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신성일 내가 책임진다, VVIP실에서 돌아가셔야 한다"
영화 '맨발의 청춘'
신성일과 엄앵란은 1960년 신성일의 데뷔영화 '로맨스 빠빠'에 함께 출연하며 처음 만났다.4년 뒤 역시 같이 나온 영화 '맨발의 청춘'이 대히트하면서 이후 많은 작품에 나란히 등장하게 됐다.
신성일, 엄앵란
"대본에는 우리 둘이 포옹하는 것으로 되어있었다. 하지만 감독이 멀리서 '뽀뽀해'라고 외쳤다. 서로 이미 좋아하던 사이였다. 감독이 뽀뽀하라고 하니까 우리는 진짜 뽀뽀했다. 당시 영화에서는 키스신이라도 살짝 고개를 돌리는 정도였다. 나는 키스하는 시늉을 하려고 했는데 입 안으로 내용물이 들어와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그 이후 불 같은 연애를 시작했다."
같은해 영화 '동백아가씨'를 찍으면서 지방의 한 숙소에서 지냈다. 신성일은 일을 마친 뒤 엄앵란과 데이트를 즐겼다. 이 때 엄앵란이 임신하고, 부부의 연을 맺기로 한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두 사람은 '세기의 커플'로 불렸다. 가족과 친지 등 100여명만 초대했으나, 하객과 시민 4000여명이 몰리는 일대 장관이 벌어졌다. 초청장 암거래가 이뤄질 정도였다.
북새통 속에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1935~2010)이 만들어준 웨딩드레스는 밟히고, 화환이 넘어지는 등 난장판이 됐다. "식장 정원이 450명인데 거의 5000명이 몰렸다.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는 보도가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그래도 끈끈한 부부애를 자랑했다. 신성일은 2016년 MBC TV '리얼스토리 눈'에서 엄앵란을 "평생을 함께 할 동지이자 명실상부한 안주인"이라고 했다. "이혼할 생각이 전혀 없다. 떨어져 지내면 나쁜 점보다 좋았던 추억들이 생각나면서 부부 사이가 애틋해진다. 떨어져 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엄앵란도 2016년 MBC TV '휴먼다큐 사랑-엄앵란과 신성일' 편에서 "남편이 기둥"이라며 "기둥은 쓰러지지 않는다. 변하지도 않는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막내딸 강수화(48)씨는 "어머니는 아버지를 '내가 책임져야 할 큰아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동지야. 끝까지 멋있게 죽어야 해'라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4일 오전 폐암으로 별세한 배우 故 신성일(81)의 빈소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후 전남 의료기관에서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유족은 부인 엄앵란과 장남 석현, 장녀 경아, 차녀 수화 씨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이다. 발인은 6일이며 장지는 경북 영천. 2018.11.04. [email protected]
신성일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후 전남 광주의 의료기관에서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4일 오전2시30분 별세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발인 6일, 장지 경북 영천. 02-30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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