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우유부터 줄줄이 오르는 생활물가…다시 불붙나
더욱이 내년 초 또다시 맞게 되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인해 생활물가 인상 소식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쌀 예상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폭염과 잦은 비 등의 영향으로 인해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4% 감소한 387만5000t(현백률 92.9% 기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355만257t에 그쳤던 1980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이로 인해 산지 쌀값은 지난 5일 기준 80㎏당 19만4772원으로 1년 전보다 29.1%, 평년보다 18.7% 각각 올랐다. 조금 일찍 추수한 조곡 시세도 40㎏당 6만원 내외로 지난해의 4만5000∼5만원보다 높다. 이달 중·하순부터 생산량의 약 90%인 중·만생종이 본격적으로 출하하면 가격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하락폭이 평소보다 작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또 올해 기상여건 악화로 인해 도정 과정에서의 효율도 떨어져 실제 공급량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뿐 아니라 최근 우윳값 인상 소식도 다시 들려오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16일부터 순차적으로 우유제품 가격을 평균 4.5% 인상하기로 했다. 남양유업이 우유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은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인상으로 남양유업 대표 우유제품인 '맛있는 우유 GT'의 경우 200㎖가 33원, 500㎖가 50원 인상되며 1ℓ는 900㎖로 용량이 줄어든다.
올해 원유(原乳) 가격이 인상된 것 외에도 그동안 누적된 생산 및 물류비용 증가,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인상이 결정됐다는 게 남양유업의 설명이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지난 7월 말 열린 이사회를 통해 원유 수매가격을 ℓ당 926원으로 기존보다 4원 인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낙농가들로부터 공급받는 원유에 인상된 가격을 적용받게 된 유가공업체들 역시 우유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관측됐고 8월에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우유 가격을 인상했다.
이처럼 쌀과 우유 가격이 다시 인상 조짐을 보이면서 다른 식품 가격 인상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올해 초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인해 생수, 커피, 콜라, 과자, 즉석밥, 햄버거, 과자 등 식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상황이다. 특히 지난 8월부터 원유가격 인상으로 인해 이처럼 우윳값이 인상되면서 다른 유가공제품이나 빵, 과자 등 역시 인상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쌀을 주로 많이 사용하는 즉석밥 제조사나 식자재·급식업계 등에서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사전 계약재배를 하는 대형 급식업체의 경우 부담이 덜할 수 있다고 하지만 소형 급식업체의 경우 곧바로 쌀값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안게 될 수밖에 없다.
즉석밥의 경우 주요 제조사들이 올해 초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다시 추가로 인상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즉석밥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미 가격을 올린 터라 가격을 또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난처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1월이면 또 다시 다가올 최저임금 인상이 연말연시 전후로 전반적인 생활물가 인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외식 및 프랜차이즈 업계 등은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등과 맞물려 올해 초 대거 가격을 인상했지만 여전히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다시 내년 초를 전후로 가격 인상에 나서는 곳이 많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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