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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중남미 주도권 기싸움 고조…中언론, 폼페이오 맹비난

등록 2018.10.22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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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데일리 "美, 중남미서 오만하게 약자 괴롭히는 태도"

【워싱턴=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언론이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태와 관련한 보고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가졌다.

【워싱턴=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언론이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태와 관련한 보고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중남미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온 미국과 주도권을 빼앗아오려는 중국의 기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중남미 지역 국가들을 상대로 대(對)중국 경제활동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내놓자 중국은 관영언론을 통해 폼페이오의 발언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언론 차이나데일리는 21일(현지시간) "파나마와 다른 국가들을 향한 폼페이오의 메시지는 거들먹거리며 약자를 괴롭히는 듯한 미국의 중남미 지역에 대한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고 비난했다. 매체가 지적한 '메시지'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8일 파나마와 멕시코 순방 과정에서 한 발언을 말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과 면담한 후 현지 기자들에게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이 이 나라의 시민들에게 언제나 좋지는 않다"라고 했었다. 그는 같은 날 멕시코시티에서는 "(중국 회사들의) 지나치게 좋은 거래 제안"을 조심하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이 발언들에 대해 "중국의 (중남미 국가들과의 경제교류) 벨트·로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 그로부터 얻는 이익을 저해하려는 워싱턴의 낡고 오래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어 "미국 최고 외교관(폼페이오)은 '투명하지 않고 시장주의적이지 않으며 오직 중국 정부에게만 혜택을 주려고 한다'고 중국 국영 기업들을 비난했다"며 "이는 진실도, 사실도 아니다. (이 발언은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 구성원들에게 어울리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중남미 지역에선 당초 미국이 광범위한 원조를 바탕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불법 이주민 행렬 저지를 주문하며 '원조 축소'를 거론하기도 했다. 미국의 원조가 이 지역 국가들에 대한 정치행위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다.

 중국 역시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급격하게 넓혀가는 상황이다. 중국은 특히 대만과 교류해온 중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외교·경제적 노력을 쏟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만만찮은 자본을 가진 중국이 자신들의 오랜 무기였던 원조를 이용해 중남미 국가들을 공략하는 모습이 거슬릴 수밖에 없다.

 중국의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도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엘살바도르,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이 외교 상대를 대만에서 베이징으로 바꿨다. 대만 정부는 이에 대해 "중국이 넉넉한 원조를 제공하면서 작은 나라들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을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당연 참가국으로 판단하고, 협의와 상호 이익 원칙에 따라 이 지역 나라들과의 협조를 고려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 국가들과 중국의 정당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중남미 지역 주도권 다툼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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