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9.13 한달]"5천만원 빼줘도 관심이 없네요"…급매물도 소화안돼

등록 2018.10.13 07: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돈줄 옥죄는 대책으로 추격매수 떨어져…'거래절벽'

경매시장까지 된서리…일일 평균 응찰자수 '반토막'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9.13 부동산 종합대책의 여파로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더 줄어들고, 시장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09.1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9.13 부동산 종합대책의 여파로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더 줄어들고, 시장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09.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1. 지난 여름 치솟는 서울 집값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A씨는 결국 9월초 서울에 아파트를 장만했지만 여전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막상 집을 사고 보니 정부에서 대출 규제 등 대책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상투를 잡은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는 한달뒤 자신보다 높은 거래금액이 실거래가로 신고되자 그제서야 걱정을 내려놓고 잠을 청할 수 있게 됐다.

 다주택자 대출 규제 등 고강도 대책을 담은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매도자는 물건을 내놓고 있다. 몇몇 지역에서는 지난 여름 급등기때보다 5000만~1억원 정도 호가가 내려간 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다. 집값이 지나치게 급하게 오르면서 이제 자칫하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13 부동산 대책 발표후 한달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86% 상승하는데 그쳤다. 발표 직전 한달 상승률(2.82%)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서울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체감하는 부동산시장 상황도 9·13 대책 발표이후 급속하게 냉각됐다.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E공인중개소 대표는 "잠실지역 33평 16억원까지도 부르던 호가가 이제는 5000만원 빠진 15억5000만원으로 낮아졌다. 그런데도 매수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급한 매물은 1억원까지 빠져야 거래가 된다"면서 "그래봤자 9.13 대책 이후 몇건 거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도자들은 다급해졌다. 그는 "꼭 팔아야 되는 사람들이 찾아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으면 금액을 조정해야 한다고 얘기해준다. 옛날에는 꺼내지도 못할 말"이라면서 "이제 금액을 조정해야겠다고 하면 (매도자측에서) 호응이 온다"고 덧붙였다.

 같은 지역에 있는 H공인중개소 대표도 "호가가 5000만~7000만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는데 소화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13 대책 이후에 단지 전체에서 1~2건 정도만 거래돼 부동산 업자들이 거의 손을 놓고 있다"면서 "금액이 떨어져서 나와 있는 물건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33평 기준으로 17억8000만원이던 매물들이 조금씩 금액을 낮춰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9.13 한달]"5천만원 빼줘도 관심이 없네요"…급매물도 소화안돼

개발 호재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던 용산·여의도 아파트 매매시장도 주춤했다.

 용산 이촌동 E공인중개소 대표는 "기존에는 임대사업자 등록하면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니까 자기 자본 3억~4억원 갖고서 대출 받고 전세 안고 7억짜리 집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많았는데 이번 대책으로 그런 갭투자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지금은 돈 있는 사람들만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가파르게 집값이 올랐던 한강 이북의 비투기지역도 이제는 거래가 한산하다.

 강북은 9.13 대책 발표전 상승률이 4.23%까지 치솟았는데 대책 발표후엔 1.15%까지 상승률이 떨어졌다. 노원은 4.03%에서 2.23%로 상승률이 떨어졌고 성북은 4.41%에서 1.45%로, 양천은 3.97%에서 1.38%로 상승세가 꺾였다.
 
 노원 상계동 G공인중개소 대표는 "상계주공 7단지 25평에 5억5000만원까지 올랐는데 이제는 더 이상 호가는 오르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서 "매매 건수도 거의 없고 심지어 매수 문의도 없다"며 "분위기는 매우 조용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강북 미아동 S공인중개소 대표도 "9.13대책 이전에는 한달에 10건 거래했다고 하면 지금은 1~2건도 힘들다"면서 "인근 아파트 32평은 호가가 10~20% 오른 상태에서 8억2000만원에 마지막으로 거래가 됐는데 발표 이후에 갑자기 매수세가 뚝 끊기면서 그보다 높은 가격 매물은 거래가 안 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출 규제로 수요를 옥죄어 매수세가 꺾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막차'를 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도 고개를 들면서 투자 움직임이 매우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9.13대책 발표 직전까지 이어져 온 서울 아파트값 급등세는 일단 진정되며 효과가 나타니는 모양새"라며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고 종합부동산세를 올리면서 투자 수요가 한발 물러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결정이 신중해진 것은 매매 시장뿐이 아니다.

 경매시장에서도 투자 열기가 빠져나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경우 9월1일부터 10일간 일일 평균응찰자수가 15.6명에 달했으나 9·13대책 발표 이후 최근까지는 5.9명으로 줄어 관심이 덜하다.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 관계자는 "대책 이후에 평균응찰자수가 거의 절반 이상 줄었다"며 "경매시장도 9.13 대책 직격탄을 받고 있다"고 해석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