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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과 SF, 이게 되네···김태형 연출 '우주소리'

등록 2018.10.15 11: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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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연출

김태형 연출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공연연출가 김태형(40)이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과 손잡고 창극을 처음 연출한다. 21~28일 장충동 달오름극장에서 국립창극단 신(新)창극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초연하는 '우주소리'다.

지난 시즌 이자람(39) 연출의 1인 창극 '소녀가'로 성공적인 출발을 알린 국립창극단 신창극시리즈는 새로운 스타일의 창극을 제시하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대학로 스타 연출가인 김 연출이 기세를 이어 받는다. 과학고와 카이스트 출신인 김태형 연출은 '모범생들' '카포네 트릴로지' '벙커 트릴로지' 시어터 RPG ver.1과 ver. 1.7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블루칩 연출가로 떠올랐다. 연극, 뮤지컬뿐 아니라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왔다. 

'우주소리'는 1988년 일본 세이운상(星雲賞)을 수상하고, 1986년 휴고·네뷸러상에 노미네이트된 SF문학의 거장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1915~1987) 단편선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이 원작이다.

부모로부터 생일선물로 우주선을 받아 과감히 광활한 우주로 떠난 소녀가 외계 생명체에 감염돼 뇌를 침투당한다.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뇌에 자리 잡은 외계 생명체와 아름다운 우정을 키워 자신이 '할 만한 멋진 일'을 선택한다는 경쾌한 우주 탐험기다.

이번 창극은 김 연출의 이색 경력을 반영하듯 공상과학소설(SF) 장르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SF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창극에서는 소리로 시공간을 표현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시각적인 부분의 재현보다는 창자가 다 역을 소화해내듯 우리 소리 특유의 표현력을 통해 관객이 상상할 수 있도록 연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히려 '판소리'를 기반으로 한 창극은 SF에 최적화된 장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말괄량이지만 능동적인 소녀 코아티 역에 조유아, 소녀의 뇌를 침투하지만 소녀를 끝까지 지키려는 외계생명체 실료빈 역에 장서윤이 캐스팅됐다. 유태평양·최용석·한금채·최광균 등도 출연한다.

이번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출연 배우들이 캐릭터 분석을 통해 직접 작창을 맡아 연습 과정부터 공동 창작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창극단은 "이들은 극에서 사용되는 용어·언어·기호·지명·연산자 등을 모두 소리로 표현할 예정인데, 이는 소리의 한계성을 실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대디자이너 김미경, 조명디자이너 구윤영, 의상디자이너 홍문기 등 스태프들도 쟁쟁하다.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등 창작 뮤지컬계 '미다스 손' 김혜성 작곡가가 음악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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