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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시장 '긁을수 없는 복권'되나…고강도 대출규제에 '대혼란'

등록 2018.10.2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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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 7주만에 0.47%→0.08%

9.13 대출 규제 부담…관망세 길어지면서 가격하락도

초과이익 부담금·안전진단기준 강화도 상승장에 찬물

전문가 "규제 풀기전까진 투자수요 움직이기 힘들것"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9.13 부동산 종합대책의 여파로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더 줄어들고, 시장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09.1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9.13 부동산 종합대책의 여파로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더 줄어들고, 시장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09.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 A씨는 재건축이 유망한 아파트단지로 서울 압구정동 한양아파트를 눈여겨보고 있다. 단지에 따라 입주된지 30~40년이 된 이 아파트는 대형평수 금액이 조금씩 빠지고 있는데다 거래가 거의 없어 재건축된다는 보장만 있다면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번 정권은 물론이고 다음 정권까지 재건축은 어려울 것 같으니 최소 15년은 바라봐야 한다며 말린다. A씨는 혼란스럽다.

 9.13 대책 이후 대출규제 강도가 높아지면서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던 재건축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21일 부동산114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전주대비(0.16%)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0.08% 상승에 그쳤다. 상승률이 0.47%에 달했던 8월 마지막주와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재건축아파트시장이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새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라 상승장에서는 수요자들이 몰리지만 전세가격이 낮아 많은 대출을 끼고 집을 구매해야하기 때문에 하락장에선 구매를 꺼리게 된다. 특히 재건축이 언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10~15년간 대출이자를 감당해야하는 리스크도 안아야 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개별 단지로 보면 가격이 떨어진 곳도 한두군데 보인다"며 "호가를 낮춰 매물이 나오긴 하는데 거래가 안되니까 시세에 본격적으로 반영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재건축아파트는 시장 분위기나 정책 이슈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최근 분위기가 꺾이면서 어느 정도 가격이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망세가 길어지면 재건축시장에서는 가격상으로도 마이너스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 주간 변동률 추이 (제공=부동산114)

【서울=뉴시스】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 주간 변동률 추이 (제공=부동산114)

특히 9.13대책으로 유주택자 대출규제가 사실상 막히면서 재건축시장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전문가 A씨는 "대출이 안되면 현금으로 다 주고 사야 하는 상황인데 재건축아파트는 전세가율도 높지 않기 때문에 20억원 이상 현금을 다 주고 사야해 부담을 감내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난 1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부활하고 3월 재건축 안전진단기준 강화가 시행된 것도 큰 영향을 끼친다.

 정부는 재건축사업 안전진단 평가 항목중 '구조안전성' 배점을 20%에서 50%로 높이고 '주거환경' 배점은 40%에서 15%로 낮췄다. 붕괴위험이 있을 정도로 낡은 아파트에만 재건축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재건축이 유력하던 목동아파트가 규제 강화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려 호가가 주춤하고 거래가 끊긴 것도 이때문이다.

 A씨는 "5년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투자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10~15년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며 "이미 투자해서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불만이 생기고 막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망설여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5월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 부담금이 가구당 1억3569억원으로 산정되면서 재건축시장에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었다. 조합측이 제출한 금액인 850만원의 15.9배 수준으로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던 것이다. 규제로 인해 조합원 부담이 가중되고 사업 지연 사태가 이어지면서 4월4주(-0.03)부터 7월2주(-0.01)까지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시장 과열 분위기에 힘입어 9월3주까지 0.32% 상승률을 보이던 서울 재건축시장은 9.13대책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아파트시장 전망이 점차 불투명해질 것이라 입을 모았다.

 강태욱 한국투자증권 PB부동산팀장은 "대출 규제를 풀어주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기 전까지 당분간은 어렵다고 본다"며 "현금있는 사람들이 나서는 것이 아니면 지금은 어떤 투자수요도 움직일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재건축으로 과도한 개발이익이 발생하며 주변 집값까지 들썩거리게 만들었던 분위기는 진정돼야 할 것"이라며 "투기수요를 억제한다는 정부 의지가 강력해서 정책은 꾸준히 지속적으로 갈텐데 재건축시장도 이것에 적응을 해야 할때"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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