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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간선거] 민주 '국민을 위해' 對 공화 '더 부유하게'…슬로건 대결

등록 2018.10.17 17: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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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중산층 겨냥 공약 집중

공화당, 경제회복 성과 부각

【레바논(미 오하이오주)=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선거지원 유세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10.16

【레바논(미 오하이오주)=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선거지원 유세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10.16


【로스앤젤레스=뉴시스】 류강훈 기자 = “국민을 위하여(For the People)”와 “이제 더 부유하게(Better Off Now).”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결을 벌이고 있는 슬로건이다.

민주당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공화당은 ‘더 부유한 삶’을 각각 내세우며 선거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들 슬로건은 과연 유권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움직일까.  이번 중간선거는 특히 민주당에게 절박하다. 정권도 빼앗기고,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당의 지위를 공화당에 내줬던 처량한 신세에서 어떻게든 탈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민주당은 지난해부터 슬로건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민주당 지도부는 작년 7월 '더 나은 처우(A Better Deal)’라는 슬로건을 확정했다. 그러나 매력이 없고, 유권자들의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는 혹평이 대대적으로 나오자 올해 들어 슬로건을 '국민을 위하여'로 바꾸었다.

민주당은 이 슬로건에 맞춰 중산층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일자리 창출, 조제약 가격 인하, 건강보험 혜택 및 사회보장 확대 등이 그것이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가운데)과 민주당 밥 케이시 상원의원(완쪽) 톰 울프 펠실베이니아 주지사가 지난달 21일 필라델피아 민주당 선거캠페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8.10.16

【필라델피아=AP/뉴시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가운데)과 민주당 밥 케이시 상원의원(완쪽) 톰 울프 펠실베이니아 주지사가 지난달 21일 필라델피아 민주당 선거캠페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8.10.16


공화당의 슬로건 ‘이제 더 부유하게(Better Off Now)는 2016년의 ‘더 나은 길(A Better Way)’을 조금 바꾼 것이다.

공화당은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쳤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도 함께 쓰고 있다. 대선에서 효과를 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화당이 앞세우는 슬로건 ‘더 부유하게’는 트럼프 행정부가 치적으로 삼는 실업률 저하, 신보호주의 무역정책, 반이민정책 등으로 연결된다. 무역전쟁이나 반이민정책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선거판에서 공화당은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미국내 산업보호와 일자리 창출이 미국인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한다며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공화당의 슬로건은 1980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 승리를 거둔 로널드 레이건의 슬로건에 있던 '오늘 더 낫게(better off today)'에서 따온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 선거 역사상 슬로건 효과를 제대로 누린 대표적 인물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0년 선거 유세 때와 선거광고에서 질문형 슬로건을 사용했다.

“여러분의 지금 생활이 4년 전보다 더 나아졌습니까(Are you better off today than you were four years ago?)”

당시 이 슬로건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민주당 지미 카터 정부 시절 미국경제는 실업률이 10%에 이르는 심각한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4년 뒤인 1984년 대선에서 레이건은 또 한번 슬로건 덕을 봤다. 이때의 슬로건은 ‘다시 맞이한 미국의 아침(It’s Morning Again in America)이었다. 아침이 갖는 의미는 활기와 희망이다. 지난 대선 때 트럼프가 썼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역시 레이건의 슬로건과 비슷하다. 
 
1984년 대선에서 레이건 대통령은 ‘당신의 미래를 위한 투쟁(Fighting for Your Future)’이라는 딱딱한 슬로건을 내세웠던 민주당 월터 먼데일 후보를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어떤 선거에서든 슬로건은 큰 몫을 한다. 2018 미국 중간선거의 슬로건 대결에서는 어느 쪽이 웃게 될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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