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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간선거] '트럼프 2년' 평가하는 국민투표…판세·변수·정책영향 등

등록 2018.10.19 10: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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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유권자 결집 등 민주당 승리 전망 우세

공화당 참패 경우 북미정상회담 영향 주목해야

【레바넌=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주 레바넌에서 중간선거 지원 연설을 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2018.10.17

【레바넌=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주 레바넌에서 중간선거 지원 연설을 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2018.10.1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다음달 6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는 역대 중간선거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사례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계에 이단아적 존재로 평가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국민투표(referendum)' 성격이 유독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임이 가능한 미 대통령의 경우 첫 번 임기 중간에 실시되는 중간선거의 결과는 재선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2년전 대선 당시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의 다수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의회의 강력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하원의원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이 되면 미국 정계는 커다란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단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과 언론의 공격이 한층 강화되면서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선 2차 북미정상회담등 북미 비핵화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결과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2주 남짓 남은 현 시점에서 미 중간선거 진행 현황을 점검해본다.

◇민주당, 하원서 '승리' 전망...상원도 가능성 있어

공화당은 현재 상원에서 51대 49(민주당 47, 무소속 2)석, 하원에서는 235 대 200(민주당 193, 공석 7)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히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미국 남북전쟁 이후 실시된 38차례의 중간선거에서 여당은 35차례 패배했다는 통계가 있다. 크게 걸린 이슈가 없어도 중간선거에서 여당은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하원 435석 가운데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 확실시되는 선거구가 182곳, 공화당이 145곳이고 약간이라도 경합이 있는 지역을 108곳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경합이 치열한 곳이 69곳이며 나머지 39곳도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는 평가했다.

이중 보고서가 "매우 치열"로 분류한 선거구 31곳 가운데 29곳이 현재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는 선거구다. 또 "경합 중"으로 분류된 선거구 12곳에서는 민주당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은 의석을 최소 25석 이상 늘릴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려면 현재보다 23석 이상만 더 늘리면 된다.

상원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새로 뽑는 의원수는 35명이다. 이중 현재 민주당 소속이 26명이고 공화당 소속이 9명이다. 구조적으로 공화당이 유리한 구성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 26석을 모두 지키고 공화당 의석 2석을 추가로 빼앗아 와야만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될 수 있다.

경합중인 선거구는 7곳으로 분류되는데 민주당 대 공화당 분포는 4:3이다. 이중 민주당이 6곳 이상에서 이겨야 다수당이 될 수 있지만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전통적 공화당 우세지역인 텍사스주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에 맞서 출마한 민주당 후보 비토 오루크 후보가 3분기에만 3800만달러(약 432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액의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등, 민주당이 상원 선거에서도 이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펑크 록 가수 출신인 오루크 후보가 2020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온다. 

◇선거에 미칠 변수들

미국 경제가 실업률이 완전고용에 가까운 3.7%에 머무는 등 호황이라는 점은 집권 공화당에 유리한 점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의료보호 삭감이나 감세 철회와 같은 유권자 생활밀착형 이슈들을 집중 거론함으로써 공화당의 이점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전략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현직 대통령 지지도가 50%를 상회하는 경우 실시된 중간선거 결과는 여당에게 반드시 불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지지도는 현재 40%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번 선거 최대 변수는 여성들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여성 후보자들을 대거 공천했다. 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경합중인 선거구에 출마했는데 상당수가 역대 최고액의 선거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상하 양원에서 여성 의원수는 107명에 불과한데 이 가운데 78명이 민주당의원이어서 공화당보다 두배 이상 많다. 

여성 후보자들은 미투(#Me Too: 나도 피해자다)운동의 덕도 보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최근 학창시절 성폭행 혐의를 받은 브레트 캐버노대법관을 의회가 인준한 것에 화를 내는 상황이다. 이 사건은 여성 유권자들이 여성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하도록 자극한 것으로 평가된다. 

젊은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할 것인지도 변수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한 연설에서 2014년 중간선거에서 젊은 유권자 5명중 1명만이 투표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여러분의 가치와 중시하는 것을 의회가 무시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선거가 워낙 민주당에 유리한 것으로 사전에 평가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유권자들이 결집하는 효과가 생길지 여부도 선거 결과에 미칠 변수로 평가된다.

◇선거 결과가 미칠 영향들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하는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혐의, 2016년 대선에 대한 러시아 개입, 캐버노 대법관 성폭행 혐의 등을 다시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가 시작될 가능성이 커짐을 뜻한다.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하는 경우 트럼프가 새로 대법관을 임명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게 된다. 또 공화당은 오바마케어의 폐지, 추가적인 감세 등 당 정책을 추진할 수 없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중간선거 뒤 열릴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선거 결과가 예상보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나타나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와 성공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만일 공화당이 하원에서 참패하고 상원에서도 다수당 지위를 잃게 되면 북미관계가 어떻게 진행될 지 현재로선 예측조차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북미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한 의제이므로 선거 결과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치에서도 당파성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의 국내정치가 대외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선거 결과가 북한문제에 미칠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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