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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 증시 발목잡나?…美 제조업 가격 인상에 투자자들 긴장

등록 2018.10.24 10: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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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터필러, 제품 가격 1~4% 인상 발표…주가 7.7% 급락

3M, 수익 예상치 4% 낮추고 가격 인상 예고…주가 4.4% 하락

물가 상승→수요 위축 우려 커져…투자자들 긴장

'관세폭탄', 증시 발목잡나?…美 제조업 가격 인상에 투자자들 긴장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보호무역 기조 확산에 따른 각국의 관세 인상이 미국의 제조업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다.

 생산 비용이 상승한 제조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하기 시작했고,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M과 캐터필러,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 등 미국 주요 제조업체들은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보고서에서 관세의 영향에 따른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는 내년 초 기계와 엔진의 가격을 1~4%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캐터필러는 가격 인상이 높은 관세와 운송비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투자자들은 9월 말 현재 주문 잔고가 4억 달러(약 4535억원)감소했다는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캐터필러의 주가는 7.7%나 급락했다.
 
 사무·생활용품 제조업체 3M은 2018년 수익 예상치를 4% 가량 낮췄다. 3M은 아시아·태평양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분기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이 회사는 내년에 1억 달러 규모의 관세 충격이 예상되며, 가격 인상을 통해 이를 상쇄하겠다고 밝혔다. 3M 주가는 4.4% 하락했다.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오르는 것은 경기 개선의 신호로 여겨진다. 하지만 관세나 공급측 요인으로 가격이 상승하면 오히려 수요를 위축시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계 제조 업체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의 그레그 헤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FT와의 전화통화에서 오티스 엘리베이터 사업이 비용 상승으로 인한 수익 하락으로 부진했다며 향후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관세는 어떤 형태로든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소비자에 대한 세금과 같다"고 지적했다.

 제지업체 킴벌리클라크는 이번주 "뚜렷한 물가 상승으로 영업실적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원재료 조달에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이 6억7500만~7억75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50% 하락한 2만5191.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2740.69로 0.55%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1526.59로 0.42% 빠졌다.

 버티컬 리서치 파트너스의 조 오디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경기 둔화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며 이는 최근 증시의 극단적인 변동성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강한 성장 환경에서 경기가 둔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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