 실적 전망도 어두움에 따라 증시가 힘없이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가 반등할 요인이 부재한 만큼 주식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당 기간 횡보하리라는 관측이 대다수며 오히려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8.94포인트(4.44%) 내린 2129.67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11년 11월10일(-4.94%) 이후 약 7년내 최대 낙폭이다.

또 8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어, 종가 기준으로는 작년 4월 12일(2128.91) 이후 1년 6개월내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40.12포인트(5.37%) 내린 707.38로 마감, 8거래일째 아래를 향하고 있다. 종가 기준 작년 11월 7일(701.1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700선마저 위태하게 됐다.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미국 증시가 시가총액 상위 주요 기술주 중심으로 급락하자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주가순자산(PBR) 비율 1배 수준도 속절없이 깨진 것이다.

한국 증시 급락세는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 26일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한 것이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3일 "기준금리가 아직도 중립금리와 거리가 멀다"라는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은 '셀 코리아'(Sell Korea) 움직임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따라 미 10년물 국채금리 3.2%를 웃도는 상황이다. 이렇게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서 리스크가 큰 신흥국 주식보다 미국 국채 매력이 커지면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서 일제히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1조7000억원)과 기관(3000억원)은 순매수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부터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과 달러화 강세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신흥국을 포함한 한국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며 "주식보다 채권의 투자 매력이 커지는 상황인데, 미국 국채 수익률이 3% 아래로 가야만 신흥국 자금 이탈이 제한된다"라고 말했다.

대외 노출도가 높은 한국의 실물경제와 금융 구조도 증시를 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증시가 오르면 찔끔 오르고 글로벌이 하락하면 급락하는 식으로 대외 충격에 취약하다"며 "다만 현 증시 레벨은 7~8년 전 수준으로 글로벌 증시에 비해 많이 오르지 못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되면 글로벌 증시와 함께 한국 증시도 힘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없진 않지만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김학균 센터장은 "연초부터 글로벌 증시를 짓누른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되면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미국에 바짝 엎드려야 신속히 해결될 거 같은데 중국의 현 권위주의적인 리더십 체제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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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증시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국내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도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민간 경제연구소는 모두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경기, 수출, 반도체 업황, 상장사 이익 전망, 부동산 등에서의 국내 경제 여건도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석원 센터장은 또 "결국 증시가 추세적으로 반등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현 상태대로라면 횡보하는 흐름을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증권은 올해 하반기 전망치 2170~2450을  10월 넷째 주께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대체로 증권가에서는 PBR 1배 수준에서 상당 기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하회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PBR 1배 수준에서 지지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데 외국인들은 한국의 PBR 1배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투자함에 따라 증시에서 지선은 의미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 증시가 PRB 1배 수준이라는 것은 향후 증시가 올랐을 때 수익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싸게 투자한다는 데서 의미가 있는 데 현재는 기술적 반등 외에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를 투자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결국 달러 강세가 완화돼야 국내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며 "하지만 달러 강세가 멈추려면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미국 경기가 좋지 않다는 신호이니만큼 이래저래 상황이 만만치 않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전략은 경기에 민감하지 않으면서 배당이 높은 통신, 금융, 음식료 등 극히 일부 업종이 투자 대안으로 제시됐다. 김학균 센터장은 "그나마 업종과 관계없이 배당을 많이 주는 업종이 선호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경기나 대외 여건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인 통신, 음식료 등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경수 센터장은 "증시는 기술적 반등 이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데 불확실성으로 대외 악재가 발생하면 더 큰폭으로 빠질 수 있다"며 "주식 투자를 자제하고 최대한 현금을 비축하라"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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