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숨은물뱅듸' 습지에 물이끼·멸종위기종 산다
강원도 '용늪' 이어 두 번째 '고층습원형 습지' 확인
【세종=뉴시스】제주도 한라산 숨은물뱅듸 물이끼군락. 2018.10.21.(사진 = 국립환경과학원 제공)[email protected]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숨은물뱅듸' 정밀 조사 결과 고층습원형 습지를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은 물론, 멸종위기 야생생물 4종 등 야생생물 528종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한라산 해발 980m에 형성된 숨은물뱅듸는 물이 잘 빠지는 화산지역에 속한 특이한 산지습지다. 헝겊 조각 패치(patch) 형태로 분포하는 '나무 섬(tree island)'이 독특한 경관을 선사한다. 대표·희귀·유일 습지 유형을 포함했거나 생물종 다양성 보전을 위해 중요한 지역만 등록되는 람사르습지에 2015년 이름을 올렸다.
【세종=뉴시스】제주도 한라산 숨은물뱅듸 습지보호지역 경관. 2018.10.21.(사진 = 국립환경과학원 제공)[email protected]
주로 북반구에 분포하는 고층습원은 습도가 높은 냉대의 저지나 온대의 고산대에서 생성된다. 강우나 안개에 의존한 채 영양상태가 빈약한 토양에 물이끼와 자주땅귀개 등의 식물이 자란다. 우리나라 대부분 산지습지가 영양이 풍부한 토양 위에 갈대, 부들, 창포, 버드나무, 오리나무 등이 자라는 것과 비교된다. 국내에선 인제군 대암산 용늪이 대표적인데 남부지방에서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종=뉴시스】제주도 한라산 숨은물뱅듸 깊은 수심에 분포한 송이고랭이군락. 2018.10.21.(사진 = 국립환경과학원 제공)[email protected]
이 때문에 정밀 조사에서 나타난 생물종은 식물 291종, 조류 33종, 포유류 6종, 양서파충류 9종, 육상곤충 124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19종, 동식물플랑크톤 46종 등 총 528종에 달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매와 2급인 자주땅귀개, 긴꼬리딱새, 애기뿔소똥구리 등 총 4종이 산다. 개족도리풀, 바늘엉겅퀴, 벌깨냉이 등 고유종 15종과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식물구계학적 5등급 7종, 4등급 9종도 서식하고 있다.
【세종=뉴시스】제주도 한라산 숨은물뱅듸에서 확인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매. 2018.10.21.(사진 = 국립환경과학원 제공)[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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