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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불모지 韓]공모리츠 비중 6% 불과..."규제개선·세재혜택 확대해야"

등록 2018.10.21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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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불모지 韓]공모리츠 비중 6% 불과..."규제개선·세재혜택 확대해야"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2011년 국내에 도입된 리츠가 8년차를 맞았다. 하지만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못해 기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위험·중수익 상품 리츠는 세계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겨우 6개뿐이다. 그나마 다수의 투자자를 모아 상장 절차를 밟아야 하는 공모리츠가 아닌 상장할 필요 없이 소수의 투자자만 모으면 되는 사모리츠에만 돈이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향적으로 리츠 규제를 개선하고 세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리츠 총 자산은 지난달 말 현재 38조6000억원이며 이중 사모리츠 비중이 93.52%(36조1000억원)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나머지 공모리츠 비중은 6.48%(2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비교하더라도 국내 공모리츠 시장의 성장은 부진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기준 일본(2000년), 싱가포르(2002년) 등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리츠를 도입한 이들 국가의 상장 리츠 시가총액은 각각 108조원(GDP 대비 비중 1.9%), 37조원(18.0%)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은 6000억원(0.001%)에 그쳤다. 또 미국 951조원(5.3%), 호주 82조원(6.1%)과 비교하면 더욱 못 미친다.

리츠협회 관계자는 "리츠는 세계적으로 공모리츠를 중심으로 발전하는데 한국만 기형적으로 사모리츠 시장이 비대해져 있다"며 "이는 일반인의 부동산간접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리츠제도 도입 취지와 맞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사모리츠가 아닌 공모리츠 성장이 중요한 것은 리츠 도입이 단순히 금융상품의 다양화와 수익 강화 차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리츠란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주식시장을 만들고 그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한 뒤 거기서 나오는 임대수익 등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부동산간접투자상품이다.

부동산 투자에서 일부 자산가, 기관이 아닌 소외됐던 일반 투자자들에게  소액으로 투자할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된 만큼 공모리츠가 활성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나 그간 부동산 투자는 거액의 자산가들에게 유리해 일반 한국인들에게 심한 박탈감을 줬다.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인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꼽힌다. 그간 서민들은 가파르게 뛰는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왔다. 하지만 공모리츠에 투자하면 만원도 안되는 돈만 있어도 시내 값비싼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즉 리츠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건전한 부동산 소액 투자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

아울러 공모리츠는 지금까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던 건물 임대료, 관리비 등 내역이 공시돼 부동산 시장을 투명화할 수 있다. 또한 세입자가 리츠 투자를 통해 자신들이 세 들어 있는 건물의 주주가 되거나 다수의 투자자가 건물주가 된다면 임대료, 관리비 등에서 건물주의 일방적인 횡포도 막을 수 있게 된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건물주와 세입자 간의 갈등으로 한국사회는 불필요한 갈등 비용을 지불해 왔다.

제도적으로 공모리츠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리츠협회 관계자는 "적은 수의 투자자를 모아 사모로 진행하는 것이 공모 리츠에 비해 업무절차가 간편하고 빠르며 비용도 적게 들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모를 선호하게 된 것"이라며 "공모리츠에는 취득세, 재산세 등 세제혜택을 통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A사 리츠 관계자는 "리츠는 기존 세제혜택을 누리는 금융상품보다 훨씬 매력적이고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리츠 투자 수익에 대한 분리과세 등 세제적 뒷받침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진 국내 리츠 시장을 하루빨리 키워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은행에도 판매를 허용하는 등 리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안보다 좀더 전향적인 대책들이 발표돼 최근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리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줘야 한다는 제안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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