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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퇴근길이 걱정"…오후 파업 집회에 택시기사들 대거 참여

등록 2018.10.18 11: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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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엔 택시 잡기 대란 안 벌어져

"평소보다 적긴 해도 큰 어려움 없어"

콜택시 이용 활발, 파업 체감도 낮아

오후 시간대 운행 크게 감소 가능성

기사들 "파업 집회만큼은 참여하겠다"

"시민 피해 줄이려 오후만 운행 중단"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발해 택시업계가 파업에 돌입한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2018.10.1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발해 택시업계가 파업에 돌입한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2018.10.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집 앞에서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잡았는데 잘 잡혀서 파업인 줄도 몰랐어요. 딱히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30세 백승훈씨)

 택시들이 24시간 파업에 돌입한 18일. 출근시간 절정인 오전 7~8시께 서울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개 차분했다.

 이 시간대 뉴시스가 접촉한 시민들은 "평소보다 택시가 적다"면서도 이동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카카오택시 앱 등으로 콜택시를 이용하면 파업을 체감할 수 없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택시 기사는 "먹고 살기 바쁘다"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개인·법인택시 조합은 카카오의 '카풀' 앱 출시에 대한 반발로 이날 오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서울역에서 하차한 승객 김모(58)씨는 "평소보다 택시가 덜 다니긴 한다. 경복궁 인근에서 조금 기다려서 잡았다"며 "부산으로 출장 가는 길인데 저녁에 서울에 도착했을 때 집 가는 길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단 생계가 우선인 택시기사들의 참석률도 예상보다 저조한 모습이다.

 전국 택시조합 등으로 꾸려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측에 파업일 사납금(법인택시 기사가 회사에 내는 돈)을 면제해달라고 권고했지만 강제성은 없다.

 이날 영업을 나온 택시기사 정화연(63)씨는 "먹고 살기 바쁘다"며 "회사택시(법인택시) 기사들은 파업에 참여하면 벌이는 없는데 회사에 돈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마포경찰서 앞 택시 승강장에서 만난 천모(35)씨는 "평소 여의도 직장까지 택시로 출근한다. 보통 이 시간엔 승강장에 택시들이 줄지어 고객을 기다리는데 오늘은 한 대도 없어서 콜을 불렀다"고 밝혔다. 그는 이내 도착한 콜택시를 타고 떠났다.

 중구 황학동 롯데캐슬 앞에서 마주친 한 남성은 "평소보다 택시가 없네"라고 중얼거리면서도 때마침 도착한 빈 택시에 탑승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한 60대 여성은 "보통 택시를 잡으러 나오면 빈 차가 한두 대씩 서 있는데 오늘 평소보다 차가 적긴 하다"고 말했다. 이 여성 역시 기자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 도착한 택시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 연이어 다른 택시가 도착해 손님을 기다렸다.

 중림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미정(29)씨는 "파업 소식에 오늘은 일찍 준비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며 "어차피 사람들이 아침에는 교통 체증 때문에 급하지 않으면 택시를 잘 타지 않는다. 별 영향이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 예정인 기사들의 대규모 집회 이후엔 택시를 이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전엔 택시를 운행한 기사들도 오후 집회만큼은 참여하겠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는 서울 개인택시 4만9242대, 법인택시 2만2603대 등 총 7만1845대의 기사 중 상당수가 참석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5만명 안팎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3시40분부터 청와대 효자동치안센터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진행할 방침이다.

 법인택시 기사인 오모(64)씨는 "카카오에 불만이라 하는 파업이지 승객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 시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집회 시간인) 오후에만 운행을 중단하려 한다"며 "승객들에게도 오후에는 택시 이용에 불편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송모(32)씨는 "택시가 없으면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모호한 거리를 이동할 때가 문제"라며 "오늘 회사 외부 일정상 딱 그런 날인데 오후에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면 큰일이다. 오후나 밤이 돼야 (택시 대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엽합회 상무는 "주로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3만~5만 명이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서울 기준으로 전체 택시의 절반 정도가 참여한 느낌이다. 파업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오후를 기점으로 택시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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