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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혈세 투입 5개월만에 또다시 '파국 위기'

등록 2018.10.18 16: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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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럴모터스 19일 법인분리 주총 강행

산은, 비토권 행사…본안소송 등 조치 검토

노조 '총파업' 선언…인천, 부지회수 검토

 【군산=뉴시스】고석중 기자 = 31일 오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방침에 따라 폐쇄된 한국지엠 군산공장 내부가 텅비어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18.05.31. (사진=독자 제공)  photo@newsis.com

【군산=뉴시스】고석중 기자 = 31일 오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방침에 따라 폐쇄된 한국지엠 군산공장 내부가 텅비어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18.05.31. (사진=독자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김형섭 박민기 기자 = 지난 5월 정부로부터 8100억원의 혈세를 투입받은 한국지엠에 또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1대주주 제네럴모터스(GM)가 2대주주 KDB산업은행과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인 분리'를 강행하며 3자간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노조는 GM이 구조조정 등 먹튀를 위해 법인을 분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총파업'을 준비중이고, 산은 역시 19일 주총장에서 비토권 행사에 실패할 경우 본안소송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8일 한국지엠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19일 오후 2시 주주총회를 열어 한국지엠을 연구개발법인과 생산·정비·판매법인으로 분리하는 회사분할을 강행한다. 주총 장소는 18일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주총에서 비토권이 인정되지 않아 법인 분리가 가결되면 한국지엠은 기존법인인 '한국지엠'(생산·정비·판매)과 신설법인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로 분리된다. 한국지엠에는 생산직 근로자 등 1만명이,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는 연구직 등 3000명이 소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은 법인 분리의 이유로 연구개발(R&D) 등 글로벌 법인과 직접적으로 협업하는 파트를 분리해 별도 법인으로 만들어 긴밀한 업무 협조를 해야 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노조와 일부 정치권은 법인 분리가 '또다른 구조조정 음모'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측이 향후 철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법인을 미리 두 개로 쪼개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지엠이 법인 분리 문제를 사전에 산은과 일체 상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은은 이를 한국지엠의 지난 7월 발표 이후에야 안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뒤늦게 인천지방법원에 주총개최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인천지법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주총이 예정대로 개최되게 됐다.

 한국지엠 지분 17%를 보유한 산업은행은 주총에 참석해 비토권(특별결의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83%의 지분을 보유한 GM은 이번 사안이 특별결의사항이 아닌 일반결의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지엠 정관에 따르면 17개 '주총특별결의사항' 17개에 대해서는 보통주 85%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17개안에는 '총자산 대비 20% 초과 자산을 제3자 매각(양도)나 취득할 때' 등의 내용이 담겨있지만 신설법인과 관련된 내용은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 참석한 베리 앵글(왼쪽) GM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족은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출자전환을 포함해 총 64억 달러를 지원하고, 2대 주주 산업은행도 7억5000만 달러를 지원, GM의 '먹튀' 방지를 위해 향후 5년간 한국GM의 지분을 매각할 수 없도록, 그 이후 5년은 35% 이상 1대 주주를 반드시 유지하도록 했다. 2018.05.1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 참석한 베리 앵글(왼쪽) GM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족은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출자전환을 포함해 총 64억 달러를 지원하고, 2대 주주 산업은행도 7억5000만 달러를 지원, GM의 '먹튀' 방지를 위해 향후 5년간 한국GM의 지분을 매각할 수 없도록, 그 이후 5년은 35% 이상 1대 주주를 반드시 유지하도록 했다. [email protected]

산은은 비토권이 인정되지 않아 법인 분리가 가결될 경우 본안소송을 할 방침이며 노조 역시 19일 법인분리가 가결될 경우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청라기술연구소 부지를 50년간 무상대여해주는 등 한국지엠에 막대한 지원을 해온 인천시 역시 부지를 회수하기 위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18일 입장 자료를 내고 "한국지엠이 협의없이 법인분할을 추진하는 것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주총에서 이해관계자에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고, 경영정상화에 매진해줄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주총회 결과를 지켜본 후 후속 법적대응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 역시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추혜선 의원, 신승민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등과 기자회견을 갖고 법인분리가 이뤄질 경우 '총파업'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12일 중앙노동위에 쟁의조정신청을 했으며, 찬반투표를 통해 78.2%(8007명)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시켰다.

 신승민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한국지엠이 기술과 자산만 남기고 공장 노동자들은 버리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글로벌 GM에는 최대이익을, 한국경제에는 최악의 손실을 남기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 역시 "노조가 법인분리에 반대하는 이유는 군산공장 폐쇄에 이은 또다른 구조조정 음모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노조 요구를 무시하고 법인분리를 강행하면 즉각 총파업 투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와 관련, "비토권에 대한 GM과 산은의 해석이 엇갈리는데 19일 주총장에서 비토권 해당 여부가 결정될 것"며 "인천시와는 청라기술연구소 부지 문제에 대해 논의해 경영에 문제가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산업부와 GM은 지난 5월 81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해 한국지엠에 투입하는 대신 향후 10년간 한국을 떠날 수 없도록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르면 GM은 2023년까지 한국지엠의 지분을 매각할 수 없으며, 이후 5년도 35% 이상 1대 주주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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